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허선주 2OX CEO | 中유치원·泰쇼핑몰·美광고사·韓웨딩업체·말聯 레스토랑 5개國 돌아가며 카멜레온 경영 도전 두려워않는 ‘글로벌 노마드’
기사입력 2018.04.03 10:46:33 | 최종수정 2018.04.03 11:13:23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She is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잠시 광고회사를 다니다가 미국 매사추세스 주립대학교에서 교육학으로 박사학위를 땄다. 이후 스웨덴계 교육회사, 중국 국제유치원, 한국 웨딩업체 대표, 말레이시아 레스토랑 CEO 등 세계 무대의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역량을 한껏 발휘하며 살고 있다.



한국 광고회사, 미국 교육학 박사, 스웨덴계 교육회사, 중국 국제 유치원 원장, 태국 쇼핑몰 부사장, 한국 웨딩업체 부대표….

태국에서 3000억원 규모의 대형 쇼핑몰 쇼디시(Show DC) 개장 작업에 참가했던 허선주 전 몰오브코리아 부사장의 변화무쌍한 이력들이다.

허 전 부사장은 최근 여기에 프랑스 레스토랑 CEO란 직책을 하나 더 붙였다. 지난해 11월 쇼디시 프로젝트를 끝내고 휴가 차 간 말레이시아에서 들른 프랑스 레스토랑(2OX)에 반해 아예 인수를 해버렸기 때문이다. 90석 규모의 꽤 인지도가 있는 이 고급 레스토랑의 소유주가 식당 매각 의사를 내비치자 과감히 투자결정을 내렸다. 현재 그녀의 공식 직함은 ‘레스토랑 CEO’다.

인생이 쌓여 갈수록 익숙한 것이 편한 것임을 감안할 때,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그녀는 분명 DNA가 다른 구석이 있어 보였다. 실제 그녀의 인생사를 되돌아보면 ‘글로벌 노마드’ 1세대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도전을 했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한국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이후 들어간 첫 직장은 미국계 광고회사. 그러다 공부가 더 하고 싶어 미국으로 유학을 가 교육학으로 박사학위를 땄다. 이후 미국 내 스웨덴계 교육회사에 취직과 거의 동시에 회사 중국 주재원으로 파견을 나갔다. 이때부터 그의 글로벌 도전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주재원 생활 1여 년 만에 돌연 상하이에 개장하는 신규 호텔의 사전 준비(Pre-Opening)를 같이 하자는 제안이 왔고, 흥미를 느껴 과감히 선택했다.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어 갈 때쯤 중국에서 두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내심 전공을 제대로 살려 일할 기회가 있었으면 했던 차에 상하이 홍차오내 외국인 전용 고급 주거 단지에 있는 유아 놀이방이 폐업직전이란 이야기가 들린 것이다.

그녀는 이 시설을 유치원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주저하지 않고 나섰다. 소유주를 설득해 인수했고, 국제유치원으로 리모델링해 문을 열었다.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홍차오 일대에서 10여 년간 ‘교육학 박사 원장’으로 꽤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유치원 운영을 그만둔 후 행보는 엉뚱한 방향으로 또 튀었다. 패션에도 관심이 많았다는 허 CEO는 스페인 웨딩브랜드인 프로노비아스의 한국 법인 설립에 공동투자 형태로 참가했다. 3년 정도 부사장으로 회사에 몸담았지만 국제유치원처럼 성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에 태국 대형 쇼핑몰 개장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있자 터전을 다시 과감히 옮겼고, 이것이 인연이 되어서 아세안서 두 번째 국가인 말레이시아에 자리 잡게 됐다.

이 과정에서 인생의 매 순간이 인과관계로 엮인 경우는 별로 없었다. 잠시 몸담았던 스웨덴계 교육회사와 국제 유치원 정도가 전공을 살려서 한 일이고, 나머지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가능성을 보고 과감히 뛰어든 것들이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중국 국제유치원 설립도 이 같은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허 CEO가 중국 주재원 시절 알게 된 한 사교 클럽 모임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면 기회를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상하이에는 호주와인클럽이란 사교모임이 있었다. 초대를 받아 간 적이 있는데, 모임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이어서 다음 모임에도 초청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여성들의 경우 1년에 한 번만 초대를 하는 규정이 있어서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에 아예 여성 전용 호주와인클럽을 독자적으로 만들어 버렸다.”

허 CEO는 “이 모임 회원들과의 교류를 통해 당시 외국인 가족들의 주 고민들 중 하나가 유아 교육 문제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서 “만일 모임을 몰랐고, 또 운영에도 적극성을 띠지 않았다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기회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지나쳤을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교육학 박사가 만든 커리큘럼으로 운영되는 유치원으로 소문이 나면서 꽤 인기를 끌었다”고 웃었다.

프랑스 레스토랑을 인수한 배경도 비슷하다. 표면적으로는 식당에 우연히 들렀다가 ‘맛’에 반해 아예 인수를 해 버린 것이지만 ‘가능성을 발견한’ 나름의 비즈니스 감각이 작동해서였다.

“오너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말레이시아에 이탈리아 식당은 많지만 제대로 된 프랑스 식당은 별로 없다는 이야기가 귀에 들어왔다. 식당 음식은 휴가 때마다 찾는 프랑스 본고장 음식 못지않게 훌륭했다. 갑자기 이 두 가지가 머릿속에 접목되면서 한국인 대부분이 한식으로 아세안서 승부를 걸고 있을 때 오히려 역발상으로 접근하면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것 같았다.

허 CEO는 “한류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고, 이런 맥락에서 한국인이 하는 수준급 외국 음식점은 차별화된 전략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새롭게 시작하기보다 어느 정도 안착한 이곳을 통해 현지 분위기를 보고 추가 기회를 엿보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판단도 들었다”고 했다.

그녀는 “2003년 처음 상하이에 발을 디뎠을 때와 비슷한 분위기가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엿보인다”면서 “지금 상하이의 모습을 생각하고 이 나라 발전 속도를 볼 때, 여기도 곧 프랑스 식당이 대중화될 시기가 곧 올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식당 인수에 만족한 그녀는 현재 2호점을 구상 중이다. 그녀는 “한 국가의 국제화 정도란 거시적 맥락을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허 CEO의 이 같은 세상 접근법은 어릴 적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남들보다 일찍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익힌 경험들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의 부친은 허세린 전 브루나이 대사로 한중 수교 당시 협상단 부대표를 맡은 바 있다.

레스토랑을 운영해 본 적이 없는 초보 CEO지만 그동안 각국을 돌며 쌓은 다양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변화를 조금씩 도모하니 식당 분위기가 “인수전과 상당히 달라졌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현재 허 CEO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종업원들의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다.

그녀는 “현재 수준도 그리 나쁘지 않지만 우리 기준에서 보면 불만스러웠던 부분들이 꽤 있었다”면서 “식당의 사소한 서비스부터 오너가 직접 챙기니 고객들의 불만 접수가 확 줄었고, 재방문 비율도 높아졌다”고 했다. 다만 “아직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현지에서 받아들이는 기준이 많이 달라 갈 길이 멀다”고 귀띔했다.

그녀는 “개인적으로 말레이시아란 국가는 싱가포르와 방콕의 중간 정도에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면서 “식당 서비스 제공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 말레이시아에서도 이 정도 수준의 레스토랑이 있구나 하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허 CEO는 “태국과 말레이시아 두 국가에서 잇따라 생활해 보니 같은 아세안 국가지만 두 국가의 문화적 차이가 확연히 눈에 띈다”면서 “이 경험들은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 다양한 국적의 종업원들과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아세안을 접한 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발전 가능성 측면에서 아시아, 특히 아세안 지역은 매력적인 곳임은 분명한 것 같다”면서 “특히 과감한 도전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아세안의 현재 역동성은 올라탈 만한 흐름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다만 남들이 보는 시선이 아닌 자신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조언이다.

“세계적 트렌드를 보고 분석하는 것을 좋아해 왔다. IMF 이후 대한민국의 세계화, 국제화 바람은 어떤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기회를 제공했다.
아세안 지역이 우리보다 더 빨리 세계에 문호를 열었지만 그 정도는 국가마다 다르다. 한류를 타고 아세안에서 뭔가를 해보려 하는 이들을 볼 때, ‘디테일’에만 대부분 치중하고 그 나라의 거시적 환경에 대해 진지하게 분석하는 이들은 보지 못했다. 나무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숲을 제대로 보는 것만으로도 나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문수인 기자 사진 2OX 제공]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1호 (2018년 04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슈퍼스타K’ 출신 로이킴-디지털 싱글 ‘우리 그만하자’ 가을남자로 돌아왔다

[한국 펀드매니저 대해부] (11) 가치투자 신흥강자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 가장 워런 버핏스러운 한..

김범년 한전KPS 사장 | “초대형 UAE 원전 정비 수주땐 한전KPS,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부자되려면 어릴적 금융교육 받고 창업해야…모범생 아니라 모험생 키워야 미래있다”

김성윤 SY프랜차이즈 대표 “가맹점주와 분쟁 없는 비결요? 돈 벌고 폐점하면 군소리 안 해요”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