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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혁 특파원의 월스트리트 인사이트] FOMC, 9월엔 금리동결했지만 연내 인상 가능성에 무게…美연준 금리결정에 촉각 곤두세운 글로벌 금융시장
기사입력 2015.10.16 17: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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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이 이처럼 긴장되고 주목받은 적은 없었다. 월가의 트레이더를 비롯한 시장 관계자들은 근 10년 만의 금리인상이 이뤄질지, 아니면 또다시 동결인지를 숨죽이면서 지켜봤다. 결국 ‘빅 이벤트’로 꼽혔던 9월 16~17일 FOMC 회의에서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지난 5월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공개적으로 첫 언급했다. 미국의 경제성장이 본 궤도를 찾아가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연내 시작할 것이라는 일종의 선전포고였다. 미국 기준금리는 2006년 6월에 마지막 금리인상이 이뤄진 후 근 10년간 올라간 적이 없다. 또한 2008년 12월에 지금의 제로금리(0~0.25%)가 시작된 후 약 7년간 한 번도 변동이 없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의 기억 속에 ‘연준이 금리조정의 방망이를 두드린 적이 언제였던가’ 하는 생각이 오랫동안 자리 잡았고 불과 ‘0.25%포인트’를 올리는 금리인상 결정이 이처럼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것일지 모른다.

▶10년 만의 빅이벤트가 연기된 이유

옐런 의장을 포함한 FOMC 위원들이 금리동결을 결정한 이유는 ‘국제적 여건’이었다. 다시 말하면 중국발 금융 쇼크와 신흥국 경제 불안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9월 FOMC 회의 때 새롭게 등장한 연준의 금리동결 논거다. 실제로 미국의 긴축이 신흥국 경제 위축과 통화가치 하락, 자본유출을 촉발하고 달러 강세와 글로벌 수요 감소로 미국기업들의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경제가 흔들리면 미국경제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연준이 외면하지는 못한 것이다.

종전까지 연준은 고용지표와 물가 등 자국 경제지표에 의존한(data-dependent)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누누이 언급해왔다. 이에 따라 경제 전문가들은 고용지표와 물가, 성장률 등 각종 경제지표를 놓고 금리인상의 시그널이 어디에 숨어 있을지 파헤치는 분석을 계속했다. 하지만 금리결정 기준에 글로벌 시장 동향이 추가되면서 금리결정에 대한 불확실성은 한층 커졌다.

월가의 한 전문가는 “이 같은 연준의 성명은 상당히 비둘기파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이라며 “금리인상을 가로막았던 저물가 외에도 글로벌 경제 불안이라는 변수가 추가됐다”고 말했다.

사실 8월 초만 해도 시장에서는 9월 인상론을 유력하게 점치는 분위기였다. 미국 실업률이 두 달 연속 5.3%로 나타나 연준이 간주하는 완전고용(실업률 5.0~5.2%) 수준에 근접하는 등 미국경제의 회복세를 재차 확인했기 때문이다. 옐런 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 등 연준 수뇌부들은 실업률이 떨어지면 임금 상승 압력이 커지고 이는 물가 상승으로 연결된다는 ‘필립스 곡선’을 신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연준의 목표치인 2% 물가 수준에 못 미치지만 점차 미국경제가 2% 인플레이션을 향해 갈 것이라고 믿는 구석에는 점차 낮아지는 실업률이 자리 잡고 있다.

이제 시장 관계자들은 중국발 쇼크와 신흥국 경제 불안 요인까지 면밀히 살펴보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타진해야 한다. 물론 신흥국 시장의 불안정성이 잦아들고 물가 상승 기류가 확인되면 옐런 의장이 말한 대로 연내 금리인상은 실현될 수 있다. 연준의 이번 금리동결이 ‘동결’이 아닌 ‘연기’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시장 참가자들은 FOMC 회의가 열리는 10월이든 12월이든 금리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월가의 금융 전문가들은 현재로서 12월 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연준이 수차례 연내 금리인상 입장을 보여 왔고 10월은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 없이 성명서만 내보내는 회의라 시장과의 소통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금리인상의 발목을 잡는 저물가 우려나 글로벌 시장 불안이 해소될지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12월 인상론의 배경이다.

▶연내 인상전망 우세 속 내년 초 가능성도 솔솔

옐런 의장도 9월 기자회견에서 “FOMC 위원들 다수가 연내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10월에 올릴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라면 금리인상 시기가 1~3개월 늦춰지는 것일 뿐 금리인상 부담감이 조만간 수면 위로 다시 부상하게 된다. 매년 8번 열리는 FOMC는 올해 10월(27∼28일)과 12월(15∼16일) 두 차례 남아 있다. 내년에는 1월(26∼27일), 3월, 4월, 6월 등 상반기에 네 차례 열린다.

반면 연준의 강한 비둘기파적 색채를 확인한 이상 ‘연내 금리인상이 과연 가능한가’라고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적지 않다.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은 금리인상과 관련한 시장 전망이 내년 3월을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례로 볼 때 연말에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경우가 드물었던 만큼 내년 초로 인상 시기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다. 지난 9월 1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국과 브라질 등의 성장 둔화를 경고하면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3.0%와 3.6%로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씩 3개월 만에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성장 둔화가 심각할 경우 세계경제가 2%대 성장률로 떨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최근 미국의 성장세만 살펴봐도 역대 미국 금리인상기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1994년, 1999년, 2004년 미국 금리인상기 당시의 성장률(금리인상을 단행한 해와 전년, 다음해의 3개년 평균)은 각각 3.2%, 4.4%, 3.3%였다.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다고 가정할 때 2014~2016년 성장률 전망치는 2.6% 수준이다.


미국의 ‘나홀로 금리인상’이 선진국과 자원 개발국 등 신흥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미국이 긴축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기에는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았다는 석학들의 주장이 속속 불거지는 건 이 때문이다.

전 세계 경제·금융계는 당분간 연준의 금리인상이 언제, 어느 속도로 단행될지 조마조마하게 지켜봐야 하는 불확실성에 놓이게 됐다. 연말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FOMC 정례회의 때 금리인상의 카운트다운을 외쳐야 할지 지켜볼 일이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1호(2015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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