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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서의 뉴 애브노멀 시대 경제] 저금리 시대의 종말
기사입력 2017.04.07 17: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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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렸다. 이제 1%다.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말 실질적인 제로금리 정책을 시행한 지 8년 만이다. 더구나 미 연준(Fed)은 2019년까지 기준금리를 3% 수준으로 올릴 것이라고 한다. 아직 경기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한국경제는 고민이다. 금리를 올리자니 가계 빚이나 부동산 가격이 걱정되고 가만히 있자니 외국자본 유출이 우려된다. 저금리 시대의 종말이 다가오며 금리변동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뉴 애브노멀’ 시대에 불확실성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금리변화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해 보기로 한다.



▶모든 금리의 바로미터인 기준금리

돈에 대한 사용료쯤으로 정의되는 ‘금리’는 이자율, 수익률, 할인율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또한 기간에 따라 단기·중기·장기금리, 투자상품에 따라 양도성예금·환매조건부채권·회사채·국채금리, 대출상품에 따라 주택담보·신용·운전자금·시설자금대출금리 등 무수히 많은 종류의 금리가 존재한다. 이 모든 금리의 가장 기본적 지표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기준금리다. 일단 기준금리가 변하면 단기·중기·장기금리가 변동하면서 투자나 대출상품의 금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컨대 주택담보 대출금리는 코픽스금리(은행 자본조달 비용 반영)에 금융기관 이익과 차주의 신용도에 따른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되는데,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코픽스금리가 올라 주택담보 대출금리가 인상되는 것이다. 따라서 기준금리는 모든 시장금리의 기준점을 제공하기 때문에 시장경제 전반에 걸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기준금리는 통화정책 중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중앙은행에서 결정한다.

한국의 경우 7인으로 구성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미국에서는 12인으로 구성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결정한다(실제로 FOMC는 Fed 이사진 7인과 지역연방준비은행 총재 12인으로 구성되며, 이 중 투표권은 Fed 이사진 전원과 지역연방준비은행 총재 중 5인이 행사). 미국의 경우 FOMC를 연 7~8회 개최한다. 한국은 금융통화위원회를 매달 개최하였으나 올해부터 8회로 축소했다. 양국 모두 금리조정은 0.25% 단위로 하고 있으나 미국의 경우 하단, 상단을 정해 범위로 제시한다. 기준금리를 적용하는 대상 금융상품은 국가마다 상이하다. 한국은 환매조건부채권(RP) 7일물에 적용하여 매각 시 고정입찰금리로, 매입 시 최저입찰금리로 활용한다. 미국은 지급준비금 예치의무가 있는 예금취급기관들 간의 대여 및 차입자금인 Federal Funds의 이자율로 적용한다.

기준금리는 왜 변동하는 것일까? 물론 기본적으로는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함이지만 보다 직접적인 이유를 살펴보면 경기사이클 변화에 따른 거시경제 지표들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즉 경기변동에 따라 GDP성장률, 소비증가율, 투자증가율, 실업률, 부동산, 주가, 물가, 환율 등이 변한다. 각 국가마다 기준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조금씩 상이하다. 미국은 통화량(M2)·명목환율·다우 주가지수·채권발행액·소비자 물가지수·장단기 금리차·실업률·산업 생산지수 등이, 한국은 소비자 물가지수·장단기 금리차·산업 생산지수·코스피 종합주가지수·산업생산감소율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리 인상의 영향

한국의 기준금리가 변한 것도 아닌데 미국의 금리인상에 왜 이리 호들갑일까?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다른 나라도 따라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주요 축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이 금리를 변동시키는데 가만히 있으면 환율이 요동치고,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며, 투자자금이 왔다갔다 하면서 경제전반에 큰 혼란을 초래한다. 특히 이머징마켓은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번에 미국이 금리를 올리자마자 중국은 0.1%, 홍콩 사우디 바레인 UAE 등은 0.25%씩 기준금리를 올렸다.

국가 간 금리차는 해당국 통화의 경쟁력이나 가치, 성장률 등을 반영하여 결정된다. 예컨대 한국의 기준금리는 미국 기준금리(연방기금유효금리, Effective Federal Funds Rate)에 비해 2000년 이후 월평균 1.53%가 높다. 2010년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그 차이는 2.14%로 더 커진다. 물론 미국금리가 더 높았던 적도 지난 10년간 한 차례(2005년 8월~2007년 8월) 있기는 했다.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한국도 조만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것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일단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기업의 조달금리나 개인의 대출금리가 상승한다. 대기업, 중소기업, 운전자금, 시설자금, 일반자금 대출을 모두 포함하는 기업의 은행 평균 대출금리는 지난 10년간 기준금리에 비해 2.49%, 소액 주택담보 예금담보 신용 집단대출을 포함하는 개인의 은행 평균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비해 2.23% 더 높았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미국 기준금리가 3%가 되는 경우 한국의 기준금리는 4.53%, 개인의 은행 평균대출금리는 6.76%가 된다. 물론 2금융권 대출금리는 이보다 훨씬 더 높을 것이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언제 이런 고금리가 있었을까 싶지만 2009년 이전만 해도 이 정도 금리수준은 일반적이었다. 당장 시급한 문제가 1300조원을 넘은 가계부채이다. 자영업자 부채 500조원을 합하면 1800조원에 이른다. 원리금상환액이 가처분소득의 40%를 초과하는 한계가구 수가 지난해 말 현재 182만 가구이며, 대출금리 1%포인트 상승 시 한계가구는 20만이 더 추가된다고 한다. DSR(Debt to Service Ratio)를 새로운 가계부채 관리지표로 활용하고자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쓸 돈이 더 없어지고 당연히 소비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가계부채 중 800조원으로 추정되는 주택담보대출이 문제의 핵심이다. (예금취급기관 전체대출 금액 중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인 61.8%를 통해 전체 가계대출금액에서 추정) 주택담보대출의 70% 이상이 변동금리인 현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곧 주택가격 하락을 이끌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자상승으로 인한 가처분소득 감소와 함께 자산가치의 하락은 차주들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증대시키고, 이는 곧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져 금융시장의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금리인상은 채무상환 부담을 증대시킨다. 더구나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상환하지 못하는 좀비기업이나 구조조정 대상 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퇴출이 불가피할 것이다. 또한 외화차입 비중이 높은 기업은 해외자본 유출로 인해 더욱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이는 곧 생산량 감소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고용축소를 초래할 것이며 다시 가계소득 감소로 연결되는 악순환으로 인해 내수경기는 침체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미국과의 금리차가 축소되는 경우 환율상승으로 대미수출액은 증가하겠지만 중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에 대한 수출액은 감소하여 수출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향후 대응방안

이같이 금리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가? 먼저 통화당국의 현명한 대응자세가 요구된다. 금리인상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대세이다. 다만 급격한 인상은 피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2004년 6월부터 2006년 7월까지 2년간 기준금리를 1%에서 5.25%까지 급진적으로 올린 결과 세계 금융위기의 진원지라는 역사적 오명을 뒤집어 쓴 바 있다.

아픔을 통해 배움을 습득한 결과 최근에는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점진적 인상을 강하게 천명함에 따라 이번 인상 시에는 오히려 주가가 상승하고 장기채 금리가 하락하는 등 시장 반응은 오히려 호의적이었다. 한국 통화당국도 이를 참고해 금리 인상시기와 폭을 합리적으로 조절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국내의 경우 3년물이나 5년물 국채 수익률이 기준금리와 독립적으로 변동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기업입장에서도 가능한 한 차입경영을 지양해야 할 것이다. 불가피하게 차입을 할 계획이 있으면 서두르는 편이 좋을 것이다. 특히 가계와 마찬가지로 한계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은 다양한 자구책과 함께 정책금융이나 신용할당 등 정부 도움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개인들은 이제 자산관리가 아닌 부채관리 모드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가능한 한 부채를 축소하여 신규투자가 아닌 대출상환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대출은 변동이 아닌 고정으로 전환하고 특히 2금융권 등 고금리 대출은 우선적으로 상환해야 한다. 상환방식은 비거치식보다는 거치식으로, 원리금 분할상환보다는 원금 분할상환 방식을 선택하면 유리할 것이다.
또한 금리변동성에 대한 가치 변화를 부채보다 자산을 크게 만드는 가격면역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

모든 사람들이 예상하는 위기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과거와 달리 이번 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예견되어온 만큼 철저한 분석과 준비를 통해 금리로 인해 발생하는 불확실성을 제거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9호 (2017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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