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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 32회 한국경영학회 경영자대상 정몽규 회장 열린 경영으로 혁신 사고 전파
기사입력 2017.09.01 14: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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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3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9회 경영관련학회 통합학술대회에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55)이 ‘제32회 한국경영학회 경영자대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범현대가에서는 큰아버지(1987년 1회 수상자 정주영 회장)와 둘째 큰아버지(1996년 10회 정인영 회장), 사촌형(1997년 11회 정몽구 회장)의 뒤를 이은 것이다. 정 회장의 경영 혁신의 비결을 찾아 본사 집무실에서 지난 16일 인터뷰했다.

정몽규 회장 He is~

△1962년 서울 출생

△1985년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1988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원 PPE(철학·정치·경제) 석사

△1996년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회장

△1998년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대표이사 부회장

△1999년 현대산업개발 회장(現)

△2000년 부산 아이파크 축구단 구단주(現)

△2013년 제52, 53대 대한축구협회 회장(現)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 부회장(現)

△2017년 대한체육회 부회장(現)

△2017년 국제축구연맹 FIFA 평의회 위원(現)

△1996년 세계경제포럼 차세대 세계지도자 100인

△1997년 제2회 한중청년학술상 경제부문

△2017년 제49회 한국의 경영자상, 제 32회 한국경영학회 경영자대상

▶개방형 사무공간 소통하는 CEO

용산역 아이파크몰 9층에 마련된 HDC현대산업개발 경영진의 사무공간. 개방감 넘치는 넓은 공간이지만 어두운 금속 소재, 낮은 조도 탓에 낯설면서도 미래적인 느낌이 밀려온다. 한 층에 정몽규 회장 집무실은 물론 본부장 이상급 임원 공간이 나란히 배치돼 있다. 임원들은 각자 하나씩 공간을 차지하지만 유리벽 위아래가 투명해서 사무공간과 회의실 등 공용공간이 서로 스며드는 개방형 디자인을 통해 소통의 가치를 표현하는 듯싶다.

정 회장 집무실에 들어서면 놀랍게도 아주 밝은 공간이 열린다. 천창을 통해 자연광을 끌어모은다. 벽 한 편을 차지하는 서재가 친근하다. 일하는 방식, 혁신에 대한 고민이 지난 2012년 완성된 이 공간에서도 엿보인다. 생각하는 방법을 바꾸고 일하는 프로세스를 바꾸기 위한 외부 컨설팅도 진행 중이다.

현대자동차 4년, 현대산업개발 19년으로 총 23년째 회장을 맡아온 내공과 매출 4조7499억원, 영업이익 5172억원(작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의 실적을 올리며 권위 있는 한국경영학회 경영자대상을 수상한 정몽규 회장은 사무공간도 남달랐다. 건축을 통해 구현되는 공간은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과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집무실에도 고스란히 구현했다.

정몽규 회장은 “팀장이든 중역이든 각자 사업 기획이나 구상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모든 사람이 (저 자신도 포함해) 너무 실무자형으로 일하려는 (그래서 구상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며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현재 단계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기획하고 구상하는 능력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본부장 이상급을 한 층에 모은 것이다.

이뿐 아니다. 현대산업개발은 건설 대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2015년부터 전 직원이 2주 휴가를 가는 ‘휴테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실무를 떠나 새로운 구상을 할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실제로 고민거리를 안고 다른 일을 할 때 오히려 좋은 생각이 떠오를 수도 있고, 상사가 자리를 비운 2주간 차상위자가 상사의 일을 미리 경험하는 좋은 기회다. 우리 휴가제도를 보고 입사한다는 직원도 있어 나쁘지 않다.”

올해 초 워크숍에서 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수평적 토론 문화를 강조하며 조직문화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는 무언가 지시하면 그것에 대한 해결책(solution)을 찾는 것은 잘하는데 남과 상의해 해결하는 데는 약하다. 선배나 직장 상사 앞에서도 충분히 자기 의견을 말하고 상사는 들을 자세가 돼야 한다. 여러 가지 수평적 토론문화 훈련을 하지만 아직 충분히 (가동)된다는 생각은 안 들어 극복해야 할 문제다.”

이런 문제는 축구팀에서도 똑같다고 강조했다. 하루는 정 회장이 구단주로 있는 부산 아이파크의 스트라이커 이정협 선수-상무 복무 시절 연봉 150만원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돼 화제가 됐던-에게 물었단다. 유럽에서 고액연봉을 받고 있는 국가대표팀 동료에게 공을 이렇게 달라 저렇게 달라 요구한 적이 있냐고. 이 선수 말이 전혀 안 해봤단다. 같은 팀인데도 불구하고 그 선수들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 축구도 한 팀 11명이 아주 긴밀하게 소통하고 평등한 관계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연봉 차나 나이 차에 막혀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것이 결국 경쟁력을 깎아 먹는다. 그나마 축구는 90분 안에 모든 게 결판이 나지만 회사 경영은 잠깐씩 소통이 안돼도 그게 문화로 쌓이면 결국 회사를 서서히 망하게 할 수도 있다.



▶직원 재교육 통해 미래 변화 대응

지난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새로운 슬로건 ‘더 나은 삶에 대한 믿음, 새로운 사명으로 우리는 풍요로운 삶과 신뢰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든다’를 선포한 것도 직원들이 미래를 대비하는 자세를 바꿔 우리 사회에 혁신 DNA를 퍼뜨리고 싶다는 바람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선친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혁신정신을 본받아 포니정재단을 만들고 매년 포니정혁신상 수상자를 선발하는 데서도 엿보인다.

“기존 틀 속에서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크든 작든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자꾸 해보는 게 우리 사회에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그런 노력을 하고 있다.”

정 회장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은 사람이라고 보고,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능동적이고 책임감 있게 생각하고 그 생각이 최상의 결과물로 이어지기 위해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기존 소통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직원들 재교육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미래의 거대한 변화와 맞물려 있다.

“회사 발전뿐 아니라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도 재교육이 중요하다. 항상 배우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고 본인을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눈을 길러주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변화가 굉장히 빠른 시대. 인류가 아무도 이렇게 오래 살아본 적 없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 대학 4년 동안 배운 것으로 평생 먹고살 수도 없고, 한 가지 직업만으로도 살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 두려워하고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평생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취지에서 직원들에게 책을 권한다.”



▶끊임없이 공부하는 독서광 CEO

독서광 CEO로 통하는 그는 두꺼운 ‘벽돌책’을 즐긴다. 올여름에는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에 폭 빠졌다. 정 회장은 “처음 100페이지 정도는 약간 재미 없는 듯한데 그다음부터는 쏙 빨려 들어가 재미있게 읽었다”면서 “가벼운 책도 많이 읽지만, 600~1000페이지 넘는 책도 많이 읽는데 상업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 저자 자신의 온 지식을, 정열을 바쳐 만들었기 때문에 읽기는 힘들어도 읽고 나면 묵직하게 남는 게 상당히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머릿속 지식을 쌓는 것뿐 아니라 3차원 공간을 창조하는 게 업인 정몽규 회장은 부산 랜드마크인 해운대 아이파크를 통해 최고 72층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와 첨단 오피스, 쇼핑시설이 조화를 이룬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복합개발을 선보였다. 국내 최초의 민간주도 도시개발 사업인 수원아이파크시티는 약 99만㎡(30만 평) 용지에 아파트와 공동주택, 단독주택 등 총 7000여 가구 규모의 주거시설과 테마쇼핑몰, 복합상업시설, 공공시설, 종교시설, 도서관, 생태공원 등이 어우러진 초대형 프로젝트다. 도시 계획부터 기획, 설계, 시공, 분양까지 현대산업개발이 단독 진행했고, 특화된 디자인·평면설계와 친환경적 조경으로 차별화된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세계적 건축가 벤 판 베르켈과 네덜란드 대표 조경설계가 로드베이크 발리옹 등이 설계에 참여한 친환경 디자인 도시를 구현했다고 평가된다.

지난 2015년 호텔신라와 손잡고 세계 최대 도심형 면세점 ‘신라아이파크면세점’으로 유통시장에 진출했을 뿐 아니라 HDC자산운용이 AMC인가를 받아 1호 리츠를 설립하는 등 금융과의 결합으로 앞으로 부동산 운영사업을 확대할 태세다.

정 회장은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연계된 새로운 플랫폼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전후방 사업구조가 갖춰진 게 장점이다.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다른 기업과의 협업은 물론 내부적으로 건설업을 기반으로 금융, 임대·운영관리, IT, 문화콘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계열사는 물론 다른 회사와 협업을 강화하면서 사업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인수합병(M&A)도 검토하고 있다.



▶디자인경영 선도자, 통합적 사고 강조

디자인경영을 선도한 경영자로서 정 회장은 통합적 사고를 강조한다. 건축물이 구현하고자 하는 모습은 마감 자재부터 외관 디자인, 조경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으로 연결되어야 디자인 정체성이 완성된다고 본다. 국가보다 도시 경쟁력이 중요해진 시대에 통합 개발도 강조했다.

“이제 도시가 충분히 많이 팽창됐기 때문에 도심 재개발이 더 중요해졌다. 그러나 구역이 미리 지정되는데 너무 작게 나뉜다는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좀 더 큰 단위로 크게 광역으로 생각하면 훨씬 더 좋은 아이디어로 도시의 매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텐데 ‘각자 자기 울타리 안에서 뭘 하자’만 생각하니 전체적인 도시 기능을 조율하는 것이 안되는것 같다.”

주거 공간 창출과 부동산개발에 있어서도 더 넓은 시각을 강조한다. “단기적으로 분양이 잘되는 데는 어떤 재료를 써서 멋있게 하느냐가 좌우하겠지만, 앞으로 주거 환경과 도시 외관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고 부동산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삼성동 아이파크의 경우 3.3㎡당 평균 분양가 1700만원대에 분양했지만 6000만원대로 가치가 뛰어 대표적 부촌으로 등극했다. 정 회장은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도 회사가 당장 개발 이익을 갖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현대산업개발 상품을 선택한 사람들이 같이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선호한다. 고객과 장기적 신뢰를 쌓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협력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상생을 강조한다. 기본적으로 설계 단계에서 모든 경쟁력이 결정된다고 믿고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고, 갑을 관계가 아니라 서로 효율을 높여야 알찬 경영이 가능하다는 것. 마지막 단계에서 쥐어짜는 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본사가 자리 잡은 용산 아이파크몰은 대대적인 증축과 리뉴얼을 통해 관광과 쇼핑 기능을 강화하는 ‘복합 한류타운’으로 변신 중이다. 1000억원 규모를 투자해 여느 백화점 1개 면적에 달하는 6만4000㎡를 추가로 조성, 총 34만㎡ 공간으로 재탄생된다. CJ CGV는 상암동 본사 전체를 아이파크몰로 이전해 ‘한국판 할리우드’를 만들려 한다. 현재 실내외 3개인 풋살장은 연말까지 8개까지 늘어난다.

아이파크몰이 있는 용산역사 개발은 중간에 철도가 지나가고 그 위에 지어야 한다는 한계 때문에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진화하고 있다.

“상업용지는 자리 잡아 제대로 기능하기까지 10~15년은 걸리는 편이다. 버티는 힘이 중요한 것 같다. 용산 아이파크몰도 몇 년 있으면 훨씬 더 근사하게 변하게 될 것이다.”

정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00년 현대산업개발이 유동성 위기를 맞아 힘들었으나 핵심 자산이었던 아이타워를 매각해 극복했다. 외부 도움 없이 극복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이후 유동성과 리스크 관리에 더욱 철저해졌다.

기업 경영도 어려운데 국내 최장수 구단주로서 경험을 살려 지난 2013년 대한축구협회 회장에 취임했다. 지난해 아시아 축구연맹 부회장에 오른 데 이어 올해 5월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으로 선출되며 스포츠외교에도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기업 경영과 축구 관련 업무를 시간상 절반씩 투입하지만, 아무래도 경영에 대한 생각은 이동 중에도 항상 하니 7 대 3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회사 일도 열심히 하지만 포니정재단 일도 하고 축구협회 활동도 하면서 많이 배운다.
사회를 보는 눈, 세상을 보는 눈, 또 새로운 시각이 생기기 때문에 사업에 많은 도움을 받는다. 사원에게 회사 전체를 보라고 하는 게 무리일수 있지만, 그렇게 자꾸 보다 보면 회사 돌아가는 것도 보이기 시작하고, 세상 돌아가는 것이 보이길 바란다. 좀 더 젊을 때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없이 능동적으로 더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이한나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사진 김재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4호 (2017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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