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저물어가는 내연기관차, 탄소 없는 세상을 향해… 2021년 전기차 시대 원년 맞은 대한민국
기사입력 2021.01.04 11:18:59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2021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화두는 ‘탄소제로’, 즉 전기차다. 내로라하는 완성차 기업들의 전기차 전략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2020년 말 GM은 “2025년에는 전기차를 100만 대 이상 팔겠다”며 전기차 가속화 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전동화와 자율주행 분야 투자를 기존 200달러에서 270억달러로 높일 계획이다. 폭스바겐그룹도 2025년까지 연간 15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랜스폼 2025+’라고 명명된 전략에는 향후 5년간 730억유로의 투자를 통해 테슬라와의 전기차 대결에서 이기겠다는 나름의 승리방정식이 담겼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관련 전략은 환경이 중심이다. ‘앰비션 2039(Am bition 2039)’를 내세운 벤츠는 20년 안에 탄소중립을 목표로 했다. 2022년부터 유럽 전체 생산 공장의 탄소중립화도 예정돼 있다. 2030년에는 전기차 판매량을 전체 판매량의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BMW는 2023년까지 총 25종의 전기화 모델이 출시되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을 순수 전기차로 채울 예정이다. BMW는 2021년 말까지 누적 100만 대 이상의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2025년 전기차 100만 대 판매, 세계 점유율 10% 달성을 선언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등을 통해 23종의 전기차를, 기아차는 11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480만 대 수준이던 전 세계 전기화 모델 시장은 연평균 21%씩 성장을 거듭해 2030년엔 4000만 대까지 커질 전망이다. 특히 전기화 모델 시장에서 현재 37%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전기차는 2030년에 84%로 급성장이 예상됐다.

현대차의 전기차(EV) 콘셉트카 ‘프로페시’

▶현대차그룹, 2020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 4위

그렇다면 과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최강자는 누구일까. SNE리서치가 조사한 ‘2020년 1~9월 전 세계(77개국)에 판매된 전기차(EV+PHEV·승용차+상용차) 그룹 순위’를 살펴보면 테슬라와 폭스바겐그룹이 각각 1, 2위를 차지한 가운데 현대·기아가 4위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1위 테슬라는 2020년에만 중국산 ‘모델3’가 8만 대 넘게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했다. 폭스바겐그룹도 아우디의 ‘E-트론 EV’와 폭스바겐 ‘파사트 GTE’ ‘e-Up!’ 등의 판매 급증에 3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며 전년 동기보다 6계단 뛰어오른 2위에 올랐다. 다임러 그룹도 벤츠의 ‘A클래스 PHEV’ ‘GLC PHEV’ ‘EQC’의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16위에서 8위로, 전년 동기 29위였던 PSA그룹은 푸조의 ‘e-208’ ‘3008 PHEV’, 오펠의 ‘코르사’ 등의 판매호조가 전체 판매량 15배 이상 급성장으로 이어지며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기아차의 ‘니로EV’, 현대차의 ‘코나EV’ 등 주력모델 외에도 기아차의 ‘시드 PHEV’와 현대차의 ‘포터2 EV’의 판매량이 늘며 전년 동기 대비 세 계단 상승해 4위로 뛰어올랐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향후 6년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연평균 2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예상보다 중국·유럽 전기차 시장의 회복과 성장이 빠르다는 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청정에너지 공약을 펼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은 현재의 예상보다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021년 국내 全완성차 업체 전기차 출시, 판 커진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규모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새해 국내 시장에도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2020년까지 국내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는 13만4000여 대. 정부는 ‘2021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새해 10만 대를 추가 보급해 누적 23만 대로 늘리고, 2025년까지 113만 대를 대중화시킨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발맞춰 충전 시설도 확충된다.

정부는 예산 923억원을 투입해 고속도로 휴게소나 국도변 주유소, 도심 내 주유소·충전소 등 보다 접근성이 높은 이동거점에 전기차 급속충전기 약 1600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완속충전기 역시 장시간 머무르는 주거지, 직장 등을 중심으로 8000기 이상 구축해 충전 편의성을 높이기로 했다.

또 2021년부터 그동안 설치된 급속충전기보다 3배 더 빨리 충전이 가능한 350kW급 초급속충전기를 전국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민관합동으로 70기 이상 구축한다. 지금까지 주로 설치됐던 100kW급 급속충전기로는 약 400㎞ 주행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를 80% 충전하는 데 약 1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앞으로 350kW급 초급속충전기가 설치되면 약 20분 만에 충전할 수 있어 충전 속도가 개선된다. 이밖에 그동안 전기차 전용 주차공간에 주로 설치해오던 독립형 완속충전기 외에도 콘센트형·가로등형 등 다양한 방식의 완속충전기를 시범 설치할 계획이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 지원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대거 신형 전기차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우선 현대차가 올 상반기에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의 전기차 ‘아이오닉5’를 선보인다.

기아차는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도 ‘JW(프로젝트명)’와 ‘eG80’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차량은 모두 E-GMP를 도입해 1회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볼트 EV’를 판매 중인 한국GM은 볼트 EV의 SUV 버전인 ‘볼트 EUV’로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그동안 전기차 모델이 없었던 쌍용차도 첫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E100’을 준비하고 있다. 이로써 2021년 국산 완성차 업체들이 모두 전기차 생산에 뛰어든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5분 충전으로 100㎞ 주행 전기차 시대 열려

2020년 12월 초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 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공개했다. E-GMP는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새해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차의 ‘CV(프로젝트명)’ 등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의 뼈대가 되는 신규 플랫폼이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통해 기존의 우수한 효율성에 더해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차급까지 기술 리더십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GMP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플랫폼을 활용한 기존의 전기차와 달리 전기차만을 위한 최적화 구조로 설계돼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5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 시 18분 내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쉽게 말해 5분 충전으로 100㎞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고성능 전기차 모델은 액셀을 밟은 지 3.5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하며 최고 시속도 260㎞까지 구현할 수 있다.

폭스바겐 최초의 순수전기 SUV ‘ID.4’



이 플랫폼은 ‘모듈화’ 전략으로 차량 구조를 단순하게 만든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차량 바닥의 배터리 시스템과 전륜과 후륜의 전기모터, 전력충전구 등으로 간편하게 구성됐다. 내연기관 플랫폼과 달리 바닥을 편평하게 만들 수 있고 엔진과 변속기, 연료탱크 등이 차지했던 공간이 크게 줄어 실내 공간의 활용성도 높아졌다. E-GMP라는 하나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차종이나 차급 경계를 뛰어넘어 유연한 제품 개발도 가능해진다. 세단이나 다목적차량(CU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다양한 형태의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특히 모듈화와 표준화된 통합 플랫폼이어서 단기간에 전기차 라인업을 늘릴 수 있다”며 “제조상의 복잡도가 줄어들어 생산효율 향상과 수익성 개선이 예상돼 재투자할 수 있는 여력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QC, 쌍용차의 첫 전기차 ‘E100’

▶E-GMP 통해 전기차 안전성도 개선

E-GMP에는 탑승객과 배터리 안전을 위한 신기술이 다양하게 적용됐다. 차량 전방의 충돌 에너지 흡수구간은 차체와 섀시 등 구조물의 효과적인 변형을 유도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대시보드 앞부분의 충격도 최소화했다. 차량 내부는 사고 시 변형을 막기 위해 A필러에 하중 분산구조를 적용했다.

짧은 오버행(차량 끝에서 바퀴 중심까지 거리)과 길어진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차축 간의 거리)로 탑승 공간도 넓어졌다. 전기차의 필수요소인 배터리를 중앙 하단에 배치해 실내 바닥을 편평하게 설계해 공간 활용성이 높아졌다. 덕분에 차종에 따라 다양한 좌석 배치가 가능하다.

E-GMP에는 차세대 전기차를 위해 새로 개발된 모터와 감속기, 전력 변환을 위한 인버터와 배터리 등 신규 PE(Power Electric) 시스템도 탑재된다. 이를 통해 구동에 필요한 모터, 동력을 차량에 필요한 토크와 속도로 변환·전달하는 감속기, 전력을 바꿔 모터 토크를 제어하는 인버터가 하나로 합쳐졌다. 모터 최고 속도를 기존보다 30~70% 높이고 감속비율을 33% 높여 작은 모터 크기로도 더 강한 성능을 낼 수 있다. 야외에서 전력 공급이 가능한 ‘V2L(Vehicle to Load)’ 기술도 눈에 띈다.

현재까지 전기차는 외부 충전기에서 차량 내부로 단방향 충전만 가능했다. 하지만 E-GMP는 일반 전원을 차량 외부로도 공급할 수 있어 배터리 용량에 따라 17평용 에어컨이나 55인치 TV를 동시에 24시간가량 가동시킬 수 있다. E-GMP를 통해 전기차라는 하나의 커다란 보조배터리가 탄생한 셈이다.

뉴 푸조 ‘e-208’

▶세계 최초 400V·800V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 적용

E-GMP는 충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과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도록 400V·800V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이 적용됐다. 현재 국내외 급속충전 인프라는 400V 전기차를 위한 50~150kW급 충전기가 대부분이고 최근 800V 전기차를 위한 350kW급 초고속충전 인프라가 설치되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의 경우 한국도로공사와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 구축 협약’을 맺고 전국 12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350kW급 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초고속 충전기 인프라를 빠르게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비교적 앞선 전기차 시장인 유럽에선 초고속충전 인프라 구축업체 아이오니티(IONITY)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이오니티는 유럽 전역에 현재 308개의 초고속충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건설 중인 51개소를 포함해 2022년까지 총 400개의 초고속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GM의 전기차 ‘볼트(Bolt) EV’



현대차그룹은 E-GMP를 활용해 새해부터 2025년까지 전기차 23종을 생산할 예정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00만 대 이상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지난 8월 E-GMP가 첫 적용될 순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IONIQ)’을 론칭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준중형 CUV, 중형 세단, 대형 SUV 등 3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차 역시 중장기 미래 전략 ‘Plan S’에 기반한 전기차 사업체제로의 전환을 진행 중이다. 지난 9월에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2027년까지 CV와 고성능 모델을 비롯해 전기차 모델 7개의 스케치 이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현대차, 전기차 개발 위해 R&D본부 개편

박정국 사장

현대차는 2020년 말 임원 인사를 통해 박정국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을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으로 전보 발령했다. 현재 해당 본부장이 알버트 비어만 사장임을 고려하면 한 조직의 본부장과 부본부장을 모두 사장으로 전면 배치한 셈이다.
덕분에 전기차 등 신차 개발을 주도하는 사내 연구개발(R&D)본부가 사내 핵심 부서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됐다. 1957년생으로 63세 동갑내기인 비어만 사장과 박 사장은 2018년 말 정의선 당시 그룹 수석부회장의 인사 단행 때 각각 신임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과 현대모비스 대표로 발령이 난 후 이번에 한 부서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비어만 사장은 독일 BMW 출신 고성능 차량 최고 전문가로 현대차의 첫 외국인 연구개발 수장에 올랐으며, 박 사장도 서울대 기계공학 학·석사를 거쳐 현대차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과 중앙연구소장을 역임했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4호 (2021년 1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물어가는 내연기관차, 탄소 없는 세상을 향해… 2021년 전기차 시대 원년 맞은 대한민국

사전예약 대란 일으킨 해외여행지 살펴보니…

안철수 출마로 판 커진 재보선, 야권 단일화가 승패 가른다··· 또 다른 다크호스 홍정욱, 추미애 움직..

코로나19 보릿고개 넘기고 만날 여행지들… 오타와 리도 운하, 두바이 아인 두바이, 뉴질랜드 레이크 테..

‘잠룡이 나르샤’… 연말 달구는 서울·부산시장 선거 열기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