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본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이낙연, 긍정 평가 1위… 高인지도 황교안 부정적 평가
문수인 기자
입력 : 2019.12.27 17:16:35
수정 : 2019.12.27 17:17:43
이낙연, 긍정 평가 1위… 高인지도 황교안 부정적 평가
선거법 논란 심상정, 조국 편든 유시민 부정적 인식 높아
매경럭스멘이 창간 10주년을 맞아 실시한 ‘빅데이터를 통해 본 차기 대선 주자별 선호도(긍정·부정)’ 조사에서 진보 성향의 여권 후보들이 보수 성향의 야권 후보군에 비해 온라인상에서 후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빅데이터 전문업체인 리비가 2019년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여야 잠재 대선 후보 12명을 대상으로 뉴스 댓글, 카페, 블로그, 커뮤니티, SNS 채널 등을 통해 이들과 관련된 데이터를 자체 수집해 키워드 분석 방식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인물별로 온라인에서 언급되는 데이터 양의 차이가 나는 점을 감안, 세 그룹(1군, 2군, 3군)으로 나눠서 들여다보고자 한다. 온라인 언급량이 적은 후보의 긍정 비율이 높은 것을 두고 언급량이 많은 후보의 부정 비율과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3그룹으로 나눈 기준은 수집된 데이터 내 각 후보별 언급 총량(인지도)을 기준으로 했다. 조사 기간 중 온라인에서 이름이 가장 많이 언급된 후보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11만2174건)였고, 다음이 이재명 경기지사(7만6230건), 이낙연 국무총리(7만442건)였다. 여기까지가 1군이다. 2군에 속하는 이들은 평균 2만여 건이 언급된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이다. 3군은 5000건 미만으로 언급된 원희룡 제주지사(4626건),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3438건), 오세훈 전 서울시장(3623건) 등이 속한다.
▶긍정 여론 높은 여권 후보들
먼저 1군에 속하는 여야 잠재 후보군 중 황교안 대표를 제외하고는 모두 긍정적 인식이 높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자신이 언급된 2만8859건의 데이터에서 58%가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부정적 인식은 42%였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자신과 관련한 데이터에서 긍정적(57%) 평가가 높았다. 부정적 인식은 43%였다. 이에 반해 황교안 대표는 부정적 인식이 60%에 달했다. 긍정적으로 보는 평가는 40%에 그쳤다.
황교안 대표의 경우 인지도면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행위가 좋은 이미지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황 대표는 조국 사태, 선거법 개정 논란에서 기존 이미지와는 강한 지도자상을 연출하며 대여 강공 노선을 주도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의 온라인 긍정비율이 높은 것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진행되고 있는 재판에서 지지자들이 구명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조사 기간 동안 이낙연 총리가 인지도 면에서 이재명 지사에 뒤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참고로 인지도 총량과 긍·부정 판별 비율에 사용된 데이터 값에 차이가 나는 것은 ‘키워드 분석’을 통해 한 번 걸러졌기 때문이다. 이 총리의 경우를 예로 들면 이 총리의 이름은 조사 기간 동안 7만여 번 정도 언급됐지만 긍·부정 비율을 따지는 데 사용된 데이터 값은 2만8859건으로, 나머지 4만1000여 건은 조사와는 관련 없는 데이터 값이었다는 얘기다.
2군에서 속하는 잠재 대선주자 가운데 긍정 비율이 높은 차기 후보군은 안철수 전 대표와 박원순 시장으로 나타났다. 조사 데이터의 56%가 긍정적 인식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 뒤를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이 바짝 쫓았다. 55%가 긍정적 인식을 보였다. 이에 반해 홍준표 전 대표, 유시민 이사장, 심상정 대표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높았다. 특히 유시민 이사장의 평가가 눈에 띄는데, 수집된 데이터값의 63%가 유 이사장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조사 기간 중 모든 정치 이슈를 빨아들였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서 유 이사장이 공공연하게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스탠스를 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리비 측의 분석이다. 온라인상 높은 부정적 인식은 사실상 이에 대한 평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진보 정치인 중 그동안 대중적 평가가 좋았던 심상정 대표의 온라인 여론이 예상외로 나쁜 것은 선거법 논의 과정에서 그가 자당 이기주의를 취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인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 협상과정에서 여당과 손잡은 심 대표는 자신의 거취를 선거법 개정과 연관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3군 그룹은 다소 인지도가 미약한 그룹으로, 원희룡 지사, 오세훈 전 시장, 김부겸 의원 등이 속한다. 이들 세 사람은 온라인상에서 모두 긍정적 인식이 높았다. 오 전 시장과 김 의원의 긍정 인식 비율은 60%를 넘었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 평론가는 “아무래도 공개적으로 자주 사람들 입에 오르지 않아 비판을 덜 받은 측면이 있지 않겠냐”고 했다.
▶후보별 강·약점은
1군 후보 중 온라인서 긍정적 여론이 가장 높은 이낙연 총리의 가장 큰 강점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인물(26%)’이라는 평이 많았다는 것이다. 또 ‘믿고 지지할 만한 후보(21%)’라는 평가도 높았다. 다만 능력치면에서는 다소 믿음직하지 못한 구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능력치에는 리더십을 과연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물음도 포함돼 있다.
이재명 지사는 강한 팬덤층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이번 온라인상 인식조사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지지’ 분야에서 34%의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 특이한 점은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도덕성을 두고 많은 공격을 받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낮게 나왔다는 점이다. 대신 이 지사의 장점 중 능력이 좋다는 긍정적 답변은 13%에 그쳤다.
부정적 평가가 이들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황교안 대표는 ‘갈등’을 유발시키는 인물로 인식되고 있었다. 부정적 인식 중 26%가 여기에 해당됐다. 도덕성면에서도 온라인상 여론은 낮은 평가를 보냈다. 2군 후보 중 상대적으로 긍정적 온라인 여론이 높았던 안철수 전 대표와 박원순 시장의 세부 평가 양상은 다소 달랐다. 안 전 대표는 이재명 지사처럼 어느 정도 정치적 우군이 있음이 엿보였다. 그리고 변화에 대한 기대치도 높았다. 다만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인식도 동시에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으로 건너간 후 묵묵부답형 정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안 전 대표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조사 키워드인 지지·변화·능력 이 세 분야에서 고른 분포를 보였다. 대신 도덕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 제기됐던 아들 병력 논란 등이 박 시장의 발목을 언제든지 잡을 수 있음을 엿보게 해주는 대목이다. 이 그룹에 속하는 유승민 의원은 ‘변화’에 대한 기대치(31%)가 상당히 높았다. 보수 개혁의 기치가 어느 정도는 선방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도 상대적으로 높았는데, 보수 분열의 책임론에서 여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 2군 그룹 중 부정적 인식이 가장 높았던 유시민 이사장은 도덕성 키워드에서 부정적 인식이 31%나 됐다.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온라인 여론도 22%나 됐다. 평소 TV에서 온화한 모습에 올바른 소리를 한다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조국 사태 과정에서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면서 ‘도덕성’ 측면에서 많은 비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전 대표의 경우 트러블 메이커 이미지가 강한 대중들의 평소 인식이 그대로 반영됐다. 분석 키워드 중 ‘갈등’ 비율이 28%로 높았다. 대신 ‘지지’로 분류된 데이터들이 20%나 돼 역시 어느 정도 고정 팬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상정 대표가 정치권 ‘갈등’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온라인 인식은 다소 의외다. 이 부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35%나 된다.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선거법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의 책임이 심 대표에게도 있다고 온라인 여론은 보고 있는 것이다. 모두 긍정적 인식이 높은 3군 그룹 대선 잠재 후보자를 살펴보면 김부겸 의원과 오세훈 전 시장은 ‘지지’ 키워드에서 각각 32%와 33%의 높은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냈다. 원희룡 지사는 ‘변화’ 키워드에서 온라인 여론으로부터 기대감을 받고 있다. 이번 조사는 뉴스,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 다양한 채널에서 생성되고 있는 데이터를 수집 및 저장하는 리비의 빅데이터 기술 및 인공지능 텍스트 마이닝 기술을 이용하여 수행됐다.
조사에 사용된 키워드 도출은 그동안 자체 축적된 ‘정치 분야 DB(딕셔너리)’를 바탕으로 대선 주자에 따라 맞춤형 설정을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이후 각 대선주자의 연관 데이터를 수집하고, 여기서 대선 주자 이미지를 평가할 수 있는 긍·부정 키워드를 언급량 및 중요도순으로 각 30개씩 도출하였다. 긍정 키워드는 지지·변화·능력을, 부정 키워드는 갈등·윤리·무능을 각각 대분류로 삼았다. 긍·부정 키워드 도출 과정은 여론조사의 질문지 설계 과정에 해당되고, 인물별 긍·부정 비율 결과는 여론조사 긍·부정 응답 비율로 해석할 수 있다.
리비는 국내 최고 수준의 형태소 분석기 및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자체 개발하여 6년 넘게 정치, 정책, 사회 이슈 등의 온라인 여론을 분석하고 있는 인공지능 및 자연어처리기술 전문 업체이다. 이를 기반으로 300여 회 이상의 정책 및 사회이슈 분석을 했고 여러 지방선거 및 총선에서 여론 분석 작업을 수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