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11th World Knowledge Forum - Five Talking Point ◆
애니메이션 ‘제왕(帝王)’의 카리스마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시간을 분단위로 쪼개 쓰며 심지어 커피 마실 시간도 스케줄에 포함시킨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SKG 사장. 오직 영화만을 생각하며 하루를 48시간으로 늘려 쓰는 그가 제11회 세계지식포럼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카젠버그 사장은 올해 세계지식포럼이 특별히 마련한 ‘3D 혁명, 모든 것을 바꾼다(3D Innovation: It Changes Everything)’ 세션에 참가했다. 쉐라톤 워커힐 호텔 비스타홀에 설치된 대형 3D 패널을 통해 드림웍스의 3D 영상이 등장하자 좌중에선 ‘와~’ 하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는 ‘슈렉’, ‘쿵푸팬더’ 등 최근 10여 년간 전 세계적으로 애니메이션 열풍을 불러온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아버지다. IT업계에 스티브 잡스가 있다면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업계에는 카젠버그가 있다. 1950년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을 중퇴한 뒤 1973년 파라마운트 영화사에 입사했다. 그의 첫 번째 임무는 우편물 담당. 영화 제작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우편물 수발업무를 보던 그였다. 하지만 카젠버그는 오직 일에만 매달렸다. 결국 파라마운트 입사 후 10년 만에 최고 제작자 위치에 오르는 신화를 쏘아 올렸다. 1984년에는 마이클 아이스너와 함께 당시 쇠락해가던 월트 디즈니로 자리를 옮겼다. 카젠버그는 월트 디즈니에서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라이언 킹' 등 블록버스터급 애니메이션을 잇달아 흥행시켰다. 가히 ‘미다스의 손’으로 불릴 만 했다. 카젠버그 사장의 당시 별명이 ‘황금을 물어오는 사냥개’였을 정도다.
그러나 1994년 아이스너 CEO와 갈등을 겪으면서 토사구팽 처지에 내몰렸다. 하지만 세상은 그가 실업자로 남아 있도록 놔두지 않았다. 카젠버그 사장은 해고통지를 받은 그날 새로운 회사를 만들자는 제안을 받았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친구이자 음반업계 거물인 데이비드 게펜은 기다렸다는 듯이 카젠버그를 스카우트했다. 그들이 만든 회사가 바로 드림웍스(DreamsWorks) 애니메이션 SKG다. SKG는 스필버그, 카젠버그, 게펜의 알파벳 이니셜이다.
1998년 애니메이션 영화 '개미'로 워밍업에 들어간 드림웍스는 2001년 ‘슈렉’이라는 괴물 캐릭터를 전 세계적인 화젯거리로 만들면서 디즈니 아성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슈렉은 올해 나온 4탄 '슈렉 포에버'까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카젠버그 사장이 새롭게 던진 화두는 3D 애니메이션이다. 카젠버그는 3D가 1920년대 유성영화, 1930년대 컬러영화 등장에 이은 영화 산업계 3차 혁명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영화 산업을 떠나 거의 모든 비즈니스에서 3D가 사용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앞으로 2년 내에 3D로 제작되는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80% 이상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