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사는 매년 40만 명 이상의 수험생이 대입을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 가는 일종의 ‘관문’ 같은 곳이다. 진학사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은 ‘모의지원’과 ‘합격예측’ 서비스는 2002년 론칭 이후 14년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신뢰도가 높다. 일찍부터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매년 정확도를 높여 나가고 있는 이 서비스는 대입과정에서 예측력을 높여 수험생들의 효율적인 입시를 돕는 동반자로 자리 잡았다. 오랜 기간 수험생들의 입시 동반자로 활약해온 진학사는 최근 ‘청년실업’라는 새로운 사회문제에 주목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나섰다.
청년들에게 우수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에 맞춤형 인재를 제안하겠다는 것이다. 취업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이 근원적인 문제라고 진단한 신원근 진학사 대표는 취업 준비 사이트 ‘커리어캐치’를 론칭하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신 대표를 만나 그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삼성전자, 현대차보다 좋은 직장이 도처에 있습니다
신원근 진학사 대표는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이 청년실업 문제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기업에 대한 합리적인 분석 없이 맹목적으로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은 대학입시에서 정해진 서열표대로 원서를 내는 세태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취업시장에 주목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인생에서 대입 다음으로 중요한 기로가 취업이지 않습니까? 대입과 마찬가지로 배열표대로 원서 내고 붙으면 가는 식으로 되어 버렸습니다. 중요한 인생의 기로에 기업의 비교도 없고 내게 맞는지 고민도 없이 그대로 가잖아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차원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CATCH는 정확하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요?
먼저 상장·비상장 기업 4만5000여 개의 세분화된 정보를 제공합니다. 취준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우량 기업들을 소개하고 정보를 제공하며 설문을 통해 직무적성을 평가하고 이를 넘어 가고자 하는 기업에 맞는 인재인지 진단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맞춤형 인재를 찾아낼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우량 기업의 기준이 무엇인가요?
커리어캐치를 통해 추천하는 기업은 정량적인 평가와 정성적인 평가 두 가지를 고려합니다. 정량적인 평가에 있어서 회사 분위기는 좋지만 실제로 성장하며 안정적인 매출을 거두는 기업에 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단순히 매출이나 영업이익으로 줄 세우는 것이 아니라 규모, 성장성, 안정성, 수익성 등 4가지 기준에 세부데이터 16가지로 가중치를 부여해서 점수로 보여줍니다. 평판이나 근무환경 등 실제 재직자들이 남긴 정성적인 평가를 고려해 추천하게 되는 것이지요.
▶수량화된 재무점수나 재직자 평판점수 외에 다른 기준을 원하는 구직자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정성·정량적인 점수뿐만 아니라 ‘여성이 다니기 좋은 기업’이라든지 ‘해외 주재원으로 근무하기 좋은 기업’이라든지 여러 테마로 우수한 기업을 찾고 있습니다. 향후 자신이 선호하는 성향과 적성에 맞게 기업의 업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 추천된 기업 리스트 상위에 중소·중견기업이 많이 눈에 띄는데 실제 구직자들의 눈높이와는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만?
커리어 캐치의 기준에는 삼성전자나 현대차보다 우량한 기업들도 많이 있습니다. 재무적인 점수는 물론 처우나 재직자평판 측면에서도 우수하지만 숨겨진 신의 직장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러나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해 구직자들의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현상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숨겨진 신의 직장 알려야 대기업 신화 깰 수 있어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전국 3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대졸 신입사원 중 1년 이내 퇴사자가 27.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조직 및 직무 적응 실패’(49.1%), ‘급여 및 복리 후생 불만’(20%), ‘근무지역 및 근무환경 불만’(15.9%)순으로 구직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기업과 직무를 찾는 데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신 대표는 직무적성이나 기업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비스를 활용하는 상당수 구직자들 역시 대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기업에 취업하는 구직자는 전체 시장에서 열 명 중 한 명입니다. 나머지 9명은 패배자로 몰리기 일쑤죠. 사회적 통념이 그렇게 형성되어 중소기업에 가는 것을 창피해합니다. 의식이 따라가야 합니다. 주체적이고 자발적으로 직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실상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취업할 수 있도록 정보 비대칭을 해결해주는 것이 먼저죠. 우량 중소·중견기업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러한 쏠림현상을 완화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평균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실제 처우나 근무환경의 차이가 나는 것도 원인일 텐데요
자연스럽게 중소·중견기업들의 마인드가 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상당수 중소·중견기업들은 회사가 더 알려지고 우수한 인재의 지원이 늘어나면 급여나 복지환경을 높이려는 의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아직까지 중소·중견기업들도 우수한 인재들이 들어왔다 하더라도 금방 그만두는 사례가 많아 기업 입장에서도 투자를 꺼리는 경우가 많지만 막상 경력직의 경우 많은 돈을 지불하고 데려오고 있지 않습니까?
▶‘취업 재수’를 포함해 입사 후 조직부적응이나 근무환경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조기퇴사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데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요?
기업에 내가 적합한 인재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을 넘어서 그 기업이 내게 잘 맞는지도 판단해봐야 합니다.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 적합도를 평가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커리어캐치는 50가지 정도로 분류해서 업무적합도 검사를 통해 200개 정도의 기업에 스스로 적합한지 여부를 점수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보통 85점 이상이면 적합하다고 추천합니다. 현재는 200개의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추후에 데이터가 쌓이고 알려지다 보면 중소·중견기업들에게도 제안해서 적합한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데이터의 신뢰도가 상당히 중요해 보입니다.
앞으로 데이터가 더 쌓여야죠. 현재 설문이 없는 기업들도 있고 1~2명이 작성한 정보의 신뢰성도 담보하기 힘든 부분이지만 이는 자연히 데이터가 쌓이다 보면 해결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하루에 트래픽이 10만 정도 되는 상황이 오면 기업들에게도 유의미한 데이터와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어떤 측면에서 서비스 활용에 있어 이점이 있을까요?
HR부서가 빈약한 중소기업들의 경우 맞춤형 인재에 대한 갈증이 항상 있기 마련입니다. 캐치서비스를 통해 맞춤형 인재 후보군을 찾아 면접을 볼 경우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채용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앞으로 실제 취준생을 뽑아서 진로적성을 찾고 커리어를 쌓는 것을 돕고 저희가 네트워크를 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인재를 제안하는 형태를 시도할 예정입니다.
▶서비스 출시 이후 애로사항과 향후 비전이 있다면
재무상태가 상당히 좋지만 알려지지 않은 기업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취준생들도 그러한 정보에 상당히 목말라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기업 선호현상이 심한 상황에 우량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권장하는 사회적인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진학사도 여기에 힘을 보태 청년실업을 줄이고 사회적 비용을 줄여나가는 중대한 역할을 하리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나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