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란 무엇인가
신장섭 지음/ 북스코프/ 2만2000원
“이 책은 그동안 기업과 경제 연구에서 독보적 영역을 개척한 신장섭 교수가 오랜 기간 다듬어서 내놓은 작품입니다. (중략) 기업과 관련되어 일하는 모든 분들에게 지침서로 꼭 읽어볼 것을 추천합니다.”(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
일상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 기업에 대해 학문적으로 묵직하게 고민한 책이 나왔다.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의 신간 <기업이란 무엇인가>다. 신 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기획재정부 장관 자문관, ‘한국경제비전21’의 금융 및 산업정책부문 위원 등을 역임한 경제학자로 기업론 분야 대가다. 정관계와 언론 등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조언을 구하는 스타 경제학자이기도 하다.
신장섭 교수는 8대 명제를 통해 기업이 장기번영공동체로 지속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신 교수는 8대 명제를 통해 기업의 존재 이유와 경영 방식을 강조했다.
첫 번째 명제는 “주주는 주식의 주인일 뿐이다. 기업의 주인은 기업 자신이다”다. 저자는 한국 사회가 아직도 주주나 이해관계자를 위해 기업이 존재한다는 사고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흔히 ‘기업 오너’라는 사람도 법인과 고용 계약을 맺고 일하는 대주주 경영인에 불과하다고 했다. 따라서 경영인은 법인과 계약을 맺은 ‘경영 수탁자’로서 기업의 장기 성장이라는 과제를 가장 중요하게 수행해야 한다.
두 번째부터 네 번째까지는 각각 ‘법인이 만들어지는 순간 기업의 소유와 통제는 근원적으로 분리된다’ ‘기업은 영속을 추구한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값싸고 질 좋은 제품·서비스를 지속해서 창출하는 것’ 등이다. 다섯 번째는 ‘비즈니스그룹은 법인 간 자산 분할을 통해 확장한다’이며, 여섯 번째는 ‘기업은 적법한 범위에서 자유롭게 가치를 추구한다’, 일곱 번째는 ‘좋은 경영 성과를 내는 지배구조가 좋은 기업지배구조’이며 마지막 여덟 번째는 ‘기업통제의 기본 원칙은 권리와 책임의 상응’이다.
저자는 기업에 대한 좌파의 ‘이해관계자론’과 우파의 ‘주주가치론’을 모두 반박한다. 대신 ‘자유주의적 법인실체론’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기업은 주주가 주인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가 주인이고, 사회적 실체로 자연인처럼 자신의 가치를 설정할 수도 바꿔갈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또 기업은 존속해야만 그 의미를 실현할 수 있기에 기업인의 1차적 책무는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기업의 장기 성장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좋은 지배구조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답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대주주 경영 체제든, 가족 경영 체제든 좋은 경영 성과를 내 기업을 존속시킬 수만 있다면 바로 그것이 좋은 기업 지배구조라고 강조한다.
딜던
강창훈 지음/ 일조각/ 1만8000원
30여 년간 은행 딜러로 일했던 저자의 실무적인 경험이 담긴 책이다.
저자는 앞서 구체적 상황과 경험을 통해 시장을 움직이는 요인을 통찰하고자 했다고 전하며, 성공적인 거래와 손실을 본 실패담까지 그가 겪은 일들을 통해 국제금융시장의 커다란 이슈들을 풀어낸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한국의 IMF 사태,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생생한 경험들의 배경이다.
한국 상업은행 최초로 중국 내 은행 간 채권거래 라이선스를 취득한 성과부터, 1997년 해외채권 매각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던 일, 순조롭지 않았던 말레이시아 부실채권 투자금 회수 등 그가 몸소 얻은 교훈을 이야기한다.
저금리와 저성장, 최근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코로나19까지 시장을 강타해 금융 산업이 위태로운 지금, 과거의 극복 경험들을 되살려 앞으로 금융이 무엇을 해야 할지 성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홀로 선 자본주의
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 정승욱 옮김/ 세종/ 2만1000원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연구하는 브랑코 밀라노비치가 쓴 책으로, 자본주의가 진화해온 역사적 흐름을 살펴보면서 자본주의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 어떤 자본주의를 선택해야 하는지 진단하고 전망한다.
공산주의의 몰락 이후 자본주의는 미국 등 서구에서 발전한 자유 성과(능력)주의적 자본주의와, 중국으로 대표되는 국가 주도의 정치, 권위주의적 자본주의로 진행됐다.
저자는 냉전 이후 경쟁자 없이 홀로 선 자본주의는 자본의 편재, 극심해진 불평등 같은 문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말한다. 자본소득의 급증, 집중되는 자본 소유권, 소득과 부의 대물림을 지적하면서 세금·교육·기본소득·복지 등의 과제에 해법을 제시한다. 특히 그는 특정 집단이 자본과 정치권력을 독점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에 대한 견제 장치를 마련하고 그 필요성을 공유하는 것이 홀로 선 자본주의의 건강한 진화 방향이라고 주장한다.
슈퍼펌프드
마이크 아이작 지음/ 박세연 옮김/ 인플루엔셜/ 2만2000원
뉴욕타임스의 IT전문기자 마이크 아이작이 수년간 입수한 비공개 문서들과 전·현 임직원들과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유니콘 우버의 드라마틱한 역사를 책에 담았다.
책 제목인 ‘슈퍼펌프드’는 제2의 아마존을 표방한 우버가 특히 강조한 원칙으로, 역자에 따르면 최고의 열정과 에너지로 가득한 상태를 뜻한다고 한다.
저자는 ‘우버 이야기’가 지난 10년 실리콘밸리의 화두를 건드린다며, 이는 기술 발전이 오랫동안 고착된 노동 시스템을 얼마나 빨리 허물어뜨리고, 얼마나 급격한 사회 변혁을 이끌어내는지, 또 산업 전체를 얼마나 순식간에 뒤집어놓는지 보여준다고 말한다. 우버의 성공 스토리 너머 트래비스 캘러닉이 사임하기까지의 과정을 드러내면서,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와 스타트업의 실태를 고발하고, 무엇보다 우버의 실책을 통해 스타트업에 대한 맹목적인 숭배가 얼마나 큰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경고한다.
해피 매니페스토
헨리 스튜어트 지음/ 강영철 옮김/ 매일경제신문사/ 1만7000원
직원들의 뛰어난 역량을 이끌어내기 위해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경영지침서다. 파이낸셜타임스가 꼽은 ‘영국 최고의 일터’인 교육 회사 해피(Happy)의 CHO이자, 싱커스50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인 헨리 스튜어트가 썼다.
저자는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원칙을 소개하는데, 해피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실행 중인 행복 경영의 사례들을 모아 10대 원칙으로 정리했다. 또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시스템, 인재를 고르고 잘 관리하는 기술,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유연한 관리자가 되는 법까지 100가지 질문과 함께 경영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팬데믹으로 인해 비즈니스 환경이 크게 바뀌고, 일하는 방식의 새로운 표준이 필요한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전통적인 조직문화의 한계를 벗어나 성취감 높은 일터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