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걷기 프로젝트] 월악산 만수계곡 자연학습탐방로, 오롯한 길 따라 흠뻑 젖는 가을 정취
입력 : 2011.04.25 17:23:42
수정 : 2011.08.26 18:03:53
가을바람 좇아 훌쩍 떠난 길엔 시름이 없다. 시선을 멀리하면 붉은 기운에 한껏 물이 올랐다.
고백하건데 10월의 월악산은 중순 이후가 절정이다. 붉은 단풍이 흐드러질 이곳을 일주일 먼저 다녀왔다. 마감일정이 첫 번째 이유요, 기자의 앵글에 절정을 담는 순간 독자들은 이미 절정을 놓칠 수밖에 없는 시기적 상황이 두 번째 이유다.
철따라 옷을 갈아입는 게 비단 월악산만의 특권은 아니지만 이 시기 월악은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가 도드라진다. 우선 월악산국립공원은 행정구역상 제천시, 충주시, 문경시, 단양군에 걸쳐있다. 언뜻 떠올려도 충주호와 수안보온천, 단양 8경이 눈에 선하다. 한반도의 중앙에 자리한 월악산은 가장 높은 봉우리가 제천시 한수면과 덕산면 사이에 솟은 영봉(1097m)이다. 남쪽에는 만수봉(985.2m), 동쪽에 문수봉(1161.5m), 도락산(964.4m) 등이 늘어섰다. 봉우리가 많으니 계곡은 덤이다. 때론 이 덤이 산을 찾는 이유가 된다. 송계, 만수, 용하, 선암, 명전 등의 계곡은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묘한 끌림이 매력적이다.
무리 없이 즐기는 한낮의 휴식
서울에서 출발해 영동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내달리길 두어 시간, 고속도로에선 한 시간마다 스트레칭이 보약이란 말에 휴게소 서너 곳을 들렀지만 어느 곳이나 비슷한 구조가 아쉽다. 주변 풍광은 색을 달리하건만 편의를 위해 새로운 시설이 추가된 휴게소는 개성이 없어 감흥도 없다. 쨍하게 흐르는 트로트 가락을 뒤로하고 597번 지방도에 들어서니 가로수 그늘이 정갈하다. 얽히고설킨 구석없이 쭉 뻗은 도로가 달리고픈 욕구를 자극한다. 그렇게 서울에서 출발한 지 서너 시간 만에 도착한 만수계곡은 도로 옆 샛길이 출발점이다. 내비게이션이 있다면 만수휴게소를 입력하고 찾아가는 게 빠르다. 주차공간이 넉넉해 차를 대기도 편하고, 길 건너 샛길로 들어서면 색다른 자연이 기다린다.
산세가 수려한 월악산에는 20여 종의 포유류, 80여 종의 조류, 7백30여 종의 곤충류가 서식한다. 식물도 500여 종이나 분포돼 있다. 만수계곡 자연학습탐방로는 이러한 월악산의 기운이 고스란히 집약된 곳이다. 간혹 다람쥐, 청설모가 출현해 볼거리를 만들고, 계곡물을 빤히 들여다보면 어른 손가락만한 버들치, 피라미가 힘차게 헤엄친다. 2㎞ 남짓한 탐방로는 계곡을 중심으로 한 바퀴 휘돌아 있다. 경사가 심하지 않아 2시간, 쉬엄쉬엄 돌아도 2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사무실에서 일주일을 보낸 직장인에게 알맞은 산책길이다. 길 곳곳엔 야생화 무리가 한 아름이다. 줄기에 흰 솜털이 촘촘한 솜나물의 흰 꽃이 도드라지고 호랑나비가 갈 길을 멈춘 연보랏빛 백리향은 향이 백 리를 간다. 길이 아닌 곳은 나무로 계단을 놓아 자연과 인공의 모습이 서로 조화롭게 어울린다. 그 위로 뻗은 소나무와 참나무, 단풍나무는 찬바람 맞을 채비가 한창이다. 산자락 아래는 벌써 붉은 기운이 스미고 있다. 누군가와 함께 나선 길이라면 반환점에 해당하는 마의태자교에서 살짝 걸음을 멈추자. 누구랄 것도 없이 카메라 앵글을 맞추는 포인트다. 방문 하루 혹은 이틀 전 월악산국립공원(043-653-3250)에 문의하면 숲 해설가의 자연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탐방로를 돌아 나오면 살짝 몸에 땀이 흘러 상쾌하다. 597번 지방도를 타고 20여 분, 수안보온천의 맑은 물이 산책의 마침표다. 수안보온천은 <고려사>의 현종 9년에 ‘유온천(有溫泉)’이란 기록이 있어 약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1885년 노천식 욕조가 설치되며 근대식 온천이 됐고, 1929년 온천공 굴착으로 숙박시설이 들어서며 현대식 온천으로 거듭났다. 지하 250~700m에서 솟아오른 물의 온도는 섭씨 53도. 산도 8.3의 약알칼리성으로 물의 성질이 부드럽다. 현재 충주시청이 관리하는 초대형 온천수 탱크에서 물을 공급받는 온천욕장은 호텔부터 사우나까지 20여 개에 이른다. 숙박을 원한다면 수안보온천 일대가 선택의 폭이 넓다.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 홈페이지(www.suanbo.or.kr)에서 관광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소니 알파 NEX-5
세계 최경량, 최소형 렌즈교환식 카메라. Full HD 1080i Mpeg4 동영상을 탑재했다. 1초당 7fps 초고속 연사촬영이 가능하다. 렌즈교환식 카메라 최초로 스왑 파노라마 기능이 있어 야외 촬영 시 풍경을 담는 시야가 넓어졌다. APS-C Type, DSLR 이미지센서 크기 그대로 선명한 사진을 구현한다.
[안재형 기자 ssalo@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