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나하지 않으면서 요리의 풍미를 더하는 사케. 상황별 사케 궁합이 다채롭다.
어느 틈에 술집들이 모여 있는 번화가를 이자카야가 점령(?)했다. 깔끔한 일식에 대한 선호가 늘면서 이러한 열풍은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 술꾼들의 잔에 자연스럽게 사케가 채워지고 있다. 사케는 계절, 날씨, 안주의 종류에 따라 따뜻하게 또는 차갑게 즐길 수 있는 변화무쌍한 술이다. 다양한 조합 덕분에 늘 새로운 술을 맛볼 수 있다. 숙취 또한 부담스럽지 않다. 그러나 다른 술을 섞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주의해야 한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일식당 아카사카의 황성남 캡틴은 사케의 인기를 이렇게 추정한다.
“일본의 '고사기(古事記)'에 의하면 백제인이 누룩으로 술 만드는 방법을 가르쳤고, 일본의 주신이 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 술이 일본 사케의 원류라고 볼 때 사케는 우리의 청아한 전통술인 청주와 무관한 사이가 아닙니다. 많은 이들이 거부감 없이 사케를 즐기게 된 정서적 배경이라고 할까요.”
그렇다면 사케를 즐겁게 즐기기 위한 방법이 따로 있지 않을까? 우선 사케의 종류와 명칭을 알고 마시면 깊은 맛이 더욱 부드럽다. 예를 들어 ‘쥰마이’는 도정률 70% 이하인 백미로 만든 고급 청주. 백미, 쌀누룩, 물로만 제조하며 양조 알코올을 첨가하지 않았음에도 은은한 향미가 있다. 사케의 적정 음용 온도도 중요하다. 차가운 사케는 5~10도, 더운 술은 일반적으로 사람의 체온보다 조금 더 높은 45도가 가장 맛이 좋다. 보통 술을 뜨겁게 데워먹는 ‘아쯔깡’은 55도를 넘는 상태를 말하는데, 지나치게 데우면 향과 맛이 모두 떨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For 비즈니스1. 핫까이산 긴죠제조사 핫까이주조(니이가타)
특징 특A 지구의 최고 품질의 쌀인 ‘야마다니시키’를 45%까지 정미했다. 핫까이산의 연수와 저온 발효기법으로 빚어내어 맛과 향이 뛰어나다.
추천 이 술은 니이가타 지방에서조차 수량이 부족할 정도인 기품 있는 청주다. 비즈니스 술자리에 선보이기에 이보다 좋은 술이 없다.
For 데이트2. 기린잔 다이긴죠제조사 기린잔주조(니이가타)
특징 병의 외형이 아름답고 멋스러울 뿐만 아니라 목 넘김이 부드러운 명품 사케.
추천 맛이 부드럽고 병 또한 예뻐, 멋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좋은 술. 차게 마셔야 더 맛있다.
For 회식3. 쥰마이다이긴죠 제조사 월계관주식회사(교토)
특징 쌀의 정백도가 50% 이상이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숙성한 청주 중에서 으뜸이다. 프리미엄급 수입 청주 중에서 한국인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술.
추천 많은 인원이 마시기에 가격이 비싸지 않고 품질이 좋다. 차게 또는 상온에서 마실 것.
For 사케 초보자4. 마로야까 쥰마이 (300㎖) 제조사 월계관주식회사(교토)
특징 양조 알코올을 전혀 섞지 않고 백미와 누룩으로만 빚는 순수 전통 주조 방법으로 양조된 순미주. 약간 강한 느낌의 맛과 함께 순미주 특유의 쌀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추천 초보자라면 쌀로 빚은 사케부터 시작해보자. 알코올 도수(14°)가 사케 중에서 가장 낮다.
For 사케 마니아5. 백학 다이긴조 500㎖ 제조사 백학주조
특징 엄선된 원료에 정성을 더한 깊은 맛과 고급스럽고 화려한 향이 특징이다. 특히 쓴맛과 단맛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조화가 강점이다.
추천 도정률 50% 이상의 백미를 사용한 상등품. 투명한 색채와 고유의 향미가 사케 본연의 맛과 멋을 드러낸다.
For 봄&여름6. 마노즈루 쥰마이 긴죠 (500㎖) 제조사 오바다주조(니이가타)
특징 니이가타 사도지마 지방의 명주. 주조 최적미를 45% 정미해 깨끗한 사도지마 암반용출수로 주조한 제품이다. 알코올 도수 17도의 깊고 농후한 기품 있는 맛이 매력이다.
추천 여름에는 차가운 술의 수요가 많은데, 병의 외형부터 시원한 느낌을 주는 사케가 필요하다.
For 가을&겨울7. 미노가와 쥰마이 긴죠 료오깐 (720㎖) 제조사 오바다주조(니이가타)
특징 쥰마이 긴죠 료오깐은 상쾌한 향이 나며 부드럽고 깊이 있는 맛으로 요리의 맛을 더해준다. 따뜻하게 즐기면 쥰마이급 특유의 향과 드라이한 맛이 어우러져 색다른 느낌이 든다. 10~30도의 상온이나 38~43도의 약간 따뜻한 느낌이 있게 마시면 좋다.
추천 겨울에는 뜨겁게 즐기는 사케와 히레사케(복어 지느러미를 넣은 술)의 수요가 많다.
[김선아 스타일칼럼니스트 modori_@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