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과 풍요로움, 우리네 인정이 가득 담긴 남도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비금도로 향하자.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이 아닌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남도음식 전문점 비금도다.
넓고 기름진 평야와 바다를 끼고 있어 음식문화가 발달한 전라도 지방. 호남평야와 나주평야의 풍부한 곡물과 청정해역의 해산물, 산악지대에서 나는 나물 등 천혜의 자연 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식자재를 갖추었다. 예부터 부유한 양반들이 많이 살았던 남도는 상차림이 풍성하고, 음식을 만드는 정성이 남달라 기본반찬 수가 많고 호사스러운 것이 특징으로 그야말로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다. 전라도 상차림을 처음 접하는 외지 사람들이 그 풍성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식의 백미 남도음식
전라도는 남해와 서해가 접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특이한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이 많으며, 젓갈의 종류가 다양하고 고추장의 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맵고 짠 자극적인 맛이 도드라지고, 고춧가루와 젓갈 등의 양념을 많이 사용해 저장성이 뛰어난 것 역시 남도음식의 특징. 풍요로운 재료와 남도 특유의 손맛, 여기에 지역 인심이 더해져 남도음식은 한국 맛의 백미로 꼽힌다.
최근 맛 기행을 떠나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전라남도는 국내 여행 시장의 새로운 인기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행사들도 남도 먹을거리를 찾아 떠나는 상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순천, 해남, 보성, 완도 등과 함께 맛 기행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이 비금도다. 큰 새가 날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전라남도 신안군에 위치한다.
서쪽 땅 끝 목포에서 1시간 반 정도 배를 타고 가면 소금과 시금치로 유명한 섬이 있다. 비금도다. 서울에 위치한 수많은 남도음식점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한민국 땅 끝까지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아쉬움을 달래주면서 맛깔스러운 남도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서울 논현동 도산공원 건너편에 위치한 비금도는 세꼬시를 자랑하는 남도음식점. 대표적인 남도음식인 홍어 삼합과 육전, 목포·무안 산낙지탕 등과 매일 현지에서 올라오는 세꼬시회를 함께 선보인다.
비금도의 자랑은 깻잎과 묵은지, 다시마, 울릉도 명의를 세꼬시와 싸먹는 쌈모리. 초고추장이나 쌈장을 곁들여 먹는 것이 아니라 쌈모리에 갈치속젓을 넣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상추나 깻잎에 쌈을 싸먹는 것이 아니라 간장에 절여 간을 한 쌈모리와 세꼬시를 함께 먹는 것이 진짜 전라도 식.
서울에서 만나는 남도음식
“세꼬시는 배 위에서 갓 잡은 생선을 뼈째 썰어 회로 먹던 것에서 유래된 거죠. 세꼬시를 싸구려 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비금도는 그런 통념을 깨고 고급스럽게 만들었습니다. 함께 곁들여 먹는 쌈부터 차별화했어요. 독특한 쌈모리의 맛을 잊지 못하고 비금도를 찾는 분들도 많아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전라도 출신 부모님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남도음식을 즐겨 먹었다는 기영희 사장의 말이다.
“남도음식이라 하면 흔히 홍어 삼합이나 육전 정도만 떠올리는데 식자재가 풍부한 전라도 지방에서는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어요. 봄에는 도다리와 주꾸미, 여름에는 민어와 세발낙지, 겨울에는 대개나 굴, 대하 같은 해산물이 좋아요. 가을에는 꼬막이나 새조개가 맛있고요. 전어회나 전어구이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입니다.” 기 사장이 추천하는 메뉴는 세꼬시와 각종 계절 해산물 요리, 삼합과 산낙지, 전 등이 나오는 비금도 정식. 부담되지 않는 가격대로 남도를 대표하는 각종 메뉴와 신선한 계절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문의 02-516-8228 영업시간 오전11시~오후 11시(일요일 휴무)
[신경미 기자 lalala-km@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