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의 성공 여부는 글로벌 기준을 갖고 있는지,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글로벌 기업은 전 세계 경영현장을 보편적인 개념과 기준에 따라 경영해야 하며, 각기 상이한 특수성과 다양성을 수용해야 한다. 간단히 말해 글로벌 경영의 조건은 글로벌리티(Globality)와 로컬리티(Locality)의 조화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글로벌 기업이 나라와 지역에 따라 각기 상이한 개념과 기준을 적용한다면 효율적인 경영은 불가능하다.
글로벌하게 적용할 수 있는 원칙과 기준, 기법, 개념, 용어 등 이른바 글로벌 경영언어는 쉽게 각국의 자연언어로 번역될 수 있다. 만약 한국에서만 사용되는 독특한 로컬 경영언어가 있다면 이를 다른 나라 말로 번역하기도 어렵고, 한다고 해도 의미 전달이 쉽지 않을 것이다. 선진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선진 경영언어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글로벌 기업의 또 다른 성공조건은 다양성의 수용 여부다. 로마제국을 천 년 이상 지속시킨 원동력은 ‘온정적 제국주의’ 정신이다. 속국의 전통과 특성을 수용하는 개방성이 로마제국 발전에 기틀이 됐다.
글로벌 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선 국가나 지역에 따른 차이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르다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모든 구성원들이 한 가지 기준이나 방법에 무비판적으로 매여 있는 조직은 발전할 수 없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각국 인재들과 조직의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을 때 창의적인 조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 글로벌 경영의 수행 주체는 글로벌 인재다. 글로벌 인재 수용에는 많은 인프라가 필요하다. 한 국가가 글로벌화 되어 있는지는 그 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 가서, 혹 다른 나라 사람들이 그 나라에 와서 불편함 없이 살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글로벌 기업의 수준도 다르지 않다.
‘글로벌 MBA’ 등에서도 글로벌 경영이 화두가 되곤 한다. 한국에서 교육을 받으려는 외국 학생들은 한국 특유의 지식을 습득해 전문가로 성장하고자 한다. 마찬가지로 외국 교수들을 유치하려면 한국의 특성에 관한 연구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한국의 교육 프로그램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글로벌 수준의 교육과 한국 특유의 문제, 한국적 가치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으로 통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글로벌 기업은 전 세계 사업장에서 공통의 경영언어를 사용하고, 모든 조직을 하나의 경영 정보망으로 묶고, 모든 사람들을 하나의 조직 구성원으로 다루는 ‘하나의 기업(One Firm)’이 돼야 한다. 로컬 기업에 비해 글로벌 기업의 비교우위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하고 창의적인 인적자원과 경영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한 나라 사람들이 한 나라 말만을 사용하며, 한 나라에 거점을 두고 경영활동을 하는 로컬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의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는 어렵다.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선 매우 고통스러운 변화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어떤 기업도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