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0년
이언 골딘, 로버트 머가 지금/ 추서현 외 옮김/ 동아시아/ 3만2000원
지도는 우리가 폭넓은 통찰과 이해를 향해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여러 도구 중 하나다. 인간은 기원전부터 지도를 통해 세상을 이해했다. 2세기 무렵 프톨레마이오스는 드넓은 세계를 지도 몇 장으로 포착해냈다. 수 세기 동안 항해사들은 별자리와 행성의 위치를 파악하고, 풍향을 관찰하며, 나침반을 해석하는 등 여러 방법을 이용해 목적지로 가는 길을 찾아냈다. 이런 모든 정보는 지도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국 옥스퍼드대 이언 골딘 교수와 안보전문가이자 정치학자인 로버트 머가가 공동으로 집필한 <앞으로 100년>은 100여 장의 지도를 통해 현재의 세계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앞으로 펼쳐질 세계를 예상한 책이다. 저자들은 세계화, 불평등, 신기술 등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적인 앵글로 분석해 내놓는다. 그 미래는 희망과 절망이 절반쯤 뒤섞여있다.
코로나19가 창궐해 지구를 뒤덮고 있는 현재의 풍경은 암울하다. 바이러스는 사람뿐 아니라 정치와 경제까지 감염시켰다. 지난 40년간 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구축된 공급망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코로나 발생 수개월 만에 미국 기업 공급망 중 75%는 훼손됐다. 미국뿐 아니다. 우리나라, 중국, 유럽국가 기업들이 공급 차질 탓에 생산력이 떨어지고, 인플레이션 기세가 심상찮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했던 중국이 멈춰 섰고, 제조업의 또 다른 축인 동남아시아 공장들이 코로나로 문을 닫으면서다.
이 같은 위기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돼 있었다. 세계화가 급격히 전개되면서 선진국의 생산 시설이 중국이나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 밀집했기 때문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억만장자 2150명이 세계 인구의 60%보다 더 많은 부를 소유하게 됐다. 그중에서도 고작 42명이 지구의 극빈층 37억 명보다 더 많은 재산을 소유한다. 수명, 식량 접근권과 범죄 노출률 등 여러 영역에서도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
책은 이 밖에도 기후 위기, 도시화, 기술, 폭력, 인구, 식량, 교육 등과 관련된 다양한 지도를 제시하며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짚는다.
물론 비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삶의 질은 전폭적으로 개선됐다. 평균 기대수명은 지난 50년간 20년이나 증가했다. 과거 이만큼 기대수명이 증가하는 데에는 석기시대부터 20세기 중반까지의 시간이 필요했다.
저자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인류는 극단적 불평등과 감염병 발생부터 정치적 극단주의, 프라이버시를 위협하는 감시, 격렬한 폭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위협에 처해 있다”며 “각각의 위험은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그 때문에 어렵더라도 이 모든 문제를 동시에 다루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측의 역사
마틴 반 크레벨드 지음/ 김하현 옮김/ 현암사/ 1만8000원
미래를 예측하고 그에 대비하는 일은 오래전부터 개인이나 집단, 국가 차원에서 중요한 일이었다.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 역사학 교수인 마틴 반 크레벨드는 전쟁사와 전략에 대한 세계 최고 전문가로, 미래를 예측하는 기법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 책에서 그는 인간이 미래를 보기 위해 어떤 방법들을 동원했는지, 그 뒤에 어떤 추론 과정이 있었는지 살펴본다.
고대 샤머니즘부터 예언, 해몽, 심령술, 점성술, 트렌드 분석, 모델링, 전쟁 게임 등의 방법들은 인간들의 사고와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 방법들은 고안하고 활용한 사회가 반영되어 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했는데, 서로에게서 파생되고 여러 문화를 오가기도 했다. 저자는 이를 역사적 접근법에 따라 추적해보며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보고, 예측이 왜 어려울 수밖에 없는지, 불확실성이 사라진다면 세계는 어떻게 변할지도 생각해본다.
다모다란의 투자 전략 바이블
애스워드 다모다란 지음/ 이건, 홍진채 옮김/ 에프엔미디어/ 2만8000원
애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교수가 일반 투자자들을 위해 정리한 투자 전략 가이드다. 저PER주부터 고배당주, 성장주, 역발상, 모멘텀 투자 등 우리가 주식 투자의 정석이라 여기는 13가지 투자 전략들을 분석한다.
저자는 모든 투자 전략에는 강점과 약점이 있으므로, 전략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각각 어떤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전략에 담긴 용어들의 의미를 어렵지 않게 설명해주면서, 투자 전략을 권유받을 때 왜 그럴듯하게 들리는지, 투자 전략들이 실패한 다양한 사례와 함께 공유한다. 각 전략을 따른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검증하고, 문제점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 방법도 모색해본다. 어떤 투자 방법이든 질문을 던져가면서 이해하는 노력을 통해 올바른 판단 기준, 나에게 맞는 전략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을 주는 책이다.
인생을 바꾸는 100세 달력
이제경 지음/ 일상이상/ 1만6000원
100세경영연구원의 이제경 원장이 100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골드인생 2.0’을 제시한다. ‘일, 돈, 건강, 가족 및 인간관계, 사회책임’ 5가지를 중심으로 한 골드인생 2.0은 건강한 체력과 정신으로 노후에도 경제활동이나 취미를 즐기면서, 자신과 가족의 행복, 나아가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개인의 사회책임(ISR)을 실천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그가 이전 저서에서 소개한 ‘골드인생 1.0’이 80세 시대에 맞춰졌다면, ‘골드인생 2.0’은 이를 보완한 개념이다. 특히 100세 시대에는 80대까지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세 번 은퇴하기’를 제안한다. 근로소득에서 탈피해 사업소득과 자산소득을 올리고, 비재무적인 사회가치소득도 올리라고 권한다. 또 가치 있는 삶의 측면에서, 가족·직장·지역·국가·글로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개인의 사회책임을 실천하고 행복한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적소적재
유규창, 이혜정 지음/ 플랜비디자인/ 1만6500원
인사관리 접근법은 어디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적재적소 접근법’과 ‘적소적재 접근법’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적재적소 접근법은 속인주의 인사관리라고도 한다. 적합한 사람을 찾은 다음 어디에 쓸지 결정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적소적재 접근법은 직무주의 인사관리로, 필요한 일에 맞는 사람을 찾는다. 속인주의는 연고주의와도 관련이 깊다. 일보다 사람을 먼저 고려하기 때문에 출신 지역이나 학벌 같은 연고를 통해 인사관리를 하게 된다.
인적관리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들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 이런 속인주의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며, 인사관리 방법을 바꾸지 않고서는 조직이 개선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제는 전문성을 가진 인재들에 의한 자발적인 선도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책에서는 직무주의를 현장에 도입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사례들을 다루고, 직무주의가 뿌리 내릴 수 있게끔 하는 데 해결해야 할 과제 등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