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EQE’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준대형 전기 세단이다. 2021년 국내 출시된 ‘더 뉴 EQS’에 이어 벤츠의 대형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 EVA2를 기반으로 개발된 두 번째 차종이다. 이 차에 대한 벤츠의 기대는 요하네스 벤츠 코리아 마케팅 및 디지털 비즈니스 부문 총괄 부사장의 말에서 가늠할 수 있다.
그는 “벤츠 코리아는 더 뉴 EQE의 출시로 콤팩트부터 대형 세그먼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 걸쳐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며 “더 뉴 EQE는 다양한 최신 기술과 편의 사양들을 탑재해 국내 럭셔리 비즈니스 전기 세단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 뉴 EQE의 외관은 낮고 슬림한 전면부, 쿠페형 실루엣을 갖춘 측면부, 날렵한 리어 스포일러가 도드라지는 후면부로 구성됐다. 표면 처리를 넓게 하고 이음새를 최대한 줄인 심리스 디자인(Seamless Design)으로 벤츠의 디자인 철학인 ‘감각적 순수미(Sensual Purity)’를 구현했다. 휠베이스가 3120㎜나 돼 실내공간은 비교적 넉넉하다. 10세대 ‘E-클래스’와 비교하면 휠베이스가 180㎜나 길어졌고 앞좌석 숄더룸과 실내는 각각 27㎜, 80㎜ 늘었다.
더 뉴 EQE 라인업 중 국내 시장에 먼저 소개된 ‘EQE 350+’는 실내에 12.3인치의 계기반과 세로형 12.8인치 OLED 터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간결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최신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는데, 특히 ‘제로-레이어(Zero-Layer)’ 기능은 사용자의 설정이나 음성 명령 없이도 상황에 따라 중요한 기능을 화면에 배치해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전기차에 특화된 ‘일렉트릭 인텔리전스 내비게이션’도 볼거리. 지형, 주변 온도, 속도, 냉난방 상황 등을 고려해 주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계산하고 최적의 경로를 안내한다. 경로에 따라 운전자가 선호하는 충전소를 추가하거나 제외할 수도 있다. 대형 헤파(HEPA) 필터가 포함된 공기 청정 패키지도 기본 적용됐다. 미세먼지, 꽃가루 등 외부오염 물질을 효과적으로 걸러 주는 동시에 활성탄 코팅을 통해 내부 악취를 중화,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한다.
88.89㎾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된 더 뉴 EQE 350+는 국내 인증 기준 1회 완충 시 최대 471㎞의 주행이 가능하다. 벤츠가 자체 개발한 배터리 관리 소프트웨어는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가격은 1억160만원이다.
스웨덴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첫 SUV ‘폴스타3’를 공개했다. 이 차, 국내 시장엔 2023년 출시가 예고됐지만 관심이 뜨겁다. 그건 온전히 ‘폴스타2’의 인기 덕분인데, 지난해 12월 국내 시장에 진출한 폴스타는 올 1월부터 9월까지 ‘폴스타2’ 단 하나의 모델만으로 BMW에 이어 승용 전기차 부문 판매량 2위(2195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에 올랐다.
과연 이 신생 전기차 브랜드의 첫 SUV는 어떤 차량일지 호기심이 몰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대표적인 성능부터 나열하면 600㎞대 주행거리와 500마력의 출력을 갖춘 대형 SUV다. “폴스타3는 스칸디나비아 고유의 디자인과 탁월한 주행성을 통해 운전자의 감각을 자극합니다. 제조과정에서 탄소발자국 제어도 한 단계 발전시켰고, 생산거점도 미국으로 확대했습니다. 빠른 성장을 이어가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돼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토마스 잉엔라트 폴스타 CEO가 밝힌 소감 중 한 대목이다. 짧은 인사말이지만 북미지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시장 진출 등 브랜드의 방향성을 내포하고 있다. 폴스타3는 테슬라의 ‘모델3’가 아닌 글로벌 고성능 SU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포르쉐 ‘카이엔’을 겨냥했다. 그만큼 성능 면에서 자신 있다는 방증이다.
우선 SUV 고유의 특징이 묻어나는 외관은 에어로 다이내믹을 극대화한 새로운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낮은 전고(1627㎜)와 지상고(211㎜)를 더해 대형 SUV 중 최고 수준인 0.29 Cd의 공기저항계수를 기록했다. 실내는 스칸디나비안 미니멀리즘을 극대화했다. 한눈에 봐도 간결하다. 바이오 속성의 마이크로테크(MicroTech), 엄격한 동물 복지 인증을 받은 가죽 소재와 울 소재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폴스타3는 엔비디아 드라이브(NVIDIA DRIVE) 코어 컴퓨터가 장착된 폴스타의 첫 모델이다. 인공지능 두뇌(AI brain) 역할을 하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자동차 플랫폼은 폴스타3에 탑재된 수많은 센서와 카메라에 수집된 데이터를 처리해 안전한 운행을 돕는다.
볼보의 고성능 브랜드였던 태생적 DNA를 활용해 차세대 첨단 능동·수동형 안전 기술도 대거 적용했다. 일례로 ‘실내 레이더 센서’는 차량 내에서의 미세한 움직임을 밀리미터 단위로 감지해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방치되는 걸 차단한다. 열사병이나 저체온증을 방지하기 위해 실내 온도 조절 시스템과도 연결돼있다. 첨단 안전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5개의 레이더 모듈과 5개의 외부 카메라, 12개의 외부 초음파 센서도 장착됐다.
폴스타3에 처음 탑재된 ‘스마트아이’는 2개의 카메라로 운전자의 눈을 살펴 졸음이나 주의산만 등의 행동에 메시지나 경고음, 비상 정지 기능까지 지원한다. 듀얼모터 파워트레인은 출력은 총 489마력. 111㎾h 배터리 팩을 탑재해 WLTP(국제표준시험방식) 기준 주행 가능 거리가 최대 610㎞나 된다. 폴스타3 롱레인지 듀얼모터의 가격은 8만9900유로(약 1억2500만원)다.
국내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폭스바겐의 전동화 첨병은 세단이 아니라 SUV다. ‘ID.4’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가 기반이 된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SUV 모델이자 점차 대형화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 오랜만에 등장한 소형 SUV이기도 하다.
82㎾h의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한 ID.4는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가 복합 405㎞(도심 426㎞, 고속 379㎞)에 이른다. 최대 충전 용량 135㎾의 급속 충전과 11㎾의 완속 충전 시스템을 모두 지원하고 급속 충전 시 약 36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50~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작고 가볍게 설계된 전기모터 구동 시스템은 최고속도 160㎞/h, 제로백 8.5초의 성능을 발휘한다.
ID.4는 단 두 가지 주행모드만을 갖추고 있다. D(드라이브) 또는 B(브레이크)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D모드에선 주행 중 전기 모터가 자유롭게 작동한다. 운전자가 액셀러레이터를 놓을 경우 타력 주행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에너지 회생 제동 기능이 활성화된다. B모드에선 더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에너지 회생 제동이 가능하다.
미래지향적인 외관 디자인이 세련된 첫인상을 남긴다면 짧은 오버행과 2765㎜의 긴 휠베이스 덕분에 꾸려진 실내공간은 소형 SUV라 하기엔 비교적 넓고 편안하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543ℓ. 뒷좌석 시트를 접으면 1575ℓ까지 늘어난다.
ID.4에는 폭스바겐의 최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IQ.드라이브’가 기본 탑재됐다. 주행 중 운전자가 일정 시간 반응이 없을 시 주행을 멈추고 위급상황을 알리는 ‘이머전시 어시스트’ 기능도 새롭게 추가됐다. 이 외에도 앞차와의 거리를 고려해 속도와 차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트래블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인 어시스트’ ‘사이드 어시스트’ ‘후방 트래픽 경고시스템’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시스템’ ‘전방추돌경고 프런트 어시스트 및 긴급제동 시스템(보행자 및 사이클리스트 모니터링)’ 등이 적용됐다. 가격은 5490만원, 국비 보조금은 651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h에 이르는 시간이 단 3.5초라니. 트랙을 달리는 레이싱카 얘기가 아니다. 최근 기아가 출시한 ‘The Kia EV6 GT(이하 EV6 GT)’의 대표적인 성능 중 하나다. EV6 GT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EV6의 고성능 버전이다.
EV6와 비교하면 성능을 대폭 높인 모터와 고출력 배터리를 조합해 역대 최고 수준의 동력성능을 확보했다. 사륜구동 단일 트림으로 출시됐는데, 최고출력 270㎾·최대토크 390Nm의 후륜모터와 최고출력 160㎾·최대토크 350Nm의 전륜 모터를 합산해 총 430㎾(585마력)의 최고출력과 740Nm(75.5㎏·m)의 최대토크를 갖췄다.
물론 3.5초의 제로백은 내연기관과 비교하면 살짝 논란의 여지가 있다. 전기차는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즉시 최대 속도를 향해 전진한다. 변속도 필요 없다. 하지만 내연기관은 그럴 수 없다. 속도를 높이려면 변속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내로라하는 슈퍼카의 제로백도 3~5초를 넘나든다.
태생적 한계가 없는 전기차 입장에선 3.5초의 제로백이 그리 특별한 게 아닐 수도 있다. 실제로 경쟁 모델 중인 3초대 제로백을 지닌 전기차가 여럿이다. 그럼에도 ‘역사상 가장 빠른 국산차’란 타이틀이 싫지 않은 건 빠르게 달리고픈 소비자의 욕구를 간파한 국산 전기차의 기술적 진보 덕분이다.
가격은 7200만원이다. 분당 2만1000번까지 회전하는 고성능 전기 모터를 장착한 EV6 GT는 당연히 EV6보다 비싸다. 물론 보조금도 다르다. 그럼에도 시선을 거둘 수 없는 건 폭발적인 가속력과 다양한 성능 때문이다.
EV6 GT는 전용 주행모드를 탑재했다. 주행 시 자동으로 모터, 브레이크, 스티어링, 댐퍼, 전자식 차동 제한장치(e-LSD) 등을 최적화하는 ‘GT 모드’는 현대차그룹 차량 중 처음으로 회생제동 사용을 극대화하는 RBM(Regenerative Braking Maximization) 기능이 적용됐다. 기아 차량 중에선 처음으로 ‘드리프트(drift) 모드’도 적용됐다. 쉽게 말해 영화 속에서나 보던 드리프트 주행이 가능하다.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6호 (2022년 1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