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왜 돈 안 되는 AI 연구들을 지원할까… ‘사회를 바꾸는 인공지능’ 개발에 전력투구, 궁극적으로는 비즈니스 모델 발굴까지 병행
신현규 기자
입력 : 2020.03.03 15:45:20
수정 : 2020.03.04 10:35:26
사례#1. 전 세계 열병합 발전소에서는 수많은 오염물질이 배출되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재정여유가 있는 자치단체에서는 발전소에 센서를 달아서 오염물질이 많이 나오면 자동경보를 울려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돈이 없는 곳들은 이런 시스템을 살 수 없는 상황. 그래서 구글은 ‘왓타임(WattTime)’이라는 민간단체와 함께 발전소에서 나오는 연기를 위성사진으로 읽을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어 오픈소스 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무료이기 때문에 돈이 없는 지자체에서도 열병합 발전소에서 오염물질이 많이 나오면 자동경보를 울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사례#2. 이성관계, 우울증, 왕따 등 다양한 고민상담 문자메시지를 받고 있는 북미의 자원봉사기관 ‘크라이시스 텍스트 라인’. 고민을 문자로 남기는 사람들과 자원봉사를 하는 상담사들을 연결하는 일종의 비영리 플랫폼이다. 그러나 상담사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때때로 고민상담 문자가 쇄도하는 시기에는 대기시간이 늘어나는 문제를 겪었다. 구글은 이 단체에 자금과 자연어처리 인공지능 기술을 공급함으로써 대기시간을 줄이는 일을 하고 있다.
구글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지난 2월 13일(현지시간) 본지를 포함한 기자 일부와 실리콘밸리 IT 기업 엔지니어, 구글 관계자, 그리고 비영리단체들을 모아놓고 ‘인공지능’과 관련된 이벤트를 개최했다. 위 사례들은 여기서 발표된 인공지능 프로젝트들 중 일부만 소개한 것이다. 얼핏 보면 돈이 결코 되지 않는 일들이다. 구글 역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차원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를 지켜본 기자의 눈에는 이런 비영리 프로젝트들이 결코 구글이라는 기업의 장기적 수익성과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절대 용납되지 않을, 회사의 단기수익성과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젝트들. 대체 왜 구글은 이런 일들을 하고 있는지를 자세히 파헤쳐 봤다.
▶어떤 프로젝트들이 나왔길래
구글이 설립한 자선단체 ‘Google.org’는 2018년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로 각종 공익사업들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 프로그램을 공모했고, 전 세계 119개국에서 2602건의 제안을 받아 심사한 뒤 20건을 선정해 2500만달러의 현금과 150명 이상의 전문가들을 붙여 주었다. 이날 이벤트는 바로 이 단체가 9개월 동안 20개의 자선단체들과 함께 진행한 결과물들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위에서 예를 든 두 사례를 포함해 흥미로운 인공지능 활용사례들이 전시됐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레바논에 있는 베이루트 아메리칸유니버시티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농부들 입장에서 농작물을 키우는 데 가장 큰 문제가 물대기(관개)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농작물에 필요한 물의 양이 정해져 있는데 때로는 강수량이 부족해서, 때로는 농작물이 너무 잘 자라서 물이 부족한 경우가 생긴 것. 이 대학교의 컴퓨터공학과 교수인 파티마 아부 살렘 등 4명의 교수진들은 위성사진을 통해 공개되어 있는 날씨, 온도 등의 데이터와 농부들이 키우고 있는 농작물 데이터 등을 인공지능으로 학습시켜서 외부에서 얼마나 물을 끌어와야 하는지를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인도 비영리단체인 ‘와드와니AI’도 이와 비슷하게 작물의 병충해 사진들을 인공지능으로 학습시켜 농산물의 양을 늘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스마트폰 데이터를 활용해 우림지역의 불법벌채 등을 예방하는 인공지능 활용사례를 내놓은 자선단체 ‘레인포리스트 커넥션’도 있었다. ‘국경 없는 의사회’는 감염 부위를 찍은 사진으로 의료 서비스가 열악한 지역에서 박테리아 감염자에게 적절한 항생제 처방이 이뤄지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인도네시아의 ‘그링고재단’은 이미지를 읽어내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플라스틱 재활용을 높이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구글이 제공하는 위성사진 이미지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데이터 들을 활용해 사회적 공익사업을 진행했다는 특징이 있다.
이밖에도 구글이 갖고 있는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을 활용해 공익사업을 진행한 비영리단체들도 있었다. 호주의 ‘이스턴헬스’라는 곳은 자살을 시도한 이들을 위해 출동한 응급차에서 얻은 의료기록 데이터들을 분석해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각종 정책들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영국의 팩트체크 기관인 ‘풀팩트’는 사실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인공지능으로 모아서 인터넷 상에 떠돌아다니는 어떤 콘텐츠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브라질의 비영리기관 ‘핸드토크’는 포르투갈어를 수화로 바꾸어 주는 인공지능을 구글과 공동으로 개발해 맹인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고 있다. 스위스의 ‘휴리독스’는 구글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을 활용해 인권변호사들이 더 빨리 더 광범위한 판례와 자료들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밖에 인공지능을 이용해 저소득층 학생들의 글쓰기를 감수하고 더 좋은 글쓰기 방향을 제시하는 ‘퀼.org’, 인공지능으로 유럽에서 난민들에게 보유한 기술에 따라 적절한 직업을 추천해주는 ‘스킬랩 B.V’ 등이 있었다.
▶인공지능 기술의 이미지 제고
구글은 왜 이런 자선단체 활동에 인공지능을 지원하는 것일까. 일단 가장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유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자선활동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보통 기업들처럼 자선활동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다. 그런데, 구글은 이런 자선활동을 통해 인공지능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마치 애플에게 있어서 ‘스마트폰’이 최고의 상품인 것처럼, 구글에 있어서 ‘인공지능’은 핵심경쟁력이다. 그러나 ‘스마트폰’과는 달리 ‘인공지능’은 대중의 공포감뿐만 아니라 사생활 보호 등에 있어서 각종 규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위해 사회적 문제해결에 인공지능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Google.org의 임팩트 프로젝트 헤드인 브리짓 호이어 고세링크는 이날 발표를 통해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첫 번째 이유는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더 많이 생각하고,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와 두려움을 줄이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추상적인 대화를 하기보다는 실제로 사회적 선(Social Good)을 위해 인공지능을 사용해 보고, 그걸 통해서 과연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인공지능으로 무엇이 가능한지를 실험해 보자는 의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에서 구글 서치 엔진 엔지니어링을 담당하고 있는 요시 마티아스 구글 상무(VP)는 하나의 사례를 소개했다. 인도 지역에는 매년 홍수로 6000명 정도가 위험에 빠진다. 그런데 이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 가장 유용한 수단은 ‘사전경보’였다. 마티아스 상무 팀은 특정한 지역의 지형도와 함께, 해당 지역보다 상류에 있는 곳에서 사람들이 검색하는 데이터들을 인공지능으로 학습시켰다.
예를 들어 A라는 지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홍수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그보다 상류에 있는 B라는 지역 사람들이 ‘홍수 대피’ 등의 검색들을 많이 하는지를 학습시킨 것이다. 그 결과 홍수 예측에 있어서 90%가량 정확한 경보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다. 지금까지 구글은 약 100만 건 이상의 홍수 경보를 인도 지역에 보내고 있다. 마티아스 상무는 “약 2년 반 전에는 홍수예방을 인공지능으로 할 수 있냐고 물으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느리긴 해도 ‘할 수 있다’라고 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의 두뇌와 최고의 인사이트, 데이터들을 모은다
이처럼 구글의 ‘돈 안 되는’ 인공지능 사회공헌 프로젝트는 구글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그뿐만은 아니다. 결국 인공지능에 대한 이미지 제고는 구글에 최고의 인재들과 최고의 자원들이 모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는 한 참석자는 현장에서 기자를 만나 “사회적으로 올바른 일을 해야 한다는 의식을 가진 이들에게 구글이 지원하는 프로젝트들은 흥미로운 관심거리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구글이 지원하고 있는 자선단체들이 NGO라고 하여 비효율적으로 운영된다거나, 기술적으로 뒤처져 있는 것이 절대 아니라고 했다. 예를 들어 ‘왓타임’처럼 위성사진 수천만 장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열병합 발전소의 오염배출 수준을 측정해내는 기술은 상당히 앞서나가 있다고 했다. “위성사진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곳들은 많은데, 발전소 오염량을 이처럼 측정해내는 모델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개인의 발전 측면에서 볼 때도 뛰어난 인공지능 엔지니어링 능력을 사회공헌을 위해 썼다는 것이 마이너스가 될 일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부터 공동체의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문화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구글 입장에서는 인공지능을 더 널리 사용할 수 있는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해당 프로젝트들에서 다양한 데이터들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크라이시스 텍스트’의 경우 2013년 이후 무려 1억4100만 건 이상의 고민 및 상담 관련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정도로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오가고 있다. 이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구글은 자신의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 기술을 상당부분 고도화시킬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사람들의 내밀한 곳 속에 있는 고민에 대한 언어들을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토킹포인트’라는 NGO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가정의 자녀들이 미국 내 학교에서 받아온 가정통신문 등을 번역해 주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관에서는 학교 내 교육용어들을 보다 적절하게 번역할 수 있는 모범사례들을 구글에게 제공해 주고 있다.
▶모이면 비즈니스 모델은 자연스레 나온다
결론적으로 돈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자선사업을 하고 있지만, 구글은 그 이상의 것을 이 사업을 통해 가져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에게 인공지능에 대한 공포감을 줄이고, 대신 인공지능을 사회적 선으로 활용하려 하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얻었다. 인공지능을 통해 공동체의 공익을 증진시키려는 많은 이들이 구글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 속으로 들어오면서 보다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시도될 가능성들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해당 프로젝트로 인해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 또한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런 프로젝트들이 돈이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이런 작업들을 지속해 나가다 보면 결국 지금보다 더 큰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구글의 생각인 것처럼 보였다. 마치 대학교가 순수과학을 탐구해 나가다 보면, 거대한 산업을 만들 수 있는 기술적 진전을 만들어 내듯이, 구글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연구와 활용 생태계 확대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의 가능성 또한 엿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월 28일(현지시간) 구글이 샌프란시스코 모처에서 개최한 ‘인공지능 프레스데이’에 참석한 구글 인공지능 부문 리더(AI Chief) 제프 딘은 “장기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연구들을 8~10년 정도 진행하다보면 그 과정에서 상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유용한 결과들이 나오곤 한다. 그러면 우리는 또 인공지능을 활용해 할 수 있는 연구들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구글이 진행하고 있는 동물 음성인식 인공지능 프로젝트가 있다. 미국 서부해안에 73마리밖에 남지 않은 범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이들의 음성을 분석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한 것. 그 결과 만일 범고래 한 마리라도 문제가 생기면 해안경비대가 달려가서 해당 개체를 보살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구글은 2018년에도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혹등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비슷한 인공지능 연구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범고래나 혹등고래를 보호하기 위한 인공지능 프로젝트가 단순히 생태계 보호 차원에서만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으로 이런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혹등고래와 범고래 등의 언어 샘플을 다수 확보할 수 있게 되고, 그 결과 그들의 언어를 흉내 낼 수 있는 인공지능도 만들어 낼 수 있다. 결국 바닷속에 있는 혹등고래, 범고래 등과 인간이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이 방식을 반려견 등에 적용한다면 비즈니스 기회는 창출될 수 있다.
말하자면 구글이 인공지능을 가지고 다소 엉뚱해 보이는 연구나 자선활동에 에너지를 쏟는 이유는 결국 그 속에 더 큰 기회가 숨어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느껴졌다. ‘동물과 소통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라는 아이디어는 ‘인공지능으로 당장 돈 벌 수 있는 사업아이템을 가져와라’라고 하는 CEO의 지시에 맞춰서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이 아니다. 단기적인 기술고도화와 효율성 추구가 우선이 아니라, 인공지능이라는 자사의 핵심 경쟁력을 둘러싸고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 다른 회사와 다른 구글의 개방된 전략인 것이다.
“학교서 쓰는 영어, 번역만 잘해줘도 숙제해 가는 학생들 6배로 늘어난다”
구글 AI 임팩트 챌린지 이벤트 수상자 임희재 토킹포인트 창업자
구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미국 캐나다 등에서 영어를 못하는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도와주는 자선단체 ‘토킹포인트’의 임희재 대표를 현장에서 인터뷰했다. 그는 “영어를 하지 않던 학생들이 학교에서 영어로 된 전단지를 받아오면,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매우 괴로워한다”며 “특히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이 문제는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도입했더니 ‘도움이 됐다’고 하는 사람이 거의 전부였고, 학교에서 내 주는 숙제를 해 가는 학생들의 비율은 6배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토킹포인트는 일종의 앱 형태로 학교에서 내 주는 통신문이나 숙제 등을 전문적으로 스페인어 등 10개 언어로 자동번역해 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미국 전역에서 사용이 가능하고 캐나다에서도 일부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활성사용자 숫자는 약 65만 명. 자선단체이기 때문에 이곳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무료다. 지난해 구글이 인공지능으로 사회적 변화를 줄 수 있는 자선단체들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에 지원해 선정됐고, 그 결과 250만달러의 자금과 함께 기술적 지원을 받았다(누적 자금모집 액수는 600만달러). 현재 모두 14명이 근무하는 상태지만 인원을 더 늘릴 계획.
‘토킹포인트’를 많은 학부모들이 이용하는 이유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부모와 학생 입장에서 가정통신문 번역을 의뢰했을 때 결과물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PTA(Parent Teacher Association)를 구글 번역기에 넣으면 ‘학부모선생연합’이라는 어색한 단어로 번역되는데, 실제로 한국에서는 ‘학교운영위원회’가 더 가까운 용어일 수 있다. 성적표를 뜻하는 ‘Report Card’ 역시 일반 번역기에 넣으면 ‘보고서 카드’ 정도로 번역이 이뤄진다. 그러나 토킹포인트는 약 100명 정도의 전문번역가들이 학교 현장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을 정확한 단어로 번역해 인공지능에게 학습시킨다. 이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는 구글 번역기보다 더 정확한 번역이 가능하다는 설명.
영어를 쓰지 못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비슷한 솔루션들이 많이 나와 있을 수 있지만, 토킹포인트는 매우 빠르게 성장해 나가고 있다. 현재 65만 명의 사용자가 있지만, 조만간 100만 명 돌파를 이룰 것 같다는 것이 임 대표의 설명. 이런 성장의 비결에 대해 임 대표는 “소득 측면에서 소외된 계층을 매우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이 주요했던 것 같다”며 “빈부격차가 큰 지역에서 이런 계층들의 숫자는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었고, 그들에게 신뢰를 얻으면서 사용자 숫자는 더 빠르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는 약 45%의 가정이 집에서 영어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
임희재 씨는 어린 시절 영국 킹스턴에 어학연수를 갔을 때, 엄마가 영어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 언어로 다른 사람들의 교육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스탠퍼드대학교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한 그는 맥킨지에서 빌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가 설립한 빌&멀린다 재단을 자문하기도 했으며, 영국 교육부 자문관의 스텝으로서 중동 지역에 있는 학교 내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하는 프로젝트들을 수행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