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를 사들인 휠라코리아는 최근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등을 보유한
아쿠쉬네트를 자회사로 편입해 연매출 2조5000억원대 거대 기업으로 거듭났다.
휠라 본사 인수 10년을 맞이한 휠라코리아는 2017년 올해를 기점으로 ‘나이키’에 대적할 만한
명실상부한 글로벌 스포츠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대외적으로 표명했다.
글로벌 성공신화 다시 쓰는
윤윤수 회장
▶휠라코리아, 아쿠쉬네트 지배주주로
휠라코리아는 지난 2001년 인수한 아쿠쉬네트가 지난해 10월 28일(현지시간) 뉴욕주식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상장, 20% 추가 지분 인수를 통해 총 53.1%의 지분을 보유하며 지배주주가 됐다. 이와 함께 아쿠쉬네트가 휠라코리아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기존 8157억원의 휠라코리아 매출에 1조7000억원가량의 아쿠쉬네트 매출이 연결돼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기업으로 규모를 확대한 것. 영업이익 또한 휠라코리아 약 800억원에 아쿠쉬네트 약 1200억원을 합산해 총 2000억원(2015년말 기준)으로 두 배가량 증가된다.
세계 최대 골프용품 기업 아쿠쉬네트를 완벽하게 품에 안은 휠라코리아는 향후 지배주주로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아쿠쉬네트가 자회사로 편입됨에 따라 스포츠 패션용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으며, 재무 통합으로 보다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갖추고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이에 휠라코리아는 기존 ‘휠라’ 중심의 단일 브랜드 운영에서 벗어나, 각 브랜드별 현황에 맞춘 성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윤윤수 휠라 회장은 “5년여 만에 아쿠쉬네트 인수를 마무리하고 온전한 주인이 된 것에 감회가 남다르지만 이는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라 생각한다”며 “아쿠쉬네트의 지속 성장을 지원하는 한편 휠라를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각인시키고, 올해부터 본격 전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사업 다각화로 글로벌 스포츠 그룹으로 비상하기 위한 도약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휠라의 새로운 모토 ‘One World One FILA’
휠라가 달라진다. 휠라코리아가 2007년 휠라 브랜드 글로벌 본사가 된 이후 각 지역별 시장 상황에 맞춰 재량권을 최대한 부여하는 ‘현지화 정책’을 펼쳐왔지만 올해부터는 ‘One World One FILA’라는 새로운 모토를 바탕으로 글로벌 제품 출시부터 공통 마케팅을 강화한다.
이탈리아에서 태동해 100년 이상의 역사 속에서 축적된 휠라 고유의 ‘헤리티지’를 전 세계 공통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것. 윤윤수 회장은 “1970년대에는 테니스, 1990년대에는 NBA 농구로 대표됐던 브랜드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헤리티지 라인’을 올해 하반기부터 전 세계 동시에 출시하며, 마케팅 또한 미국을 중심으로 공통 전략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휠라코리아는 ‘원 월드 원 휠라’의 성공을 위해 주요 국가별 대표 경영진으로 구성된 ‘헤리티지 서밋’을 발족했고, 이를 통해 향후 제품 가이드라인과 운영 방향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 통일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헤리티지 마이크로 사이트를 별도 오픈할 예정이며, 글로벌 공통으로 커뮤니케이션 가능한 광고홍보물을 제작하고, 전 세계 매장에도 별도 조닝을 구성, 통일된 연출로 소비자와 소통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미국에서 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소속 스타 선수인 이만 셤퍼트(Iman Shumpert)와 후원 계약을 체결하는 등 스포츠마케팅과 세계적인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협업도 강화한다.
▶중국 생산기지 활용한 사업 다각화
휠라는 신사업으로 스포츠화 B2B 영역에 진출한다. 휠라는 다년간 스포츠화를 개발·생산해 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통 퍼포먼스화부터 가성비를 갖춘 중저가 운동화까지 제작해 B2B 사업을 본격화한다. 대형 유통채널에 도매 형태로 납품하거나 타사 제품 OEM으로까지 비즈니스 영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실제 휠라는 무신사와 스트리트 브랜드 LMC와의 협업으로 휠라 콜라보 슈즈를 제작해 유통채널과 타사에 별도 공급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신규 비즈니스와 외부 유통채널을 담당하는 ‘홀세일 본부’도 신설해 B2B 영역 확대에 나섰다.
또한 전 세계 지역에 우수한 품질의 휠라 제품을 가장 빠른 시간에 공급하고자 2008년부터 운영 중인 중국 푸젠(福建) 성 진장(晋江)시 지역의 신발 소싱센터에 이어, 최근 의류 소싱센터 추가 설립에 들어갔다. 여기에 향후 신규 브랜드 론칭 가능성도 열어두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자회사로 편입된 아쿠쉬네트는 대표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필두로 ‘데디케이티드(dedicated) 골퍼’를 위한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데디케이티드 골퍼란 골프 실력 향상을 위해 시간과 비용, 노력을 아끼지 않는 열혈 골퍼를 뜻한다. 일례로 미국 골프 인구 중에서 데디케이티드 골퍼의 비중이 15%에 불과한 반면 이들은 골프용품 소비의 70%를 담당한다. 그만큼 막강한 소비력을 과시하는 집단이란 의미다.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는 자체 연구개발팀(150명 이상)의 기술력에 기반을 둔 차별화 전략으로 전 세계 골프 마니아들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휠라코리아는 지난 2007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를 미국 SBI로부터 인수해 현재 70여 개국에서 전개 중인 브랜드의 본사 역할을 하고 있다. 2011년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국내 사모펀드와의 컨소시엄으로 미국 포춘브랜즈(Fortune Brands)사로부터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 등을 보유한 미국 골프용품 기업 아쿠쉬네트를 1조 3000억원에 인수, 12.5%의 지분을 보유한 전략적 투자자(SI)에서 지배주주가 되면서 두 개의 글로벌 스포츠·골프를 경영해오고 있다.
휠라 이태원 메가 스토어(매장 외관)
휠라, 글로벌 브랜드 대표회의 서울서 개최
총 20개국서 100여 명 참석 ‘헤리티지 강화 방안’ 논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를 이끄는 전 세계 대표 경영진들이 브랜드 회의를 위해 본사가 있는 서울에 집결했다. 지난해 10월 17일과 18일 양일간 서울 동대문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한국을 비롯한 미국, 중국, 일본, 브라질, 러시아 등 20여 개국 휠라 지사, 라이센시 관계자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글로벌 브랜드 대표회의 ‘FILA 20thGCM2016’을 성황리에 마쳤다.
휠라 대표회의의 서울 개최는 글로벌 브랜드 본사의 위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휠라 GCM(Global Collaboration Meeting)은 2007년 휠라코리아가 휠라 전 세계 브랜드 사업권 인수 후 주재하고 있는 정례 회의로, 각국 지사 및 라이센시 대표급 관계자들이 모여 지역별 브랜드 운영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휠라 USA 오피스가 있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됐던 휠라 GCM은 지난해 하반기 스무 번째를 기념, 본사가 위치한 서울에서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
휠라 윤 회장을 비롯, 휠라코리아 김진면 사장, 휠라 USA 존 엡스타인 사장, 제니퍼 이스타브룩 부사장, 휠라 차이나 브라이언 유 CEO, 휠라 아르헨티나 브라이언 핸들리 CEO 등 각국 지사 및 라이센시 대표 및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해 ‘휠라 헤리티지’를 주제로 향후 브랜드 운영을 위한 발전 전략 마련을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휠라 윤 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휠라만이 보유한 100년 이상의 헤리티지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중요한 시점을 맞았다”며 “휠라 USA를 중심으로 제품 출시부터 마케팅까지 전 세계 공통으로 휠라 헤리티지 라인을 강화한다면 브랜드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며 지역별 협업을 당부했다.
이어 엡스타인 휠라 USA 사장은 “휠라 헤리티지 라인을 강화하기 위한 글로벌 차원의 콜라보와 NBA 유명 선수 후원 등 다양한 활동을 계획 중”이라며, “‘원 월드, 원 휠라(One Wolrd, One FILA)’ 테마 아래 휠라 헤리티지로 내년 시즌부터 보다 통일된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휠라 헤리티지(FILA Heritage) 라인 강화’를 주요 사안으로 각국 경영진 간에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테니스웨어나 빅 로고 티셔츠, 하이탑 슈즈 등으로 대표되는 휠라 헤리티지 라인은 브랜드의 정통성과 지향성이 한데 담긴 대표 라인으로, 향후 퍼포먼스와 함께 브랜드를 이끌어갈 주축 라인이다.
러시아 디자이너인 고샤 루브친스키의 2017 가을·겨울 남성복 컬렉션을 통해 공개된 콜라보 아이템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데 이어, 할리우드를 비롯한 각국 셀럽의 착용 모습이 속속 전해지며 국내외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반면에 헤리티지, 빈티지 등 명칭이 통일되지 않는 등 각 지역별 로컬 방식으로 운영됐던 점은 내부적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방해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휠라 헤리티지라는 명칭으로 라인명을 일원화하는 등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운영 체계를 확고히 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합의된 주요 내용으로는 ▲글로벌 공통으로 적용 가능한 메인 콜라보레이션을 연 1~2회 진행, 해당 제품을 전 세계 동시 출시 ▲하위 콜라보레이션은 지역별 특색에 따라 기본 가이드라인에 맞춰 개별 진행 ▲휠라 헤리티지 고유의 색채를 공통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제품 실루엣 유지 등으로 2017년 F/W 시즌부터 출시하는 전 세계 휠라 헤리티지 제품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또한 한국과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6개국이 참가하는 헤리티지 서밋(summit)을 연 2회 별도로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휠라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스타일리시 퍼포먼스(Stylish Performance)’ 중 ‘퍼포먼스’의 근간을 이루는 R&D 및 소싱센터 강화를 위해 휠라 신발 소싱센터가 있는 중국 진장 지역에 의류 개발 센터를 추가로 설립할 계획을 공유했다.
의류 개발 센터를 통해 샘플 제작부터 대량 소싱까지 품질, 비용, 기한에 있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 여기에 부산에 위치한 신발 R&D 센터 및 뉴욕 디자인센터 기능을 강화, 지역별 협업 네트워크를 확대해 기술력과 경쟁력을 증대하기로 했다. 휠라 GCM은 내년 봄 뉴욕에 이어 가을에는 브랜드 탄생지인 이탈리아 비엘라에서 21회, 22회 차가 각각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