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글로벌 리딩뱅크 도약 선언 | 전산통합 성공으로 ‘One Bank’ 새출발
윤재오 기자
입력 : 2016.07.04 10:44:39
KEB하나은행이 전산통합에 성공하고 진정한 ‘One Bank’의 새출발을 선언했다. 통합 IT시스템 구축을 발판으로 국내금융산업을 이끄는 리딩뱅크는 물론 글로벌 일류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6월 13일 을지로 본점에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과 함영주 은행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공적인 전산통합을 자축하는 ‘One Bank, New Start’ 선언식을 가졌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이날 “통합 시너지를 본격화하고 영업 경쟁력을 강화해 외형뿐만 아니라 내실을 갖춘 진정한 리딩뱅크로서 대한민국 일등을 넘어 글로벌 일류은행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축사를 통해 “KEB하나은행이 통합IT시스템을 구축함에 따라 리딩뱅크에 걸맞은 전산인프라를 갖추게 됐다”며 “최첨단 IT시스템의 본격가동을 통해 금융시장을 선도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이번 전산통합 성공으로 향후 3년간 3000억원, 연평균 1000억원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산통합에 따른 가장 큰 효과는 중복비용 절감이다. 먼저 전산통합으로 모든 영업점에서 같은 업무를 볼 수 있게 됨에 따라 중복점포에 대한 대대적인 통폐합이 가능하게 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동일지역 내 근접 중복점포 47개를 연내에 통폐합해 운영할 계획”이라며 “통합구매와 통합물류 등을 통해 3년간 800억원의 중복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산통합으로 전산프로세스가 표준화되어 전산분야에 대한 중복사업 투자비용과 운영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하나은행은 3년간 약 1500억원 규모의 전산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외주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어 내부 IT역량을 제고시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두 은행의 강점인 PB 자산관리 업무와 외국환 및 수출입업무에 대한 경쟁력 상호공유로 영업 활성화를 통한 수익증대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측은 이로 인한 경쟁력 강화로 3년간 약 400억원의 수익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전산통합의 진정한 시너지 효과는 ‘고객에 대한 금융서비스 강화’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이날 출범식에서 ‘손님의 기쁨 그 하나를 위하여’란 슬로건을 들었다. 전산통합을 통해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제고에 적극 나서고 이를 발판으로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금융그룹으로 올라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함 행장은 이날 축사에서 “전산통합 성공 선포식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것은 노사가 화합해서 시너지를 내고 궁극적으로는 고객에게 보다 편리하고 유익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라는 취지”라며 금융서비스 강화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해 9월 1일 통합 KEB하나은행으로 출범했으나 그동안 전산통합이 되지 않아 은행별로 각각 거래하면서 고객들의 불편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전산통합으로 기존 두 은행 거래 고객들이 933개의 KEB하나은행 모든 영업점을 구분 없이 이용할 수 있어 더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하나은행의 강점인 자산관리와 외환은행의 강점인 외국환 및 수출입업무 등의 한층 수준 높은 금융서비스를 모든 지점에서 같이 제공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현충일 연휴를 이용해 6월 4일부터 7일 오전 6시까지 전산통합 본이행 작업을 완료하고 기존 하나-외환 두 은행의 강점을 결합한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통합시너지 바탕으로 공격적 영업전략
남은 과제는 화학적 통합 위한 노조통합
KEB하나은행은 전산통합에 맞춰 더 크고 편리해진 ‘One Bank’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진정한 ‘One Bank’의 통합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발생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경영에 나서는 동시에 비대면 채널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스크 강화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글로벌시장 진출을 본격화해 글로벌 일류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먼저 통합시너지를 강화하고 고객들의 이용편의를 높이기 위해 6월 13일부터 영업점의 간판을 순차적으로 ‘KEB하나은행’으로 교체하고 있다.
기존 두 은행 직원 간의 교차발령을 통해 노하우 공유를 확산할 수 있도록 해 자산관리와 외국환 분야에서 본격적인 시너지를 나타낼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통합은행의 혜택을 담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아 손님기반 확대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이와 함께 전산통합으로 당분간 보류됐던 온라인 전용상품 출시 및 비대면 채널의 영업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비대면 채널인 1Q Bank 및 1Q Transfer의 글로벌 확산도 가속화할 것이다.
해외진출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중국 현지법인 2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6개의 지점을 연내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며, 멕시코사무소의 현지법인 전환, 인도 구르가온지점 개설, 필리핀 저축은행 인수 등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여신포트폴리오가 건전해질 수 있도록 대출구조조정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이 전산시스템 통합으로 ‘One Bank’가 됐지만 아직 남은 과제가 있다. 바로 화학적 통합이다. 먼저 기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으로 나눠져 있던 노동조합을 통합해야 하고 인사 및 급여체계도 통합은행에 맞게 정비해야 한다. 급여체계가 일원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차인사가 본격 진행될 경우 뜻하지 않은 조직 내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같은 지점에서 같은 업무를 하면서 연봉에 차이가 날 경우 불만이 발생해 화학적 통합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급여체계 정비를 위해서는 노조통합이 시급한 과제다. 노조가 통합되어야 기존 두 은행 간 급여체계가 조속히 일원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말까지 노조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로 다른 조직문화를 개선해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진정한 화학적 통합을 이뤄내야 One Bank KEB하나은행이 당당한 리딩뱅크로서 자리를 확고히 굳힐 수 있다.
내년 6월 완공될 KEB하나은행 본점 조감도
▶독보적인 통합IT 시스템 구축 성과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1일 통합은행이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전산통합 작업에 들어갔다. 전산통합에는 1400명에 달하는 전문인력이 투입됐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말까지 대부분의 상품처리와 정보업무 개발을 완료하고 올 2월 말까지 통합테스트 2회, 시범점 테스트 1회를 실시했다. 본격적인 전산통합에 앞서 전 영업점에서 2만7144명의 임직원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5월 말까지 3차례에 걸친 테스트를 실시했다. 전 영업점 테스트는 1차에서 96.4%의 성공률을 보인 데 이어 2차에서는 99.7%, 3차에서는 99.8%의 성공률을 보였으며 마침내 지난 6월 6일 모든 전산통합 절차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가동첫날 5716만4865건의 금융거래를 정상 처리하고 933개 영업점이 100% 정상 마감했다.
‘원큐뱅크 차이나’ 출시 기념식에 참석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하나은행 전산통합의 특징은 기존 다른 금융권의 전산통합과는 달리 외부 주사업자 없이 관계사인 ‘하나아이앤에스’가 주도하고 은행 내부 전문인력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나아이앤에스는 지난 1990년에 설립돼 하나금융그룹 관계사의 전산개발 및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IT전문회사다.
단순전산통합이 아니라 옛 하나은행의 수신 및 여신, 옛 외환은행의 외국환 및 수출입 등 기존 두 은행의 강점을 결합하여 새로운 통합전산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특징이다.
하나은행은 전산통합을 역대 은행권 전산통합 프로젝트 중 가장 짧은 기간인 9개월 만에 완료했다. 이는 통상적인 은행 전산통합 기간을 2배 이상 단축시킨 것으로 과거 충청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과의 전산통합 과정과 차세대 프로젝트를 구축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금융그룹이 미래 명운을 걸고 전력투구했던 전산통합인 만큼 통합과정 중에 많은 에피소드도 나왔다. IT통합 프로젝트에 투입된 1400명이 4개월 이상 야근과 주말 출근을 하면서 야식에만 하루 2000개의 라면과 4000개의 삶은 계란을 소비했다.
IT본부와 IT통합지원부 직원들은 연일 계속되는 야근 때문에 인근 병원에서 링거주사를 맞아가며 체력을 회복해 통합작업을 서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