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재테크 커뮤니티 텐인텐(10in10) 운영자 박범영씨, "안정적인 삶과 여유, 당신은 자유인입니까?"
입력 : 2011.03.30 09:20:34
수정 : 2011.08.26 16:34:11
1999년, 10년에 10억원 벌기를 목표로 포털 사이트에 카페를 연 이가 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는 지난해 초 잘 다니던 금융회사를 명예퇴직하고 자유인이 됐다. 이후 수입은 매달 약 700만원. 과연 그 비결이 뭘까.
이러쿵저러쿵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터넷상에 ‘맞벌이 부부 10년 10억 모으기(텐인텐. cafe.daum.net/10in10)’란 카페가 인기다. 우후죽순 생겼다 없어지는 카페가 아니라 10년 동안 성업 중이다. 비슷한 시기에 붐을 이룬 10억원 벌기의 원조 격이다. 오전 10시경 방문자만 1만여 명. 보통 하루 방문객이 5만~6만 명, 누적된 회원 수는 67만여 명에 이른다.
카페 관리도 수준급이다. 올라오는 게시글만 하루 1000여 개. 매주 회원들에게 전체 메일이 발송되고 2주에 한 번은 20개의 베스트 글이 선정된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오프라인 모임 ‘텐인텐 아카데미’는 현재 13기 회원을 모집했다. 이쯤 되면 작은 미디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잠깐. 맞벌이로 10년에 10억원 모으기를 공언한 이는 과연 목표 달성에 성공했을까? 11년 전 카페를 개설한 주인공은 박범영씨. 당시 LG카드에 근무하던 그는 지난해 신한카드(2007년 LG카드 통합) 과장을 마지막으로 명예퇴직했다. 그의 연봉은 성과급을 합해 약 1억원. 매달 평균 월급이 600만원이었다.
“10억원 목표는 2008년에 달성했어요. 지금은 순자산이 16억원 정도 됩니다. 퇴직금으로 6000만원, 명예퇴직금으로 2억원 정도 받았거든요. 그 돈을 주식에 투자했는데 지난해에 성적이 좋았어요.”
박씨가 계획한 10억원 프로젝트의 시작은 결혼 당시 부모님이 마련해주신 전세금 6000만원. 그 돈을 밑천으로 부부가 악착같이 아꼈다. 그렇게 저축해 마련한 돈이 5억원. 종자돈이 마련되자 주식과 부동산 등 재테크로 방향을 선회했다. 부동산 시세가 좋았던 시절이었고 투자한 주식까지 성과를 내며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재테크에 대한 안목이 든든한 자산이었지만 박씨는 절약을 부(富)의 첫 번째 덕목으로 꼽았다.
“소비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 쓸 것 다 쓰고 저축할 순 없죠. 브랜드 마다하고 몇 천원짜리 옷 입으며 악착같이 아꼈습니다. 종자돈을 마련할 수 있는 힘, 가치 있는 것을 알아보는 지식, 해보자는 욕구가 조화를 이뤘을 때 작은 부가 태어나는 것 같아요. 제겐 이 세 가지가 기본 철학이고, 습관처럼 수입의 70% 이상을 저축했습니다.”
10억원대 자산가… 애마는 마티즈
스스로 소속을 마다하고 자유인이 된 지금, 그의 수입은 월 약 700만원이다. 경기도 문산에 위치한 상가에서 매달 300만원, 1억원을 투자한 캠핑카 사업에서 200만원, 텐인텐 카페에서 200만원이 고정수입이다. 물론 플러스(+)알파는 기본, 여기에 유치원 교사로 근무하는 아내의 수입이 더해져 총수입이 꾸려진다. 최근 서울시의 설문조사 결과 30대 직장인은 ‘집보다 차’가 우선이라지만 그의 차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다. 왜 경차냐는 우문에 당연히 제일 싸다는 현답이 돌아왔다.
“남들은 앉아서 3000만원 뭉개는데 연료비 싸고 연비 좋고 주차비 절반이고, 전 그 돈을 버는 것과 다름없잖아요. 안 쓰고 아끼니 그 만큼 남의 일 안 해도 되는 것이고, 이게 자유인 아닌가요?”
당연한 진리의 나열이지만 그가 운영하는 텐인텐 아카데미는 이러한 진리에 목마른 이들이 1000여 명이나 거쳐 갔다. 왜 절약해야 하는지, 왜 공부해야 하는지, 왜 자유인이 돼야 하는지 깨우친 이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임을 병행하며 자신만의 재테크 전선을 이끌고 있다.
“평일에 두어 번, 토요일에 한 번 모여서 경제적 자유인이 되기 위한 올바른 재테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어떤 종목을 사라, 어느 곳에 투자해라가 아니라 왜 재테크를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안정적인지 방법을 논합니다. 상업성보단 커뮤니티를 추구하죠. 모임 후에 개별적인 상담도 진행하는데, 수강하는 분들 중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아서 저도 놀랄 때가 있어요. 경제적인 자유인이 되려는 갈망에 직종은 상관없는 것 같습니다.”
더 많은 경제적 자유인과 소통하고 싶다는 박씨. 앞으로 그의 10년은 어떤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까.
“저처럼 하고 싶은 일에 매진할 수 있는 경제적 자유인으로 많은 분들을 안내해야죠. 10년 후에는 카페 회원이 120만 명을 돌파하지 않을까요. 그 분들과 함께 삶의 지혜를 얻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죠. 개인적으론 컨슈머리포트 같은 소비자 운동을 전개하고 싶어요. 기업과 소비자, 소비자와 기업이 서로 투명하게 견제할 수 있는 사회가 자유로운 사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