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골드클럽은 늘 최고다. 이른바 ‘부자’를 겨냥한 앞선 마케팅과 서비스가 돋보인다.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골드클럽은 그 핵심이다.
1971년 6월 투자금융회사로 설립돼 은행으로 전환, 현재에 이르기까지 고소득층을 겨냥한 하나은행의 마케팅은 단연 독보적이다. 국내 PB(Private Banking)의 역사 또한 하나은행의 첫걸음과 궤를 같이 한다. 하나은행은 PB의 개념이 한국에 도입되기 전부터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자산관리를 시작했고, 1995년 맥킨지 컨설팅의 분석을 토대로 한국적인 PB 모델을 꾸려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유럽의 금융 전문지 <유로머니(Euromoney)>로부터 6년 연속 ‘Best Private Bank in Korea’에 선정됐다. 6년 연속 수상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일한 기록. 여타 국가의 수위를 UBS, 씨티그룹, 메릴린치 등 글로벌 은행이 차지한 가운데 유독 하나은행이 국내 최고의 자리에 오른 건 토착화된 PB 서비스가 주요인으로 거론된다. 물론 차별화된 전략과 200여 명의 프라이빗 뱅커PB: (Private Banker)는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하나은행은 우선 PB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대상 고객의 자산을 5억원 이상 예치 고객으로 한정하고 종합자산관리기능 및 차별화된 상품, 서비스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17개의 골드클럽과 151개의 VIP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현재, 주전공이 다른 PB들이 한 지점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분야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주식, 채권, 보험, 부동산, 세무 등 폭넓은 분야의 전문가 상담을 가능케 했다. 여기에 투자 상품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더해져 한순간의 고수익이 아닌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유도해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1995년 이후 하나은행이 보유한 PB분야의 독자적인 노하우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 그 가운데 잠실에 위치한 아시아선수촌 골드클럽은 하나은행 내에서도 최고라 불린다.
아시아선수촌 골드클럽(센터장 김자원)은 선도적인 역할로 정평이 난 곳이다. 지점 내 VIP고객 전용 출입구, 별도의 상담실, 사전예약제 등을 처음으로 실시해 하나은행 전 PB센터로 확산시켰다. VIP고객에 대한 전담 PB의 개별적인 관리와 특화된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총 3명의 PB가 각각 전문화 된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3명 모두 국제재무설계와 자산관리사.
김자원 센터장은 증권투자, 선물거래,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보유한 부동산 전문이다. 김창수 팀장과 박동규 팀장도 방송과 언론을 통해 유명세가 만만치 않은 재테크 전문가. 각각 약 100명의 고객을 관리하고 있지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는 함께 모여 논의한다. 고객은 한 명이 아니라 세 명의 전문가를 고용하는 셈이다. 그러니 자연스레 퇴근시간도 들쭉날쭉 이다. 공식적인 영업시간이 끝났어도 회의는 멈추지 않는다. 아시아선수촌 골드클럽은 거래 기간이 긴 장수고객이 많다. 10년 이상 거래한 고객이 부지기수다. 100억원 이상의 자산가도 상당수. 하나은행의 알짜 지점이란 평가는 괜한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골드클럽 PB들이 판단하고 있는 2010년 하반기 재테크 기상도는 어떤 곡선을 그리고 있을까. 김자원 센터장은 “회복도 더블딥도 없을 것”이라며 완만한 상황을 이야기했다. 다음은 김자원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보통 오전 7시에 출근해 글로벌 시장을 점검한다. 워낙 시장 환경이 급변하다보니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의 가짓수가 굉장히 많아졌다.
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을 것 같다.
보통 그렇지. 4시에 공식적인 영업시간이 끝나면 5시부터 포트폴리오에 대한 토론을 시작한다. 고객에게 소개하고 권할 포트폴리오를 서로 꼬집고 물어뜯는다. 일일이 고객에게 설명하진 않지만 매일 연구해야 하는 직업이다. 밖에서 볼 땐 백조 같지만 빠져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고 있다(웃음).
하나은행의 PB센터를 이용하려면 어떤 기준이 필요한가.
은행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 하나은행의 경우 PB 개념이 도입된 지 39년이 됐다. 우리 지점의 경우 금융자산 5억원 이상인 고객을 PB센터에서 관리하고 있다. 우리의 일은 토털 서비스다. 예를 들어 리빙트러스트신탁은 사후 부동산 분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논의한다. 기본적인 부동산 매매는 물론 상가의 경우 임대나 건물 보수까지 담당한다. 고객은 그냥 맡겨만 주시면 OK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세무자금 출처에 대한 대비부터 자녀의 중매, 수입차 리스, 실버타운에 대한 정보와 소개까지 모든 업무를 맡아 처리하고 있다.
관리하는 고객이 꽤 많은 것 같은데.
보통 PB 한 명이 80~100명 사이의 고객을 담당한다. 서비스의 질을 위해 최대 100명은 넘기지 않는다. 5억원 이상의 자산가들이 대상이다 보니 위로는 몇 백억원 자산가들도 있다.
고객관리의 비결이라면.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함께 나이 들어가며 평생고객이라 생각한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빨리 파악해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부동산 시장이 예년 같지 않아서 100억원대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가 많이 바뀌었을 텐데.
물론 자산 규모에 따라 포트폴리오가 다르다. 100억원대 자산가들은 자산을 늘리기보다 지키는 게 중요하다. 무리한 투자보다 금융소득종합과세를 관리하면서 세금을 줄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길게는 10년짜리 절세 방안, 분리과세채권 등 주식보다 절세에 중점을 두고 있다. 50억원대 자산가에겐 주식형 상품 20%, 해외 채권형 20% , ELS 상품 20% 등 국내 안전자산 단기 확정 상품들을 골고루 소개한다. 10억원대 자산가는 조금 더 위험을 감수하고자 하므로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로 구성한다. 부동산의 경우, 사실 과거 참여정부도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던 시기였다. 현 정부도 부동산 가격을 떨어뜨리려고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은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의 중심에 섰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금리를 조정해서 부동산 가격을 움직이는 시점은 지났다. 이미 전 세계 부동산 가격의 침체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조건이다.
이런 시점엔 어떤 투자가 이로운가.
부동산보다는 장기 적립식 펀드라든지 주식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3년까지는 국내 주식에 투자해도 괜찮을 걸로 예상한다.
억대 자산가가 아닌 샐러리맨도 마찬가지인가.
물론이다. 장기 적립식 펀드가 첫 번째 재테크다. 또 세제 혜택이 있는 보험에 가입하고 적립식 펀드로 목돈이 생기면 그때그때 ELS 펀드나 해외 채권 펀드 등에 관심을 갖는 게 방법이다. 안전한 자산이 40% 이상, 주식 30%, 채권이나 ELS 상품 30% 정도로 균형을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
역시 분산 투자가 최상의 길인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여전히 부동산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충고한다면.
물론 실수요자들은 사야 한다. 하지만 투자 목적이라면 가급적 자제하는 게 좋다. 지금은 성과를 내기 어려운 시장이다. 대출받아 집 사는 상황은 마치 빚을 내 주식투자하는 것과 똑같다.
냉랭한 부동산 시장에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글쎄….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가 투자와 다를 바 없다. 오피스텔 역시 기초적인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데, 오피스텔 공급은 계속 늘고 있다. 그렇다고 사용료를 매달 늘려갈 수도 없는 일 아닌가.
PB가 생각하는 부의 기준은 무엇인가.
그건 너무 어려운 질문인데(웃음)…. 고객이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면 PB는 필요 없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믿지 못하면 오래도록 관계를 이어갈 수 없다. 서로 믿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분들이 진정 부자가 아닐까. 외국에 나가보면 70대 PB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고객과 함께 늙어가며 자식의 진로, 결혼에 대해 묻고 조언하며 인생을 나눈다. 예를 들어서 70대 고객이 과연 30대의 PB와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서로 나이가 비슷하고 인생의 희로애락을 경험한 고객들과 오래도록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
정작 당신은 부자인가.
하하. 나도 샐러리맨이다. 월급 받는 이가 큰 부자가 되겠다는 건 욕심 아닌가. 월급 받는 PB가 부자의 포트폴리오를 따라가는 건 맞지 않는 얘기지. 1억원을 가진 이와 100억원을 가진 이의 포트폴리오는 완전히 다르다. 월급에 맞춰 적립식 펀드를 해야지 목돈을 대출받아 펀드를 한다? 이건 내게도 전혀 맞지 않는 포트폴리오다. 타이거 우즈가 코치보다 못해서 가르침을 받을까. 직접 할 때와 옆에서 볼 때는 다르니 코치를 두는 것 아닌가. PB의 입장과 임무도 다르지 않다.
하반기 시장에 대한 상반된 의견이 활자화 되고 있는데, 어떤가.
하반기에도 위기는 끝날 것 같지 않다. 계속 요동칠 것이다.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긴 한데, 학자들은 단정 지어 말할 수 있겠지. 하지만 실제 시장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더블딥은 공멸이다. 최근 버냉키가 말했듯이 그런 순간이 온다면 국가가 모든 정책과 수단을 동원해 막을 것이다. 다만 더블딥을 막는 방안과 더블딥의 진행 속도, 이 둘 중 어느 게 빠르냐는 문제가 있을 순 있다. 현 상황에서 급격한 회복도, 더블딥도 없을 걸로 예상한다.
6년 동안 베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6년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PB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성실성이다. 하루하루 시장의 방향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바꿔가면서 고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지. 그러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