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 홍역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퇴치된 줄로만 알았던 질병이 퍼지며 대중적인 공포감도 커지고 있다. 2006년 대한민국은 공식적으로 홍역퇴치를 선언한 바 있다. 2014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증하는 홍역퇴치국가로도 인정받았다.
물론 홍역 퇴치국가라고 해서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말란 법은 없지만 최근에는 집단 발생도 발견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월 전국 5개 시도에서 홍역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집단 발생은 2건 27명, 산발사례 발생은 3명이다.
집단 발생한 대구, 경기(안산·시흥지역)는 각각 홍역 바이러스 유전형이 다르고,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아 각각 다른 경로로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구 홍역 환자 바이러스 유전형은 주로 필리핀 등 동남아에서 유행 중인 B3형이며 경기도는 D8형으로 알려졌다. 산발적으로 발생한 3명은 각각 베트남, 태국, 필리핀 여행 후 홍역 증상이 발생하여 해외 유입사례로 판단하고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접촉자 조사 및 조치를 취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도 잇따라 홍역 환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지난해 전 세계 홍역 보고 건수가 전년의 배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14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공식 보고된 전 세계 홍역 발생 건수는 22만9000건으로 전년보다 배가량 증가했다.
WHO는 보고되는 홍역 발생 건수가 실제 발생 건수의 10분의 1도 안 된다면서 홍역 환자 수는 200만 명 이상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예방접종으로 대다수 예방이 가능한 홍역이기에 국내에서는 결과가 낯설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홍역은 유럽 지역에서 전 세계 발병 건수의 3분의 1가량인 8만2596건이 보고됐다. 분쟁 때문에 백신 공급이 어려운 우크라이나에서 5만3000여 건이 발견됐고 프랑스(2913건), 이탈리아(2517건), 러시아(2556건) 등에서도 2000건 이상이 보건 당국에 보고됐다. 인도양의 섬나라인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홍역으로 최소 922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숨지기도 했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일부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홍역 백신이 자폐증과 관련 있다는 근거 없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예방 접종을 꺼려 홍역 감염이 증가했다. 반면 아프리카, 동유럽에서는 분쟁과 빈곤 때문에 홍역 백신 수급이 어려운 곳도 있다.
▶1967년생 예방접종 확인해야
집단 발생 지역은 개인위생 철저히
질병관리본부는 우선 홍역 비유행 지역의 영유아는 표준접종 일정을 준수하여 접종하고, 홍역 유행 지역(대구광역시 전체, 경북 경산시, 경기도 안산시)의 경우 표준접종 일정 전인 만 6~11개월 영유아부터 면역을 빠르게 얻기 위해 가속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1차 접종을 완료한 생후 16개월~만4세 미만 유아도 2차 표준접종일정 전에 2차 접종을 당겨(가속접종) 접종해야하며, 1·2차 접종의 최소 간격은 4주를 준수해야한다. 또한 해외전염인자 방지를 위해 동남아, 유럽 등 홍역 유행 지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 성인의 경우라도 접종을 권하고 있다. 특히 1967년 이후 출생자 중 홍역 병력이 없고, 홍역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 MMR 예방접종을 최소 1회 이상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의료인은 홍역 환자에 대한 노출 위험이 높고 감염 시 의료기관 내 환자에게 전파 위험이 높아, 항체 검사 후 홍역에 대한 항체가 없는 경우 2회 접종까지 필요하다.
한편 홍역 유행지역에서는 손 씻기, 기침예절 지키기 등 개인위생이 더욱 요구된다. 여행 후 홍역(잠복기 7~21일) 의심 증상(발열을 동반한 발진 등)이 나타난 경우 가급적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 후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에 문의하여 안내에 따라 지역의 선별 진료소가 있는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질병관리본부는 발열을 동반한 발진 환자가 내원 시 선별 분류하여 진료하고 홍역 여부를 확인하여 의심환자는 관할 보건소에 지체 없이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홍역예방 Q&A
1. 홍역은 어떤 질병인가?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높습니다. 홍역에 걸리면 초기에 감기처럼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고열과 함께 얼굴에서 시작해 온몸에 발진이 나타납니다. 특히 홍역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며, 홍역에 대한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 홍역 환자와 접촉하면 90% 이상 홍역에 걸릴 수 있습니다.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백신 2회 접종으로 효과적으로 예방이 가능합니다.
2. 홍역은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
대개는 특별한 치료 없이 대증 요법(안정, 수분 및 영양 공급)만으로도 호전 경과를 밟습니다. 그러나 홍역으로 인한 합병증(중이염, 폐렴, 설사·구토로 인한 탈수 등)이 있는 경우 입원치료가 필요합니다.
3. 홍역 의심환자는 반드시 격리해야 하나?
홍역은 발진이 나타나고 4일까지 호흡기 격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홍역 의심환자가 학교·유치원·학원 등 단체시설에서 발생한 경우 발견 즉시부터 발진 발생 후 4일까지 등교 중지가 권장됩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1조(감염병환자등의 관리)
4. 과거에 홍역 예방접종을 받았어도 홍역에 감염될 수 있나요?
이전에 권장되는 접종 횟수(2회)를 모두 접종 받았더라도 매우 드물게 홍역에 감염될 수 있지만 증상은 상대적으로 경미합니다.
5. 기존에 2회 접종을 완료한 경우에도 추가 예방접종이 필요한가요?
영·유아시기에 MMR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하였다면 더 이상 추가접종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면역의 증거*가 없는 성인의 경우 적어도 MMR 백신 1회 접종이 필요하며, 의료인·해외여행 예정자라면 4주 이상의 간격으로 MMR 백신 2회 접종이 권장됩니다.
※ 면역의 증거: 1967년 이전 출생자, 홍역 확진을 받은 경우, 홍역 항체가 확인된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