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기해(己亥)년은 오행 중 토(土)에 해당하는 기(己)와 수(水)에 해당하는 해(亥)가 합쳐 이루어진 해이다. 오행 토의 색은 황색이고 해는 십이지지 중 12번째 지지이며, 12띠 동물 중 돼지에 해당한다.
동양 전통 음양오행설에서 오행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는 각각 고유의 방향과 색(色),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목은 파란색-동방으로 모든 일의 시작을, 화는 빨간색-남방으로 번성과 화려함을, 토는 노란색-중앙으로 결실과 풍요를, 금은 하얀색-서방으로 강인함과 권력을, 수는 검은색-북방으로 지혜를 상징한다. 이러한 오행의 특성으로 보는 돼지의 해는 다섯 가지가 있다. 오행 목(木)에 해당하는 을해(乙亥), 오행 화(火)에 해당하는 정해(丁亥), 오행 토(土)에 해당하는 기해(己亥), 오행 금(金)에 해당하는 신해(辛亥), 오행 수(水)에 해당하는 계해(癸亥) 등으로 구분된다.
그중 2019년은 ‘기해(己亥)’로서 토의 특성을 가지므로 노란색 혹은 황색이며 방향으로는 중앙을 의미하고 실속과 결실을 상징하기도 하다 보니 이러한 의미들이 ‘황금’으로 확대 해석되어 2019년을 황금 돼지해로 표현하는 것이지, 2019년에 태어난다고 해서 특별히 황금과 친하거나 돈을 잘 벌거나 운세가 좋은 것은 아니다.
동양에서는 자(子)-쥐, 축(丑)-소, 인(寅)-호랑이, 묘(卯)-토끼, 진(辰)-용, 사(巳)-뱀, 오(午)-말, 미(未)-양, 신(申)-원숭이, 유(酉)-닭, 술(戌)-개, 해(亥)-돼지 등 십이지에 띠 동물을 대입하여, 연초가 되면 그해에 해당하는 띠 동물의 습성을 통해 한해를 점쳐 보거나 태어난 해의 띠 동물을 통해 그 사람의 특성을 파악해보는 풍습이 있다. 닭띠로 태어나면 닭이 발로 땅을 파헤치듯이 재산을 다 파헤쳐 없앤다고 하여 특히 여성이 닭띠로 태어나는 것을 꺼리거나, 뱀띠로 태어나면 뱀이 허물을 벗듯 변덕이 심하고, 말띠로 태어나면 스태미나가 강하고 행동적이라든가 달리기를 잘하지만 고집이 세다는 등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사람이 띠 동물의 습성을 닮는다는 것은 단지 문화나 정서에 의한 속설일 뿐, 호랑이띠에 태어났다고 해서 송곳니가 있거나, 용띠에 태어났다고 몸에 비늘이 있는 것은 아니듯 띠 동물의 습성을 가지고 태어나지는 않는다. 실제 호랑이띠나 말띠인 사람이 호랑이나 말의 특성을 가지고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은 우연일 뿐이다.
▶‘석하명리’ 관점으로 보는 돼지띠의 상징성
십이지는 동양 농경문화 속에서 1년 12달과 하루 12시진의 시간 흐름을 나타내는데 해자축(亥子丑)은 밤과 겨울, 인묘진(寅卯辰)은 봄과 아침, 사오미(巳午未)는 여름과 낮, 신유술(申酉戌)은 오후와 가을 등 1년 중 춘하추동(春夏秋冬) 사계절의 변화를 고정적으로 표시하며, 하루 중 낮과 밤의 시간 흐름을 고정적으로 나타낸다. 이중 12번째 지지인 해에 돼지가 띠 동물로 대입된 배경에 대해, 동양미래예측학 ‘석하명리’의 관점으로 논해 본다. 해시(亥時)는 하루 중 오후 21:30∼23:30이며(2019년 현재, 표준자오선 135도 기준), 해월(亥月)은 1년 중 음력 10월, 양력 11월에 해당한다.
일 년 중 해월(亥月)은 모든 추수가 끝나고 풍요를 누리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이다. 즉 모든 생산 활동은 이미 끝나고 양식을 비축해 둔다든가 봄에 뿌릴 씨앗을 가려놓는 등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시기이다.
하루 중에 해시(亥時)는 하루의 일을 마무리하는 시기이다. 밤이 이미 깊어져 외부 활동을 할 수는 없는 시기로 다음날을 위한 준비를 해놓고 편히 쉬는 시기이다.
이러한 해월(亥月)과 해시(亥時)에 돼지가 배치되어 있다. 돼지는 사람을 위해 특별히 하는 일은 없다. 그저 잘 먹고 잘 자고 새끼 많이 낳는 것이 최고다. 먹고 자기만 해서 ‘게으르다’는 이미지도 있고,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최고라 생각하여 ‘풍요’와 ‘다복(多福)’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고기를 먹는데 덩치 또한 크기 때문에 ‘양식’을 비축하는 의미도 가지고 있으며, 새끼를 많이 낳아 ‘다산(多産)’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돼지의 의미들을 볼 때 한 해를 마무리하고 겨울을 대비하는 해월(亥月)과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음날을 위해 푹 쉬는 해시(亥時)에 아주 어울리는 동물일 것이다. 이렇게 우리 조상들은 해월(亥月)과 해시(亥時)에 돼지를 배치해 놓고 풍요로움 속에 근심 걱정 없이 잘 먹고 잘 살며, 자손이 무궁하게 번성하기를 희망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돼지의 놀고먹는 특성을 빗대어 돼지띠로 태어나거나 사주팔자 중에 해(亥)라는 글자가 많이 있으면 먹을 복이 있다고도 하고, 게으른 면이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또한 돼지띠는 식성이 좋고 욕심이 많으며 주로 얼굴이 검은 경향이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은 신비주의(神秘主義) 혹은 재미로 하는 말일 뿐이다. 실제 돼지띠인 사람이 위의 특성을 가지고 있을 수는 있지만 우연일 뿐 띠나 해(亥) 때문은 아니다.
▶2019년, 돼지띠·토끼띠·양띠가 삼재?
필자가 연말 연초가 되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삼재’나 ‘아홉수’, ‘상충살’ 등이다. 과연 2019년에는 뱀띠와 닭띠와 소띠가 삼재이고, 뱀띠는 상충살까지 겹쳐 사업도 잘 안 풀리고 투자나 확장은 절대로 안 되며, 결혼 등 큰일도 피해야 할까?
이러한 삼재는 상충살, 원진살, 아홉수 등과 더불어 대표적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 근거 없는 미신에 해당한다. 단지 우연히 좋지 않은 시기가 삼재라는 시기와 일치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겠지만 절대로 2019년에 돼지띠와 토끼띠와 양띠가 삼재로 인하여 피해를 입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좋지 않은 일을 만나게 되면 그 원인과 변명거리를 찾아 책임을 떠맡기려는 경향이 있다. 삼재나 상충살 같은 경우도 그와 같이 살아가며 흉한 일을 당했을 때 그 이유로서 혹은 변명거리 혹은 책임전가의 핑계거리로서 활용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중 삼재(三災)는 전통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으로, 12년 주기로 한번 들어오면 3개의 띠가 동시에 겪게 되며 3년 동안 머무르게 되는데 그 첫해가 들 삼재, 둘째 해가 묵 삼재(눌 삼재), 셋째 해를 날 삼재라 한다.
사주팔자(四柱八字)는 특정의 생년월일시(生年月日時) 간지(干支)를 모두 포함한 것으로서 그 시점의 태양의 경도를 기호로 표시한 것이기 때문에 태어난 연과 월과 일이 같은 사람일지라도 시(時)가 다르면 전혀 다른 특성을 갖게 된다. 즉 같은 2019년 1월 1일 태어나더라도 한낮인 오시(11:30~13:30)에 태어난 아이와 밤인 해시(21:30~23:30)에 태어난 아이는 받는 태양의 기운이 다르기에 삶의 형태도 서로 다르게 나타나게 되어 있다.
하물며 단지 출생 연도, 그것도 지지(地支)에 해당하는 띠만 가지고 동시에 세 개의 띠가 삼재여서 인생의 어려운 시기를 같이 겪는다는 것은 극히 낮은 확률의 경우의 수에 해당한다. 단지 우연히 좋지 않은 시기가 삼재라는 시기와 일치할 수는 있겠지만, 절대로 뱀띠와 닭띠와 소띠가 2019 기해년에 삼재로 인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은 아니다.
사주팔자 구성에서 시(時)와 일(日)과 월(月)을 무시하고 단지 띠만 갖고 삼재를 논하는 것은, 이름에 ‘목’자가 들어가는 사람은 목수를 하고, ‘농’자가 들어가는 사람은 농사를 짓는다고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같은 원리로 2019년에 뱀띠가 상충살을 당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누군가 주변에서 삼재나, 상충살, 원진살 등을 핑계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면 그는 겁을 줘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이거나, 정말 삼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기에 2019년 삼재나 상충살, 원진살, 아홉수 등에 해당한다고 하여 투자를 망설이거나 큰일을 미룰 필요는 전혀 없다.
소재학 교수
소 교수는 동양미래학자다. 사주명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자신만의 10년 주기설로 개인과 기업의 성공과 실패의 시기를 찾는 방법론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