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찬바람 잦은 2010년 12월. 대한민국 대표 꽃미남 두 사람이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각각 무대와 스크린에 던져진 두 배우의 출사표에 보는 이들은 벌써부터 기대 충만이다. 군 제대 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로 돌아온 조승우와 결혼 후 아버지가 된 장동건(영화 '워리어스 웨이')이 그 주인공. 과연 이 두 사람의 도전이 새로운 승리로 기억될 수 있을까.
우선 조승우는 비교적 안정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입대 전 스크린과 무대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했지만 팬들에게 각인된 작품은 역시 '지킬 앤 하이드'란 평이다.
특히 극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This is moment)’과 ‘대결(Confrontation)’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 흔치않은 뮤지컬 넘버로 자리했다. 2004년 초연 당시 그는 대한민국 뮤지컬계를 평정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객과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가창력을 바탕으로 그해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2년 후 일본 공연에선 뮤지컬 한류 열풍을 이끌었다.
'지킬 앤 하이드'로 일군 스타성은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헤드윅'으로 단단해졌고, 영화 '말아톤', '타짜' 등이 뒷심을 이어갔다. 다소 침체됐던 무대예술계도 스타의 귀환이 반가운 분위기. 그만큼 그의 티켓 파워가 대단하다는 방증이다. 덕분에 개런티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1회당 1800만원. 80회 출연을 기준으로 총 14억4000만원이다. 통상 A급 뮤지컬 배우의 1회당 출연료가 50만~400만원임을 감안하면 파격에 파격을 더한 대우다.
2006년 국립극장 공연을 끝으로 지킬 박사와 이별했으니 조승우에게 이번 공연은 4년 만의 컴백 무대.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의 면면도 든든하다. 2004년 초연 당시 주역이었던 류정한, 김소현, 김선영, 소냐 등 뮤지컬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며 새로운 흥행기록이 예상된다. 승패의 주사위는 오롯이 조승우의 몫이다. 이미 인정받은 무대 위에서 익숙한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 비교적 안정적인 시도가 기대되는 이유다.
공연기간 및 장소 2010년 11월30일~2011년 3월31일/샤롯데씨어터/1588-5212
대한민국 글로벌 프로젝트, '워리어스 웨이'
영화 - 워리어스 웨이
이에 비해 장동건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흥미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그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워리어스 웨이>는 충무로의 기획력과 할리우드의 기술력이 결합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뉴욕 대학 영화과 출신인 이승무 감독(그는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의 장남이다)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반지의 제왕', '매트릭스' 등 귀에 익숙한 작품을 제작한 배리 오스본이 프로듀서로 참여했고, 아카데미를 석권한 실력파 스태프들이 가세했다. '마지막 황제' 등으로 3번이나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한 제임스 애치슨,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으로 아카데미 미술상을 수상한 프로덕션 디자이너 댄 헤나, '킹콩'으로 아카데미 특수효과상을 수상한 뉴질랜드 웨타 스튜디오의 크리스찬 리버스가 그들이다.
세계 최강의 전사인 남자(장동건). 칼을 버렸던 그가 서부 사막의 끝에서 지켜야 할 사람들을 위해 다시 칼을 든다는 게 영화의 내러티브. 자신을 쫓는 비밀 조직을 피해 서부의 외딴 마을로 향한 전사. 신분을 숨긴 채 마을에 들어온 그는 말괄량이 처녀 린(케이트 보스워스 분)과 카우보이 출신 주정뱅이 론(제프리 러쉬 분)을 만나며 잔인한 전사에서 아기와 여자를 보호하는 평범한 남자로 변해간다. 반면 남자에게 무술을 전수받는 린은 전사로 성장한다.
어릴 적 린의 가족을 몰살시킨 대령(대니 휴스턴 분)이 다시 마을을 위협해오고, 남자는 봉인했던 칼을 꺼내든다.
장동건의 새로운 도전과 무게는 함께 출연한 배우들의 면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슈퍼맨’의 여인으로 알려진 케이트 보스워스와 '샤인',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로 유명한 제프리 러쉬가 등장하며 전 세계 영화팬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문제는 동서양의 문화가 접목된 스토리 전개와 장동건의 언어 극복에 있다. 전 세계 흥행성적을 가늠하는 북미 시장의 흥행성적이 성공을 점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시금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