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열린 분양 시장 눈여겨볼 아파트는… 강남은 잠실진주·청담삼익, 수도권 안양·광명 주목
정다운 기자
입력 : 2022.02.03 10:33:22
수정 : 2022.02.03 10:33:40
지난해는 분양을 미룬 단지가 유독 많았던 탓에 새 아파트 공급이 희소하고 청약 시장은 더욱 달아올랐던 한 해였다. 민간 분양만 따져도 2021년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내 집 마련 시기를 저울질해 온 실수요자라면 올해가 적기일 수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한 해 전국 500곳에서 아파트 41만8351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최근 5년(2017~2021년) 평균 민간 분양 실적(26만6506가구)보다 57%가량 많은 수준이다. 올해 분양 예정 물량 절반은 수도권에 몰렸다. 권역별로 수도권 20만4225가구, 지방 21만4126가구다. 수도권에서는 경기가 11만9624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과 인천은 각각 4만8589가구, 3만6012가구로 조사됐다.
지난해 민간 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되고 정비사업 규제가 강화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당초 계획 물량의 72% 수준밖에 공급하지 못했는데, 새해에는 이를 만회하듯 적잖은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순 부동산R114 빅데이터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대선·지선 이후의 정책과 시장 변화, 7월 이후 대출 규제 강화, 사전청약 공급 부담 확대 등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에 분양 물량이 집중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주·철거가 끝난 이문 3-1구역.
▶강남 잠실진주·청담르엘·둔촌주공 재건축
강북 이문휘경·장위4·행당7·대조1 재개발
새해 서울에서 분양될 아파트 중에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아파트가 꽤 많다. 이 중 상당수는 당초 지난해 분양될 예정이었다가 일정이 미뤄진, 알짜 입지가 많아 눈길을 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통하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1만2032가구)을 비롯해 송파구 잠실진주(2678가구), 동대문구 이문1구역(3069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둔촌주공을 재건축하는 ‘둔촌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1만2032가구)’ 분양 일정은 2월로 결정됐지만 상반기 분양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그사이 분양가를 구성하는 택지비, 고정건축비, 가산비가 지난해 대비 각각 오르면 일반분양 가격이 3.3㎡당 4000만원까지도 오를 여지가 생긴 상황이다. 이 경우 전용 59㎡(옛 25평) 분양가가 9억원을 넘기기 때문에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진다. 조심스럽지만 3.3㎡당 3700만~4000만원대에서 치열한 샅바싸움이 예상된다.
당초 지난해 하반기 분양을 추진하던 송파구 잠실진주 재건축 조합도 올해로 분양 일정을 미뤘다. 최근에야 ‘잠실래미안아이파크(가칭)’ 착공 승인을 얻었으며 올 연말에는 일반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총 2636가구 가운데 819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이 단지는 지하철 2·8호선 잠실역과 2호선 잠실나루역, 8호선 몽촌토성역을 모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인데,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아파트 일반분양가가 3.3㎡당 5000만원대에 책정될 것으로 내다본다. 잠실진주 재건축 아파트가 분양에 나서면 잠실권역에서 17년 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가 될 전망이다. 추첨물량이 나올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분양 시기는 10월로 점쳐진다.
잠실진주는 2018년 10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고 이미 2019년 8월 조합원 이주와 철거까지 마친 상태다. 이후 2년여 동안 사업이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별건축구역 지정’ 때문이었다. 2015년 7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진주아파트는 이듬해 시작되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전제로 2017년 사업 인허가를 진행한 바 있다.
강남구 청담동 삼익아파트를 ‘청담르엘(총 1261가구)’로 재탄생시키는 아파트도 올 하반기로 분양 일정이 미뤄졌다. 당초 ‘청담삼익롯데캐슬’이라는 이름을 달기로 했다가 시공사인 롯데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 ‘르엘’로 바꿔 적용했다. 롯데건설은 이 단지에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을 적용하기로 하고 단지명으로 ‘르엘 라필투스’를 제안했다. 라필투스는 ‘보석’과 ‘강가’를 합친 말이다. 청담동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가 공급되는 것은 청담래미안로이뷰(2014년 입주) 아파트 이후 처음이다. 176가구에 대한 일반분양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주변 지역의 최근 매매 시세나 분양가를 고려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청담삼익 옆에 자리한 ‘청담자이’ 전용 89㎡(옛 36평)가 지난해 12월 36억2500만원 신고가에 실거래된 바 있다. 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억원이 넘는 셈이다. 다만 한쪽에서는 분양가상한제를 고려해 최근 청약을 진행한 ‘래미안원베일리(3.3㎡당 5668만원)’와 비슷한 수준에 책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외에도 시기, 규모 등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해 강남권에서 알짜단지의 분양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서초구에선 신반포4지구를 재건축하는 ‘신반포메이플자이’가 대표적이다. 신반포4지구 조합은 2016년 1월 조합설립인가, 2017년 10월 사업시행인가, 2018년 12월 관리처분인가 등 재건축 사업을 차근차근 진행해 왔다. 새 아파트 ‘신반포메이플자이’는 지하 4층~지상 35층 규모 아파트 3307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조합원 분양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르면 올 상반기 중 200~300여 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전망이다. 신반포4지구는 지하철 3호선 잠원역이 단지 바로 앞에 있고 7호선 반포역, 9호선 사평역이 도보 10분 거리에 있어 지하철 이용이 편리하다. 원촌초, 신동중, 원촌중, 세화고, 세화여고 등이 가깝다. 뉴코아,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잠원공원, 서울성모병원, 강남차병원 등이 인근에 위치해 편의시설 이용이 용이하다.
‘디에이치방배(3065가구)’ 분양도 올해 진행될 전망이다. 방배5구역을 재건축하는 단지로 일반분양 물량만 1686가구에 달한다. 분양가는 3.3㎡당 4200만원 선에 책정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지하철 4·7호선 이수역과 7호선 내방역 사이에 위치해 있어 대중교통 여건이 좋다. 방배초, 서울중, 서문여고 등과 가깝다.
사업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방배6구역(3080가구)을 재건축하는 래미안 브랜드 아파트도 연말쯤 기대해볼 수 있다. 방배6구역은 2016년 대림산업(현 DL이앤씨)을 시공사로 선정한 후 이주와 철거 작업까지 마무리했으나 지난해 9월 시공사 계약을 해지했다.
계약 해지 통보에 DL이앤씨가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하는 등 법적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공사비용 지급 등 조합과 원만하게 해결하기로 합의하면서 시공사 교체 갈등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이후 방배6구역 시공사는 삼성물산으로 바뀌었다. 아파트 이름도 ‘방배 아크로파크브릿지’ 대신 ‘래미안’을 달게 된다.
서울 강동구 길동 ‘신동아1·2차’ 일반분양도 유력하다. 지하 3층~지상 33층 규모의 공동주택 8개동 1299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이 단지는 2010년 5월 조합설립인가, 2012년 2월 사업시행인가, 2017년 10월 관리처분인가 등 단계를 거쳤다.
시공사에는 GS건설이 선정됐다. 신명초등학교, 신명중학교가 가깝다. 지하철 5호선 길동역까지는 걸어서 10여 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분양은 전용 59㎡로만 229가구 정도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모든 가구가 전용 85㎡ 이하여서 추첨제 물량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3.3㎡당 일반분양가는 2760만원으로 예상된다.
강북권에서는 일반분양 물량이 1000가구에 육박해 주목을 받았던 동대문구 이문1구역을 눈여겨볼 만하다. 단지는 지하 6층~지상 최고 27층, 40개동, 전용 52~99㎡, 총 3069가구 규모로 이 중 93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5월 중 분양이 예상된다. 이문3구역(총 4321가구 중 일반분양 1641가구)과 휘경3구역(총 1792가구 중 800여가구)도 올 상반기 중 분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정해뒀다. 조합원 분양이 2월 15일 예정인 만큼 일반분양이 하반기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수년째 일반분양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장위4구역(총 2840가구 중 일반분양 1331가구)도 지난해 말까지 공고가 나오지 않았다. 이곳은 조합장이 해임되고 새로운 조합장이 선출되면서 사업계획변경인가를 다시 받는 등 사업 일정이 지연됐던 곳이다. 장위4구역 역시 올해 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전망이다.
은평구 대조1구역(총 2451가구) 재개발 사업도 많은 관심을 받는 지역이다. 지하철 3호선 불광역과 연신내역, 6호선 구산역과 가까운 곳이다. 이곳은 조합 내부갈등으로 사업이 멈춘 바 있다. 조합과 비상대책위원회 ‘대조1구역 바른 사업을 위한 조합원 모임’과의 소송전이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소송문제는 일단락된 것으로 전해진다. 새로운 집행부를 꾸려 새해 일반분양 일정을 진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성동구 푸르지오파크세븐(행당7구역, 총 768가구 중 138가구)도 올해 6월로 분양이 미뤄졌다. 지하철 2·5호선과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쿼드러플 환승역’ 왕십리역 부근에 자리 잡은 단지다. 지상 최고 35층 7개 동, 총 958가구가 유력한데, 이 중 135가구가 일반분양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단지는 대우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써밋’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은 고급화 조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상반기 중 서대문구 홍은동 11-111번지 일원에서는 ‘홍은13구역 아이파크’가 공급될 예정이다. 총 686가구 규모로 이 중 411가구가 일반분양 몫이다. 노후 아파트 864가구를 1070가구로 새로 짓는 노원구 ‘월계동신’도 빠르면 연내 일반분양에 돌입한다. 조합원 물량과 임대주택을 제외한 약 142가구가 일반분양 몫이다.
청담 삼익 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
▶경기 안양·광명서 정비사업 물량 수두룩
부산은 서부권서 새 아파트 공급 잇따라
올해는 경기와 인천에서도 대규모 단지의 분양이 이어진다.
올해 수도권 공급 물량의 절반가량이 경기에서 공급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특히 경기는 입지 좋은 구도심에서 나오는 정비사업 물량이 많아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양시에서 ‘안양역푸르지오더샵(2736가구)’, 광명시에서 ‘광명1R구역재개발(3585가구)’, 수원시에서 ‘수원권선6구역(2178가구)’의 분양이 상반기 예정돼 있다. 8월에는 광명시에서 3344가구로 조성되는 ‘베르몬트로광명’ 분양 일정도 진행된다. 이 외 경기 내 신도시에서는 파주 운정과 양주 옥정에서 각각 3433가구, 1961가구의 민영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안양역푸르지오더샵은 안양에서 유명한 진흥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냉천지구가 언덕인 반면 안양역 푸르지오더샵은 1호선 국철과 안양천, 1번 국도 사이에 나란히 서 있으며 안양역까지 도보 5분 거리다. 약 11만㎡ 규모 평지에 37층 2723가구(일반분양 687가구) 아파트가 들어선다. 이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심사를 받아야 했는데 3.3㎡당 2999만원의 분양가가 통과됐다. 공급평형 112㎡형 기준으로 10억원이 넘는 가격이다.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함께 짓는 ‘베르몬트로광명’은 지하 3층~지상 35층, 전용 36~102㎡ 총 3344가구 규모다. 이 중 72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이 단지는 광명뉴타운 중심 입지에 위치한 데다 인근 광명역에 신안산선 복선전철이 개통될 예정이라 교통 호재가 풍부하다. 2024년 신안산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25분 만에 이동이 가능해져 서울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인천은 검단 신도시와 도시개발 물량이 눈에 띈다. 검단에서는 1만1044가구의 민영 아파트가 공급되고, 용현학익 도시개발을 통해서는 ‘시티오씨엘7단지’ 1478가구 등이 공급될 계획이다. 동구에서 2562가구 규모의 송림파크푸르지오 분양이 6월 예정됐다.
지방은 광역시를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 계획이 많다. 부산의 경우 서부산권에서는 올해 상반기 대규모 신규 분양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서부산권에는 본격화된 서부산권 신도시의 대장주로 꼽히는 명지국제신도시서 오랜만에 분양이 이어지고, 에코델타시티의 후속분양도 예정돼 있다.
우선 명지국제신도시에서는 신세계건설이 2월 ‘빌리브 명지 듀클래스’를 분양한다. 1~4단지 총 1083실 규모의 대단지이며 전 실이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구성된다. 이 단지는 남해바다가 인접한 수변 인근 단지로 조성되며, 주변에는 명지동 근린공원, 해오라기공원, 명지제1공원 등이 있어 도심 속에서도 쾌적한 자연환경을 모두 누릴 수 있다. 특히 남해바다 조망이 가능한 오션뷰가 포함돼 있다.
에코델타시티에서는 DL이앤씨가 4월 19블록에서 ‘e편한세상 에코델타 센터포인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19층, 15개동, 전용 68~84㎡, 총 953가구 규모의 민간참여 공공분양 아파트다. 또 4월과 5월에는 대방건설이 13블록과 28블록에 ‘부산에코델타시티1·2차 디에트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 북구에서는 한화건설이 5월 덕천동 일대에 ‘한화 포레나 부산덕천 3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덕천3구역 재건축 사업으로 총 429가구 규모로 이 중 116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앞서 분양한 1·2차 단지와 함께 대규모 포레나 브랜드 타운을 형성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