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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Test-Drive] 지붕 열고 나서니 “오빠 달려~!” 절로… 새빨간 2인승 스포츠카, BMW 뉴 Z4
입력 : 2019.09.05 11: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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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차의 지붕을 개방하고 운행할 수 있는, 쉽게 말해 지붕 없는 2인승 차량을 ‘로드스터’라 한다. 평일 오후 꽉 막힌 서울 도심에 BMW를 대표하는 로드스터 ‘뉴 Z4’를 타고 횡단보도 앞에 멈춰 섰다. 물론 지붕을 개방한 채로…. 차의 컬러는 레드, 빠알간 2인승 차량이 그렁거리며 씩씩대자 여기저기 집중되는 시선에 살짝 민망하다. 신호등이 바뀐 후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니 약 100m쯤 앞서 가던 이들도 슬쩍 돌아보며 째려본다. 마치 좀 조용히 다니라는 듯. 그런데 어쩌란 말인가. 이 차, 이렇게 달리도록 태어난 것을.
3세대 뉴 Z4는 외관부터 차의 쓰임새가 확실히 드러난다. 화살표 모양의 윤곽이 선명한 보닛부터 클래식 스포츠카의 특징을 담았다. 보닛 측면에서 후미등까지 이어지는 라인과 대형 에어 브리더에서 뒷바퀴 휠 아치까지 이어지는 라인은 차량이 달릴 때 차체를 둘러싼 공기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옆에서 보면 앞부분이 길고 뒷부분이 짧은 정통 로드스터의 모습 그대로다. 아니, 좀 더 넓고 낮아졌다. 전장, 전폭, 전고는 2세대 모델보다 각각 85㎜, 74㎜, 13㎜ 늘어 4324㎜, 1864㎜, 1304㎜, 반면 휠베이스는 26㎜ 줄어든 2470㎜다. 앞뒤 윤거(좌우 두 개의 타이어 중심선 사이의 거리)는 각각 98㎜, 57㎜ 늘어난 1609㎜와 1616㎜. 운전석이 차체 중앙의 무게중심 쪽으로 이동했다.
일반적으로 차량의 외관에는 각 브랜드의 패밀리룩이 적용되는데 뉴 Z4는 헤드라이트가 달라졌다. 한쪽 헤드라이트에 두 개씩 총 4개의 동그란 원이 있던 ‘코로나링’ 대신 BMW 차량 중 처음이자 유일하게 수직형 헤드라이트가 적용된 것. 덕분에 더 날렵하고 스포티해 보인다. 후면에는 트렁크 상단에 일체형 스포일러와 3D 테일라이트가 적용됐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건 전동식 소프트톱이다. 시속 50㎞/h 이하로 달리면 버튼 한번으로 운행 중에도 개폐가 가능하고, 약 10초 후에는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린다. 트렁크 공간은 생각보다 넓다. 2인승 차량에 트렁크가 크면 얼마나 클까 싶었는데, 281ℓ나 된다. 웬만한 캐리어 2개는 충분히 실을 수 있다.
실내는 우선 헤드레스트 일체형 M스포츠 시트가 눈에 띈다. 고속 주행이나 굴곡이 많은 도로에서 단단하게 몸을 제대로 잡아준다. 스포츠형 스티어링 휠도 차의 성능 대비 적당한 선택 중 하나. 크기가 크지 않아 작동이 편하다. 생각보다 수납공간은 넉넉하다. 시트 뒤쪽에 따로 공간이 있고, 중앙의 암레스트 아래에 컵 홀더가 자리하고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Z4 최초로 탑재된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온다. 성능 면에선 다양한 운전자 주행보조 시스템이 적용됐는데, 스톱&고 기능이 첨가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가속과 제동까지 스스로 조작해 주차를 돕는 ‘파킹 어시스턴트’, 특히 막다른 골목에서 후진해야 할 때 최대 50m까지 왔던 길을 자동으로 거슬러 빠져나가는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은 그야말로 신통방통하다.
스포츠카의 생명인 엔진은 2.0ℓ 4기통 엔진이 탑재됐다.(M40i에는 M 퍼포먼스 트윈파워 터보 기술이 적용된 3.0ℓ 직렬 6기통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은 197마력, 최대토크 32.6㎏·m의 힘을 내며, 제로백은 6.6초다. 모든 엔진에는 가솔린 차량임에도 배기가스 저감을 위해 가솔린 미립자 필터가 장착됐다. 미세먼지 배출을 최소화하는 장치다.
운행모드를 스포츠에 놓고 서울역에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까지 주행해보니 액셀러레이터를 살짝 살짝 밟고 뗄 때마다 강한 반응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차량이 가벼워(공차중량 1495㎏) 밟으면 밟은 만큼 속도계가 훌쩍 높아졌다 낮아진다. 그만큼 힘이 충분하다.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치고 나간다. 소프트톱을 젖히고 나서도 실내로 들이치는 바람이 싫지 않다. 윈드 디플렉터의 성능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가격은 ‘뉴 Z4 sDrive20i M 스포츠 라인’이 6520만원, ‘뉴 Z4 sDrive20i M 스포츠 패키지’가 6710만원, 하반기 출시 예정인 ‘뉴 Z4 M40i’는 8980만원이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8호 (2019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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