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도어 럭셔리 슈퍼카 애스턴마틴 라피드S…젠틀한 지킬박사와 야성의 하이드를 모두 품다!

    입력 : 2015.03.06 1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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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틀한 신사와 야성적인 이방인! 영국의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스의 단편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젠틀한 신사 지킬박사가 자신 속에 숨어 사는 야성적인 하이드와의 내면갈등을 다룬 소설로 유명하다. 평상시에는 깔끔하고 지적이며, 반듯한 지킬박사가 야성적이며 본능에 충실한 하이드로 변신하면서 겪은 일들을 담고 있는 영국의 대표 소설 중 하나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애스터마틴의 플래그십 모델인 럭셔리 슈퍼카 ‘라피드S’ 역시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양면성을 가진 존재다. 슈트가 어울리는 세단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만, 12V 자연흡기 방식의 엔진과 애스턴마틴 특유의 스포츠카 감성을 동시에 품고 있어 배기음만 들으면 곧바로 하이드처럼 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애스턴마틴의 플래그십 모델인 라피드S를 인천 영종도에서 만나봤다. 날렵하고 점잖은 외모를 가졌지만, 파워풀하고 역동적인 주행감을 선사하는 라피드S의 매력을 살펴봤다.

    존재감이 다른 럭셔리 슈퍼카 디테일 라피드S는 ‘유려하다’는 표현 외에는 설명할 형용사가 없다. 거침없이 미끈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가졌기 때문이다. 5m가 넘는 덩치를 가졌음에도 아름답고, 우아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비율과 자태를 품고 있다. 지난 2011년 뉴욕모터쇼의 월드카어워즈 위원회가 라피드S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로 선정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자태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긴 보닛이 인상적인 전면부는 애스턴마틴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오각형 그릴 속에 알루미늄 수평그릴을 적용했는데, 이를 통해 안정감과 함께 중후함을 동시에 강조한다. 또 상단 보닛에는 스포츠카 DNA가 느껴지는 샤크테일을 적용했다.

    무엇보다 전면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헤드라이트다. 페라리와 마세라티처럼 유선형의 디자인을 적용했지만, 영국 특유의 절제되면서도 고급스런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안개등과 주간등을 모두 헤드라이프 램프 속에 포함시켜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 절제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실내는 그야말로 럭셔리카의 진수를 보여준다. 알칸타라로 마감된 인테리어와 함께 코브라 스타일의 버킷시트는 라피드S가 세단이면서도 스포츠카의 DNA를 품고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해준다. 코브라 버킷시트는 운전석과 조수석 외에도 뒷좌석도 장착됐다. 이로 인해 라피드S는 최대 4명만 탑승할 수 있다.

    변속기 레버가 없다는 점도 독특하다. 라피드S는 변속기 레버 대신 센타페시아에 변속기 버튼을 적용했으며, 페달시프트를 통해 수동변속도 가능하다. 또 시동을 거는 엔진스타트/스톱 버튼 대신 스마트키를 통째로 찔러 넣어 시동을 걸기 때문에 운전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문을 열고 닫는 도어패널 역시 기존의 차량들과는 다르다. 손을 끼워 넣어 문을 여는 방식 대신, 버튼을 누르면 도어패널이 나오는 지렛대방식을 사용했다. 이렇게 문을 열면 라피드S는 마치 나비처럼 도어가 15도 정도 위로 솟구친 형태로 문이 열리는데, 날개를 형상화한 애스턴마틴의 엠블럼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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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흡기 방식의 V12엔진… 웅장함이 다르다 운전석에 앉아 브레이크를 밟고 스마트키를 찔러 시동을 걸었다. 곧바로 RPM게이지의 바늘들이 최고점을 향해 움직이며, ‘부~웅’하고 울부짖는다. 굵고 강한 저음의 배기음을 듣는 순간, 세단이 아닌 스포츠카를 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차와 함께 도로에 나서는 순간, 주변의 시선이 한몸에 느껴진다. 웅장하면서도 공격적인 배기음이 주변의 시선을 끌어 모으며, 중후한 외모와 유려한 라인에 감탄사가 절로 난다.

    제대로 된 시승을 위해 인천 영종도의 외곽도로로 나갔다. 직진주로만 3km 이상 펼쳐지는 이곳이라면 6000cc급 12V 자연흡기 엔진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라피드S는 최고출력 560마력, 최대토크 60.8kg·m의 강력한 성능과 터치트로닉Ⅲ ZF 8단 변속기를 적용해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4.4초 만에 주파가 가능하며, 최고 327km/h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변속기 버튼을 D에 놓고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오른발에 힘을 줬다. 스포츠카처럼 튕겨지는 듯한 가속감은 없지만, 서서히 해일처럼 속도를 높여간다. 초 단위로 엔진의 출력이 두 배로 늘어나는 느낌이다.

    엄청난 속도로 주행하고 있지만, 주행성능은 굉장히 안정적이다. 고속으로 코너를 돌아도 서스펜션과 차축이 전체적인 균형을 꽉 잡아준다. 변속기와 서스펜션을 모두 스포츠모드로 변환하면, 스포츠카 이상의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그야말로 도로 위를 질주하는 맹수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더 놀라운 점은 고속주행 시에도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마치 운전자에게 최고속도를 낼 수 있게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6000cc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560마력의 괴력이 이 같은 안정적인 가속력을 뒷받침한다.

    유용일 애스턴마틴서울 대표는 “라피드S는 그랜드투어러의 특징과 세단, 스포츠카의 장점을 모두 가진 드림카 중에 드림카”라며 “중장년 고객들의 경우 DB9이나 뱅퀴시보다 세단의 실용성까지 갖춘 라피드S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애스턴마틴 라피드S의 가격은 3억3350만원(기본옵션 기준)이다.

    [서종열 기자 사진 한창희 더아이오토 편집장]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4호(2015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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