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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미켈레 베르네티 우마니 론끼 와이너리 오너…슈퍼 투스칸? 우리 와인은 슈퍼 마르께죠
입력 : 2012.12.27 17: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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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니 론끼는 이탈리아 서쪽의 토스카나와 등을 맞대고 있는 동쪽 마르께와 아부로쪼 지역에서 포도를 생산하고 있다. 지노 우마니 론끼가 창업했는데 이후 미켈레 베르네티의 외할아버지가 인수했으나 변호사인 외삼촌이나 미술가인 이모 대신 아버지가 와이너리를 맡아 고급 와인 생산의 토대를 닦았으며 이후 자기가 다시 크게 키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버지는 아주 열정적이다. 대학에서 철학과 상담심리를 배웠는데 남의 말을 아주 잘 듣는 분이다. 와인 수입상의 얘기를 듣고 그들의 요구에 맞춰서 제품을 만들었다. 그래서 마르께의 수출 1위 회사가 됐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영국 와인 마케팅 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의 미켈레 베르네티 오너는 어려서부터 현장에서 와인을 배웠기에 따로 학교에서 배울 필요는 없었다며 1992년 회사에 합류해 수출지향형으로 와이너리를 키웠다고 밝혔다.
현재 우마니 론끼의 최대 수출국은 미국이다. 그런데도 우마니 론끼는 한 브랜드만 빼고는 모두 토착 품종 포도로 와인을 만든다.
“화이트와인은 베르디키오 품종으로 만드는데 이탈리아에서도 이 지역에서만 생산하고 있다. 레드와인은 몬테풀치아노로 만든다. 현재 생산량의 75%를 6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요리오의 인기가 높다.”
우마니 론끼는 요리오를 비롯해 요리오의 대중 브랜드인 ‘베이비 요리오’와 고급 브랜드인 ‘꾸마로’, 프리미엄 브랜드인 ‘펠라고’ 등 다양한 브랜드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펠라고는 토착품종에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등을 블렌딩한 와인. 2003 빈티지로 런던 와인챌린지에서 장려상을 받은 데 이어 2004 빈티지로 디캔터의 월드와인어워드 은메달을 받았다.
토착 품종만 하다가 갑자기 블렌딩을 한 계기를 물었다.
“어느 날 몬테풀치아노에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를 섞어서 마셨는데 아주 맛이 좋았다. 그래서 그런 와인을 내자고 했다.”
펠라고는 블렌딩을 했기 때문에 이탈리아 내에선 DOC보다 낮은 등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품질은 뛰어나다며 수상에 얽힌 얘기를 들려줬다.
“1994년에 펠라고가 첫 출시됐다. 1997년에 런던 국제 와인 챌린지에 나갔는데 거기서 카테고리별 우수와인에 뽑혔다. 기분이 좋아 먹고 마시고 노는데 불러서 가니 이탈리아 와인 중 우수 와인으로 뽑혔다고 했다. 기분이 달아올라 또 먹고 마시고 노는데 다시 불러서 가보니 그해 최고와인 중 하나로 뽑혔다고 했다. 한 해에 상을 세 번이나 받았다.”
이후 1998년 빈티지는 크리스티에 출품됐고, 와인 인슈지애스트는 그해 100대 와인의 하나로 펠라고를 뽑았다. 미켈레 베르네티 오너는 현재 15~20년 정도인 포도나무가 25년 정도 되면 펠라고의 복합미가 짙어지고 더욱 우아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 금융위기의 영향에 대해 그는 “내수가 주력인 곳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탈리아 음식점들이 많이 문을 닫았다. 우리는 그렇지 않지만 11월 매출은 저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꾸마로’가 좋다고 했다. 지역의 떼루아를 잘 살렸고 자기만의 색을 표현했다는 것.
꾸마로는 고대 언어로 야생 과일 이름과 같은데 20~30년 된 나무에서 딴 포도로 만들며 연간 5만~6만병 생산하고 있다. 실제 꾸마로에선 오래 묵은 나무 특유의 짙은 풍미가 느껴진다.
우마니 론끼의 와인들
베이비 요리오 우마니 론끼가 새로 만든 한국형 와인. 보통 몬테풀치아노는 1년 이상 숙성하는데 베이비 요리오는 과일향을 살리려고 6개월만 숙성했다. 또 과일향을 살리려고 온도가 낮을 때 수확한다. 블랙베리나 체리향이 강하고 부드러워 파워풀한 요리오와 대조를 이룬다. 보졸레 누보와 유사한 느낌.
꾸마로 몬테풀치아노 100%로 만든 우마니 론끼의 간판급 와인. 스파이시한 산초와 후추의 아로마가 나는데 한 모금 머금으면 강렬한 탄닌이 입안을 꽉 채우는 듯한 느낌을 주며 신선하고 풍부한 과일향이 오래 지속된다. 오래 묵은 포도나무 특유의 농축미가 우아한 느낌을 주는 와인이다.
펠라고 스파이시하면서도 약간은 구수한 느낌의 독특한 아로마가 특징. 몬테풀치아노 특유의 탄닌과 카베르네 소비뇽의 우아함, 메를로의 달콤함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탄닌이 강한 듯하면서도 달콤한 과일의 풍미와 부드러운 바닐라향이 복합적으로 다가온다.
[정진건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8호(2013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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