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을 점령한 트랜스포머 군단이 2012년 겨울시즌을 지배하고 있다. 패션계의 트렌드는 어떨까?
LG패션 ‘마에스트로’ 트랜스포머 코트
도로 위를 달리던 트럭이 로봇으로 변해 장애물을 뛰어 넘는다. 하늘을 날던 음속전투기가 살짝 도로 위로 하강하곤 로봇으로 변해 전투에 나선다….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등장하는 로봇의 능력이 새삼 현실에서 주목받고 있다.
우선 최근 몇 년 간 IT업계에선 투인원(2in1), 스리인원(3in1) 등의 제품이 가전기기 매장을 점령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가지 기능만이 아니라 두 가지, 서너 가지 기능을 동시에 지닌 제품을 말한다. 최근의 트렌드는 조금 더 진화했다. 각각의 기능이 따로 분리되거나 때로 합쳐져 변환되는 이른바 ‘트랜스포머’형 제품이 눈길을 끈다. 이러한 현상에 IT 전문가들은 “여러 기능을 갖춘 제품을 사용하지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의 니즈가 이어진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렉트로룩스 무선진공청소기 ‘에르고라피도’
예를 들어 LG전자의 휘센 에어컨 ‘마린보이 스페셜’은 여유 공간에 착탈식 별체 ‘휘센 미니’가 구성돼있다. 분리 혹은 합체가 가능한 휘센 미니는 필요할 때마다 거실, 안방, 욕실까지 자유롭게 이동하며 공기 청정제균과 청정제습 기능을 담당한다. 냉방기기로만 인식되던 에어컨을 에어컨트롤 가전으로 진화시켰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일렉트로룩스의 무선 진공청소기 ‘에르고라피도’도 주목받는 트랜스포머 가전이다. 이동성이 떨어지는 일반 진공청소기의 단점과 사용자가 허리를 굽혀야 하는 핸디형 청소기의 불편함을 보완했다. 날씬한 막대형 디자인으로 착탈식 핸디형 청소기를 함께 구성해 분리와 합체가 자유롭고 이동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필요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는 트랜스포머 디자인 제품도 인기다. 애경에스티의 토털 홈케어 브랜드 홈즈의 ‘에어후레쉬 데오센서 자동차용’은 좁은 자동차 실내공간의 특성을 배려한 소취방향제다. 제품 하단의 캡(뚜껑)을 열면 책을 펴듯 세로 방향으로 제품이 펼쳐져 좁고 긴 공간에도 쏙 들어간다. 필요와 취향에 따라 디자인을 바꿔가며 컵 홀더, 대시보드, 도어포켓, 시트포켓 등 차량 내 다양한 자투리 공간에 설치할 수 있어 운전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이큐브의 트랜스포머 테이블은 상황에 맞게 식탁, 책상, 수납장 등으로 크기와 모양을 변형시킬 수 있는 조립식 가구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좁은 집에 거주하는 자취생이나 싱글족에게 특히 인기다. 미국 조비(JOBY)사의 만능
만능삼각대 ‘고릴라 포드’
삼각대 고릴라포드는 자유자재로 구부러진다. 24개의 구형관절로 연결돼 형태 변화가 자유롭다.
언제 어디서나 기능과 형태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킬 수 있는 트랜스포머 제품, 그렇다면 패션업계는 어떨까.
패션업계도 트랜스포머 열풍
평창 동계올림픽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김연아 선수가 입은 ‘케이프 트렌치코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프레젠테이션이 한창이던 지난해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단상에 오른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가 유창한 영어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호소할 때 트렌드세터들의 눈에 들어온 건 아이러니하지만 그녀의 옷차림이었다.이름하여 ‘케이프 트렌치코트’. 케이프를 부착하면 발랄하고 떼어내면 클래식하니 일석이조요, 쌀쌀할 땐 케이프를 붙였다가 따뜻해지면 떼어낼 수 있으니 일석사조다.
지난해 여름 폭우 때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에이글’의 레인부츠는 따뜻한 폴리에스테르 소재로 만든 무릎길이 양말인 ‘워머삭스’를 탈·부착할 수 있게 고안돼 고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여름 시즌 트랜스포머 부츠의 관심은 겨울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한 켤레만 있어도 두 켤레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미스미스터의 ‘투인원(2in1)부츠’는 부티(발목까지 오는 부츠) 스타일 부츠와 털 장식을 함께 판다. 부티 위에 털 장식을 장착하면 종아리를 감싸는 롱부츠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크록스의 ‘베리어사버클’은 스웨이드 소재 안쪽에 털 장식을 넣어 상황에 따라 종아리 부분을 접어 신게 만들었다.
LG패션 ‘마에스트로’ 트랜스포머 코트
LG패션 ‘마에스트로’ 트랜스포머 코트
다양한 디자인으로 변경 가능한 트랜스포머형 패션 열풍은 최근 몇 년 사이 이어진 변덕스러운 날씨에 유통업자들의 ‘날씨 리스크’ 대처 능력이 더해져 열기를 더하고 있다.
다시 말해 날씨가 오락가락하니 전통적인 방식의 제품보다 기능에 기능을 더한 제품이 환영받고 있는 것이다.원래 아웃도어 브랜드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트랜스포머형 디자인은 최근 그 범위가 넓어지며 남성 정장과 캐주얼 브랜드까지 확대돼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기능과 디자인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퍼스트 옴므(First Homme)족의 스마트 라이프와 맞닿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LG패션 마에스트로의 ‘트랜스포머 코트’도 트렌드세터가 주목하는 올겨울 잇 아이템. 지난 시즌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트랜스포머 재킷의 인기에 힘입어 코트 안에 한 겹이 더 있는 이른바 ‘1+1 코트’로 출시됐다.
날씨에 따라 형태를 바꿀 수 있어 아침과 낮, 저녁의 기온차가 큰 겨울 날씨는 물론 강추위에도 착용이 간편하다.
탈·부착이 가능한 레이어드 형태이기 때문에 두꺼운 옷을 몇 겹씩 입을 필요가 없고 바람막이용으로도 안성맞춤이다.
특히 이번 트랜스포머 코트는 캐시미어 100% 원단을 사용했기 때문에 부드럽게 떨어지는 실루엣이 멋스럽고 슬림한 라인을 연출할 수 있다. 가슴의 포켓은 패션 포인트. 포켓 스퀘어를 활용해 격식을 갖춘 장소에서 멋스러운 연출이 가능하다.
LG패션 마에스트로의 박성호 BPU장은 “이번 트랜스포머 코트는 가치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퍼스트 옴므족에게 어울리는 스마트 아이템이다. 특히 활동성과 기능성, 고급스러운 디자인까지 강조되었기 때문에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