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미 기자의 시계스토리] ⑤ 위블로…매 순간 최고의 역사를 만드는 시계

    입력 : 2011.11.04 1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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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 댄스그룹 2NE1의 최신곡 ‘내가 제일 잘 나가~’ 제목처럼 명품시계 중에서 ‘제일 잘 나가는 시계’는 다름 아닌 ‘위블로(HUBLOT)’다. ‘에르메스(Hermes)’가 헤르메스가 아닌 에르메스이듯이, 위블로(HUBLOT)도 ‘H’가 묵음으로 휘블로가 아닌 위블로로 부른다.
    킹 파워 론칭 쇼
    킹 파워 론칭 쇼
    1980년 세상에 나온 위블로는 지난해가 론칭 30주년이었으니 브레게, 바쉐론 콘스탄틴 오데마 피게 등 몇 세대를 거친 명품시계들과는 연륜에서 비교가 안 된다. 그럼에도 위블로는 시계 브랜드라면 누구나 원하는 FIFA와 포뮬러1의 공식 후원 업체로 2010년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모나코 국왕 알버트 2세를 비롯해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프, 그리스 선박왕 3세인 스타브로스 니아코스, 엘튼 존 등 최고의 셀러브리티들이 위블로 마니아임을 자청하고 나선다. 탄탄한 히스토리로 무장한 명품 시계들을 제치고 위블로가 단기간에 ‘최고들이 찾는 최고의 시계’로 등극한 비결이 무엇일까.

    활발한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위블로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강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br>위블로와 F1의 CEO
    활발한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위블로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강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br>위블로와 F1의 CEO
    위블로의 첫 번째 성공 비결은 ‘다른(Different) 것’에 있다. 1980년 위블로 창립자인 시계 장인 카를로 크로코는 기존 시계 제조에선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고무 소재와 골드를 결합한 시계를 창안했다. 세라믹이나 고무 등은 값싼 시계 소재로 여겨졌고 럭셔리한 골드와의 믹스매치는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위블로는 고무와 골드를 통해 실용적이면서 럭셔리함을 잃지 않는 ‘럭셔리 스포츠 워치’라는 영역을 만들어 냈다. 요트나 폴로, 조정, 승마 등 고급 스포츠를 할 때 착용하는 럭셔리 시계라는 틈새시장을 찾은 것. 이에 80년대 유럽 로열패밀리들이 스포츠를 할 때 위블로를 차기 시작하면서 ‘왕들의 시계’라는 별칭이 생겨났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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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블로의 두 번째 성공 비결은 뛰어난 ‘마케팅력’에 있다. 2004년 새로운 위블로 CEO로 취임한 장 클로드 비버 현 회장은 오데마 피게, 브레게, 오메가 등 굴지의 시계브랜드 CEO를 거치면서 고급시계 분야에서 마케팅의 천재로 불리던 인물. 취임 1년 만에 비버 회장이 만든 ‘빅뱅’시계는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으며 지금도 위블로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표 아이템이다. 빅뱅은 위블로가 추구하는 퓨전컨셉트의 진수를 보여준다. 골드를 비롯해 세라믹 로즈 골드, 탄탈 그리고 고무 등 독특한 소재들의 결합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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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35년간 큰 브랜드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위블로를 알리는데 전력투구했다. 2010년 스위스 바젤시계박람회장에서 만난 비버 회장은 “내가 오데마 피게, 블랑팡, 오메가라는 큰 브랜드에서 경험을 쌓지 못했다면 현재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며 “현재 위블로에서의 모든 모험은 내 35년간의 경험과 그 동안 쌓아온 친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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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세 번째 성공 비결은 ‘자금력’에서 찾아진다. 위블로는 2008년 세계 최대의 프랑스 럭셔리 그룹인 LVMH(루이비통 모엣헤네시)로 인수됐다. 위블로는 루이비통, 쇼메, 프레드, 드비어스와 함께 LVMH그룹에 속하게 됐다. 이후 위블로는 LVMH라는 커다란 우산 속, 전 세계 하이엔드 워치 시장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빅뱅 스틸 화이트 다이아몬드
    빅뱅 스틸 화이트 다이아몬드
    2010년 모든 시계 브랜드들의 로망인 FIFA와 포뮬러1의 공식 후원사로 위블로가 선정된 것도 LVMH그룹의 파워를 보여주는 사례다. 세계 명품업계 대부로 통하는 베르나르 아르노 LVMH그룹 회장과 고급 시계 산업의 VIP인 비버의 인맥을 통해 모나코 왕자가 이끄는 모나코 요트클럽을 비롯 유럽 상류층의 각종 스포츠클럽 후원도 도맡아 하게 된다. 2008년 말에는 현재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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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계 명가를 평가하는 기준에는 자체 공장과 거기서 만들어지는 자체 무브먼트가 있느냐의 여부가 판단 기준이 된다. 탄탄한 자금력을 갖게 된 위블로는 지난 2007년 스위스의 도시 니온에 위블로 공장을 2년 6개월 만에 짓게 된다. 모든 시계 브랜드가 꿈꾸는 자체 공장이 설립되면서 위블로는 시계 생산에 있어 한 차원 업그레이드되는 발판을 마련했다. 6000㎡ 크기의 지하 2층, 지상 4층으로 만들어진 위블로 새 공장은 300명 이상의 직원들이 상주할 수 있는 초대형 공장이다. 2008년 공장이 설립된 지 1년이 지나 위블로는 자체 무브먼트인 칼럼 휠 크로노그래프 ‘유니코 무브먼트’를 선보였다. 이 유니코 무브먼트가 처음으로 장착된 시계는 ‘킹 파워’로 무브먼트의 모든 부품이 위블로 자체 공장에서 제작됐다. 킹파워모델은 위블로의 가장 최근 모델로 ‘빅뱅’ 모델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자체 평가를 하고 있는 제품. 킹파워에 장착된 유니코 무브먼트의 가장 큰 특징은 ‘칼럼 힐 크로노그래프’를 장착했다는 점과 탈착이 용이하게 제작된 이스케이프먼트에 있다. 이 이스케이프먼트에는 특별하게 인그레이빙이 가능해 시계 외관 뿐 아니라 무브먼트에도 이니셜을 각인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 음식뿐 아니라 시계에도 퓨전이 있다. 위블로가 그렇다. 골드로 만든 최고의 고가품 시계에 고무줄을 다는 파격을 보여준 위블로는 ‘시계의 퓨전’ 그 자체다.

    [김지미 /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차장 jimee@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3호(2011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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