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ccessory] 여름철 선글라스, 패션 아이템 이상의 기능성 따져야

    입력 : 2011.09.15 16:54:01

  • 사진설명
    노출의 계절인 여름이 되면 몸매 관리와 함께 피부 관리가 필수적이다. 피부 노화의 가장 큰 원인은 자외선이기 때문에 외출할 때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 로션이나 크림을 사용해야 한다. 보통 자외선 차단 제품을 고를 때 SPF나 PA+ 수치를 따져 보고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와 더불어 소중한 눈을 보호하는 선글라스 착용도 필수다. 그렇다면 선글라스는 언제부터 왜 쓰기 시작했을까? 최초 선글라스에 대한 기록은 1400여 년 전 중국 역사서에서 찾을 수 있다. 안경을 연기로 그을려 어둡게 만들어 쓰기 시작한 것이 시초였다. 이는 눈을 보호하기 위한 게 아니라 법정에서 표정을 가리기 위해 판관들이 사용한 것이었다.

    사진설명
    이와 전혀 다른 목적으로 탄생된 오늘날 선글라스는 1930년대 미국에서 개발됐다. 당시 육군항공대 조종사들은 고공비행 중 강렬한 햇빛에 의해 심한 두통과 구토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종사들을 위한 보안경 제작을 바슈룸 사에 의뢰한 것이다. 6년간의 연구 끝에 최초의 선글라스인 레이밴(ray-ban)이 탄생했다. ‘광선을 차단한다’는 뜻의 레이밴은 눈을 완전히 보호하기 위해 잠자리 눈 모양으로 만들어졌으며 눈을 가장 편안하게 하는 녹색 렌즈를 사용했다. 이후 일반인에게도 판매되기 시작했고 영화 속 할리우드 스타들이 애용하기 시작하면서 기능성만 주목받던 초창기와 달리 점차 패션 액세서리로 바뀌어 갔다. 패션 아이템으로서 선글라스는 영화'티파니에서 아침을'과 '블루스 브라더스'를 통해 대중적으로 퍼져 나갔다. 위험천만한 마구잡이식 선글라스 많은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기 전 면세점에서 유명한 브랜드나 유행하는 스타일에 따라 선글라스를 구매한다. 또는 홍대나 명동 등 노점상이나 길거리 의류숍에서 파는 저렴한 이미테이션 선글라스를 구매하는 이들도 있다. 사실 노점상 패션 선글라스는 가격적인 부담이 적고 의상에 맞춰 코디하기도 쉽기 때문에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선글라스는 반드시 면세점이나 백화점 등 정식 판매 루트를 통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저가로 불법 유통되는 선글라스의 경우 자외선 차단이 전혀 안 되는 저가의 렌즈를 사용한 제품이 부지기수다. 이런 제품은 가시광선만 차단하기 때문에 커진 동공을 통해 오히려 많은 양의 자외선이 눈 속으로 들어가 백내장이나 황반변성 등의 안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다. 지속될 경우 실명의 위험도 있다.

    사진설명
    자외선은 가시광선보다 짧은 파장으로 표백 및 살균작용이 있어 식당에서 컵을 소독할 때 사용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보여주기 때문에 고문서의 감정이나 범죄수사 등에 이용하기도 한다. 또한 피부에서 비타민D를 생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피부 노화의 주범이다. 강한 자외선을 받게 되면 피부는 화상을 입을 수 있고 장기간 노출되면 피부에 멜라닌 색소를 만들며 주름과 기미를 발생시킨다. 심한 경우 피부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 눈에 많은 양의 자외선이 노출될 경우에는 각막상피세포의 손상으로 각막화상도 일으킬 수 있다. 보통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않고 해변이나 골프장, 스키장 등에서 두 시간 정도 강한 자외선에 집중적으로 노출되면 각막상피가 손상돼 일종의 화상을 입게 된다. 이때 심한 통증을 느끼고 많은 양의 눈물이 흐르며 눈 뜨기가 힘든 증상을 겪게 된다.

    특히 최근 라식이나 라섹수술을 받은 경우에는 각막상피가 많이 약해져 이런 증상이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선글라스를 반드시 착용하고 혹시 각막화상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안과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선글라스를 고를 때는 눈 전체를 가릴 수 있는 디자인을 고르는 것이 좋다. 자외선이 100% 차단되는 지 여부는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선글라스의 색상도 중요한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황색이나 갈색 렌즈는 파란색의 단파장을 많이 흡수해 눈의 피로를 줄여주기 때문에 운전할 때 도움이 많이 된다. 특히 빛이 강한 바다나 해변에서는 편광렌즈를 사용하면 눈부심을 줄여 줄 수 있다. 초록색 계열의 렌즈는 색상의 식별이 빠르고 눈의 피로감이 적다. 회색 계열의 렌즈는 색의 변화가 없어 부담이 적은 장점이 있다. 은색으로 된 미러코팅 렌즈는 빛을 투과시키는 양이 적어 스키장 등에서 사용하기 적합하다.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데 어린이라고 예외일 순 없다. 햇볕이 강한 여름철에는 아이들도 눈 부셔하고 뜨기 어려워하므로 야외활동 시 자외선 차단 코팅이 잘 되어 있는 선글라스를 끼워주는 것이 눈 보호에 도움이 많이 된다.

    어린이용 선글라스는 충격에 강한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의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의 경우 호기심이 많아 선글라스를 끼고 해를 정면으로 바라보곤 한다. 이때 자칫 시력에 가장 중요한 황반부에 무리가 가서 영구적인 시력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밖에도 어린이는 시력발달이 계속 진행하므로 선글라스가 굳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과 장소에서의 착용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귀찮더라도 선글라스를 벗게 하는 것이 좋다.

    [오현섭 / 명동밝은세상안과 원장 docohs@lycos.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1호(2011년 08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