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t Summer, Hot Businessman…올 여름 패션 트렌드

    입력 : 2011.09.15 16: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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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출산과 고령화로 접어든 한국사회는 현재 나이를 불문하고 ‘Young’이라는 키워드가 전 국민의 대세다. 남성 패션 트렌드도 예외일 수 없다. 여성들이 ‘동안패션’, ‘동안 메이크업’을 부르짖듯이 남성들 또한 더 젊어 보이도록 입고자 하는 욕망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특히 요즘 남성 소비자들의 경향은 장기적인 불황으로 인해 과거에 대한 향수가 매우 강하다. 글로벌 수입 브랜드의 국내시장 진입 및 잦은 해외여행, 인터넷 및 모바일을 통한 다양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활용으로 패션 수준 또한 매우 높아졌다. 이로 인해 패션, 의류에 대한 진정성과 정통성, 헤리티지, 히스토리를 중요시하게 됐다. 이는 곧 명품 패션이 ‘자기 과시용’에서 ‘자기애, 자기만족’으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올 여름 남성복 컬러 또한 클래식의 대표 컬러로 불리는 네이비, 베이지에 그레이 컬러가 믹스돼 모던한 감성이 더해질 것이다. 또 다양한 믹스&매치와 코디의 활용도가 높은 미니멀한 디자인의 아이템들이 사랑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과거 다소 무거운 무채색 위주로 전개되던 컬러에 비비드한 오렌지나 페일 블루 같은 밝고 경쾌한 컬러들이 포인트 컬러로, 심지어는 메인 컬러로 2011년 남성복 분위기를 밝게 변화시키고 있음은 반갑고도 놀라운 반전이다.

    패턴과 프린팅 또한 멀티체크, 스트라이프뿐만 아니라 과감한 플로럴 패턴까지 2011년 남성복 트렌드의 가장 큰 화두는 기존의 비즈니스 캐주얼에 가미된 과감한 위트와 클래식의 조화가 자아내는 ‘Urban Chic Look’이 아닐까 싶다. 잡지에 나온다고, 연예인이 입는다고, 어려 보이는 게 대세라고 무작정 따라하다가는 주책없는 옆집 아저씨 취급 받기 쉽다.

    원빈 필의 ‘아저씨’가 되기는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그냥 ‘옆집 아저씨’가 되기에 당신은 아직 사랑받을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은가.

    싱글 같은 더블 재킷 다양한 브랜드들이 올 여름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재킷을 선보이고 있는데 그 스타일은 여전히 클래식 무드의 연장선이다. 매 시즌 재킷의 라펠 넓이와 앞 단추의 간격이 달라지는 것은 남성 재킷의 당연한 변화다.

    올 여름은 싱글처럼 보이는 더블 브레스티드가 대세이니 조금은 슬림한 복부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재킷의 몸통길이도 다소 짧아지는 경향이 있으니 힙업 운동도 필수다. 무엇보다 여름용 재킷은 소재가 중요한데 여름용이라고 무조건 100% 린넨 소재만을 찾는 것은 곤란하다. 리넨의 독특한 질감이 멋스럽긴 하지만, 구김이 많이 가고 약하며 캐주얼한 느낌이 강하다. 그보다는 리넨과 실크, 혹은 울과 실크 혼방이 좋다.

    한 가지 더 체크해야 할 것이 재킷의 컬러인데 하루 종일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사무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답답한 어두운 색은 피하고 햇빛을 반사해 조금이라도 더위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밝은 색상의 재킷이 좋다. 최근에는 이러한 컬러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첨단 기술의 특수한 소재로 만들어진 슈트도 나왔다.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쿨 이펙트 수트(300만원대)는 어두운 컬러지만 빛 반사 성분이 포함된 염료로 날염돼 더위를 줄여준다. 국내 최고의 맞춤 슈트 브랜드인 ‘장미라사’에서는 리넨과 실크 혼용의 여름 재킷(100만원대)을 선보이는데 기존의 리넨 재킷보다 슬림하게 라인을 살린 비스포크 재킷으로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 맞춤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명품 슈트 브랜드 ‘브리오니’에서도 여름 전용 슈트(500만원대)가 나오는데 시어서커(굵기와 꼬임이 다른 두 종류의 실을 배열해 만든 것)와 코튼소재를 활용한 것이다. 시어서커 소재는 통기성이 뛰어나고 코튼 슈트는 실크를 혼방해 가볍고 시원한 것이 특징이다.

    두렵지 않은 컬러팬츠
    유니클로
    유니클로
    올 여름에는 남성들의 팬츠 색상이 밝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골프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그린, 레드, 블루 퍼플, 옐로, 스카이블루 등 형형색색의 팬츠를 이젠 비즈니스 데이에도 과감히 도전하고 있다. 만약 너무 튀는 색이 부담스럽다면 스카이블루나 톤이 살짝 눌러진 레드 컬러처럼 평범하진 않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컬러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 최근에는 바지 아랫단의 길이가 전체적으로 짧아지고 반대로 허리 밑 윗단은 다소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비즈니스맨들이 가장 어색해 하는 것이 바짓단을 짧게 입는 것이다. 팬츠의 길이는 보통 앞 밑단이 구두의 등 부분에 닿을 정도로 맞추고 밑단 통의 넓이는 보통 19~19.5cm 정도로 줄이는 것이 좋다. ‘질 샌더’의 슬림한 블루 팬츠(70만원대)나 ‘까날리’의 옐로, 화이트 컬러의 리넨 팬츠(80만원대)는 재킷과 함께 코디하거나 티셔츠, 피케 셔츠와도 잘 어울려 활용도가 높다. 컬러팬츠 외에 올 여름 남성 팬츠의 특징은 빈티지 무드의 귀환이다. 다시금 남성들의 패션에 카고팬츠가 눈에 띄기 시작하고 있다. 올 시즌 다시 돌아온 카고팬츠의 특징이라면 슬림한 피트와 워싱된 데님, 코튼 소재로 더욱더 빈티지한 질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복학생 오빠가 연상되는 루즈한 카고가 아니라 긴장감 있게 타이트한 카고팬츠로 돌아온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스키니 피트의 카고도 예쁘지만 다소 체형에 자신이 없거나 스키니에 거부감을 느끼는 남성들은 살짝 밑위가 길어진 세미 배기 피트의 카고를 추천한다. 카고팬츠는 기본적으로 빈티지한 느낌이 강한 아이템이기 때문에 티셔츠나 캐주얼 셔츠등과 코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반대로 포멀한 블레이저와 드레스 셔츠, 윙팁 구두와 매치하면 금요일에 입는 비즈니스 캐주얼의 전혀 색다른 느낌을 자아낼 수도 있을 듯하다.

    내겐 너무나 소중한 화이트 셔츠 셔츠는 재킷과 팬츠 사이를 받쳐주는 아이템으로 생각해 자칫 대충 지나쳐 버릴 수 있지만 여름철에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아이템이다. 올 여름에는 특히 팬츠의 컬러가 화려해졌으나 트렌드에 상관없이 누구나 서너 장 이상은 가지고 있는 심플한 화이트 셔츠가 제격이다. 아무래도 여름 셔츠이다 보니 땀 흡수력이 높은 코튼 소재의 셔츠가 좋으며, 핀 스트라이프가 엷게 들어간 화이트 셔츠는 더욱 시원해 보인다.

    이러한 화이트 셔츠는 ‘에르메네질도 제냐’(20만원대), ‘브룩스 브라더스’(10만원대), ‘브리오니’(10만원대) 등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자신의 목 사이즈에 꼭 맞는 것을 선택할 자신이 없다면 매장 직원에게 문의해야 한다. 부디 너무 크지 않은 셔츠를 구입하는 남성이 되길 바란다.

    윙팁맨과 로퍼맨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비즈니스맨에게는 윙팁 슈즈가 단연 최고다. 윙팁 슈즈는 슈트나 캐주얼에도 부담 없이 어울려 높은 활용도를 자랑한다. 이 윙팁 슈즈에는 팬츠 사이로 드러나는 양말의 매치가 중요한데 아가일 체크무늬의 양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참고로 여름 양말의 소재는 코튼보다 리넨이 훨씬 질기고 부드러운 데다 습기를 잘 흡수하며 오래 신어도 늘어나지 않아 좋다.

    윙팁 슈즈는 클래식을 기본으로 변형된 수많은 디자인이 나오고 있다. 명품 수제 구두 ‘크로켓앤존스’(90만원대), 멋스러운 브라운 가죽의 ‘브리오니’ 윙팁 슈즈(100만원대) 등이 있다.

    만일 윙팁 슈즈가 여름에 답답하다고 느끼는 이들에겐 로퍼가 있다. 가장 기본에 충실한 로퍼 디자인인 다양한 컬러의 ‘토즈’ 로퍼(60만원대)와 댄디한 디자인의 ‘크로켓앤존슨’ 로퍼(80만원대), 에스빠드류(신발 윗부분은 캔버스나 면 소재를 사용하고 굽은 마 소재의 끈을 이어 붙여 편안하고 가벼운 구두)와 로퍼를 함께 생산하는 플랫슈즈 전문 스페인 브랜드 ‘스켈퍼스’(10만원대) 등이 올 여름 남성의 발목 아래를 책임지기에 충분하다.

    [황의건 / 오피스에이치 대표이사 h@office-h.com]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0호(2011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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