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utdoor] 폼 나는 아웃도어 패션… 체크 포인트

    입력 : 2011.09.15 16: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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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한 해 동안 아웃도어 업계의 총 매출액이 3조원을 넘었다. 올해는 4조원의 매출액을 전망할 만큼 요즘 의류업계에서는 아웃도어 제품이 대세다. 불과 10년 전에는 일반 복장으로 등산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아웃도어 의류를 착용하고 있고 일상에서 아웃도어 의류를 입는 사람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런 배경에는 드라마나 '1박2일' 같은 TV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아웃도어 의류를 입거나 광고를 통해 자주 노출이 되면서 ‘아웃도어 의류=입을 만한 옷’이란 인식이 생겼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몇 년 동안 다수의 아웃도어 업체들이 ‘도시와 아웃도어 생활에 모두 어울리는 제품’을 모토로 의류를 제작·홍보하면서 실제 일상생활에도 어울리는 디자인의 아웃도어 의류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아웃도어 의류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구입하고 싶어도 올바른 제품을 구입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브랜드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가 넘어 선택의 폭이 넓고 다양한 탓이다. 하지만 어차피 사람이 입는 옷 아닌가. 이제부터 짚고 넘어갈 포인트만 체크한다면 ‘폼 나는 아웃도어 패션’을 완성할 수 있다.

    소재와 기능 파악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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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 없이 아웃도어 의류를 구입하는 이들의 경우 보통 디자인을 중점으로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 잘못된 일은 아니다. 본인이 입고 여러 사람에게 보여줄 옷을 사는데 예쁜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이 문제될 건 없다. 다만 디자인에 치중해 의류를 고를 경우 구입한 제품의 기능과 장점, 특징 등을 모르고 비싼 값을 치르는 게 아쉽다. 등산이나 낚시 등의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아웃도어 의류를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기능성 제품이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의류를 착용해 본 사람은 느끼겠지만 야외활동에 맞춰 제작된 아웃도어 의류는 각각의 야외 상황에 맞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그 기능을 결정하는 건 당연히 의류를 제작하는데 사용된 소재들이다. 아웃도어 의류가 갖춘 대표적인 기능은 방수투습(防水透濕)과 흡습속건(吸濕速乾) 기능이다. 먼저 방수투습은 외부로부터 물은 막아주고 내부의 습기는 배출해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지닌 의류를 보통 하드쉘(Hard Shell)이라 부른다. 아웃도어 의류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적이 있다면 고어텍스(Gore-Tex)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고어텍스는 방수투습 기능을 지닌 소재로 엔트란트(Entrant) 등과 함께 대표적인 하드쉘 소재다. 또 공업용으로 사용되는 테트라텍스(Tetratex)나 국내에서 개발한 힐텍스(Hill-Tex)도 있다. 이런 소재들이 사용된 의류는 방수투습 기능을 발휘하는 하드쉘 제품으로 보면 된다. 여기서 방수투습이란 기능을 정확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내부의 쾌적함보다 외부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기능이다. 즉 지속적인 강우나 강풍, 폭설 등으로부터 체온을 보호해 주는 목적이 우선이지 내부의 땀을 배출해 쾌적함까지 보장할 만큼 투습 기능을 발휘하진 않는다는 말이다. 어느 정도의 땀은 배출되지만 양이 많지는 않다. 가끔 뉴스를 통해 ‘땀 배출이 잘 되지 않는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의 기사를 볼 수 있는데 고어텍스 류 방수투습 소재의 제 기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데서 생기는 오해다. 하드쉘 의류를 입었을 때 땀이 많이 난다면 겉옷을 벗어야 하는 것이지 옷을 탓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하드쉘 제품의 단점을 대체해주는 것이 소프트쉘(Soft Shell) 의류다. 이는 하드쉘에 비해 방수 성능은 조금 떨어지는 대신 통기성이 우수해 땀을 많이 흘리는 상황에서도 쾌적함을 유지해주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소재로 윈드스토퍼(Windstopper), 파워쉴드(Power Shield) 등을 언급할 수 있다. 이들 소재를 사용한 소프트쉘 제품들은 방풍성과 보온성, 통기성이 우수하고 땀을 잘 배출해주는 흡습속건 기능도 갖춰 착용감이 좋다.

    보통 일상생활에도 적용되고 3~4시간 정도 소요되는 우리나라의 근교 산행을 할 때 적합한 의류를 소프트쉘 제품이라 보면 된다. 단, 이는 혹한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아닌 일반적인 상황에 적용되는 기준이다. 소프트쉘은 하드쉘을 대체하는 제품이 아니라 보조하거나 별개로 착용하는 제품이다.

    여기까지 이해했으면 아웃도어 의류의 개념을 절반 이상 알게 된 것이다. 이제는 아웃도어 활동 시 입을 기본의류와 보온의류에 대해서만 숙지하면 된다. 기본의류를 먼저 설명하자면 말 그대로 기본적으로 입는 티셔츠, 남방셔츠, 등산용 바지 등으로 봄가을에는 겉옷으로 입기도 한다. 혹한기의 겨울에는 보온의류와 함께 입는 옷이다. 기본의류들은 흡습속건, 투습 기능을 갖춘 제품으로 일정 수준의 보온과 활동성을 함께 보장해주는 것이 특징. 흔히 들어봤을 쿨맥스(Coolmax)를 비롯해 플리스(Fleece), 탁텔(Tactel) 등의 소재를 이용해 제작된다. 보온의류는 아웃도어 활동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제품 중 하나다. 히말라야 등반을 하거나 혹한기 산행을 하는 상황에서는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보온의류는 몸 가까이 착용한 의류와 보온의류 사이에 공기층을 형성해 체온이 달아나지 않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천연소재인 울(wool)이나 다운(Down)이 널리 사용되며 천연소재의 단점을 개선한 합성소재 신슐레이트(Thinsulate) 등도 사용되고 있다.

    아웃도어 의류에 사용되는 주요 소재들을 몇 가지 알아보는 동안 ‘모두 비슷한 소리 아닌가?’라는 의문이 든다면 제대로 이해한 것이다. 아웃도어 의류는 종류에 따라 전혀 다른 기능을 지닌 것이 아니라 야외활동에 필요한 기능들 중 어느 기능에 더 치중했는가로 구별되는 경향이 강하다. 효과적인 야외활동을 위해서는 이들 제품을 상황에 맞게 조합해 착용해야 한다.

    브랜드 선택은 구매자의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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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아웃도어 의류의 소재 이야기를 읽느라 머리 좀 아팠을 것이다. 필자도 위에 쓴 말이 ‘이해하기 힘든 딱딱한 이야기’라는 걸 안다. 그럼에도 길게 설명을 한 이유는 소재의 개념을 알아야 현명한 선택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매장에 들어서면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매장 입장에선 기능별로 나눠 진열해 놓은 것이지만 문외한의 입장에선 그 많은 상품들이 왜 따로 진열돼 있는지도 알기 힘들다.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것이 앞서 말한 하드쉘, 소프트쉘 등의 용도별 소재다. 각각의 아웃도어 의류에는 제품의 가격표 외에 제품 제작에 사용된 소재의 상표들이 평균 2~3개씩 달려있다. 그 상표들을 확인하면 용도별로 아웃도어 의류를 나눌 수 있고 구매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을 맞출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서 언급된 소재들의 이름 몇 가지와 기능을 알고 있으면 필요한 의류를 구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매장 직원에게 물어보면 될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 직원들이 매장에 있는 이유가 바로 구매자의 올바른 선택을 돕기 위한 것이니. 하지만 모든 직원들이 소재별 기능을 완벽하게 숙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다. 소재가 너무 다양한 탓이다. 아웃도어용 소재들이 개발되고 의류가 제작된 지 이미 수십 년이 지났다. 그동안 개발된 소재도 다양하고 새로운 것들도 계속 개발 중이다. 소재의 종류는 갈수록 많아지고 기능들은 거의 엇비슷하면서 작은 차이만 지니다 보니 제품의 기능과 차이점을 정확히 설명하는 일은 ‘소재의 달인’이라 해도 힘들다. 또한 제품을 판매하는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눈에 띄는 장점을 부각시켜 설명할 뿐 단점이나 약점까지 알려줄 필요가 없다. 그러기에 소재가 지닌 기능을 어느 정도 숙지하는 것이 스마트한 구매 방법이라 하겠다.

    소재에 따른 분류만 할 줄 알게 된다면 아웃도어 의류 구매는 끝난 거나 다름없다. 이후부터는 평소 본인이 여타 의류를 구입할 때와 같은 방법을 적용하면 된다. 의류를 구입하는 방법은 다들 비슷하지 않은가. 디자인과 색상, 사이즈를 확인하고 직접 입어보고 편안한지, 바느질 상태는 잘 되어있는지, 제품에 손상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는 작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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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웃도어 의류를 구매함에 있어 마지막으로 고민되는 점이 있다. 어느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하느냐는 것이다. 주변의 지인들이 필자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도 ‘뭘 사야하나?’를 가장 먼저 물어본다. 이런 질문에는 즉답이 곤란하다. 너무 뻔한 질문이고 질문하는 이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결정도 평소의 제품 구매 방법과 똑같다. 당신은 어떤 제품을 구입할 때 어떤 생각으로 결정하는가. A라는 사람은 이름 있는 브랜드의 제품을 선호할 것이고 B라는 사람은 가격대비 성능을 생각해 적당한 수준의 제품을 구입할 것이다. C라는 사람은 자금이 부족해 가격대에 맞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고 D라는 사람은 믿을 수 있는 높은 가격의 제품을 살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에 따라 다른 구매 스타일은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좋은 날씨에 가까운 산에서 가벼운 산행을 할 목적이라면 길거리에 있는 소위 ‘짝퉁’ 의류를 착용해도 충분하다. 면 소재의 일반 의류들에 비해 아주 조금의 기능성만을 지니고 있지만 의외로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의 패션이나 좋은 제품을 사서 입고 싶다면 당연히 ‘짝퉁’ 제품은 구매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그렇다면 정품브랜드의 차이와 장점은 무엇일까. 이 이야기는 다시 소재로 돌아가게 된다. 아웃도어 의류는 대부분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브랜드들 사이에서도 가격의 차이가 존재한다. 각기 다른 브랜드의 비슷한 기능을 가진 제품에서도 가격 차이가 있는데 기능성 소재 중 어떤 소재를 썼는지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하드쉘 제품에서 각각 고어텍스를 사용한 의류와 힐텍스를 사용한 의류가 있다. 두 의류의 성능 차이는 크지 않지만 가격에는 차이가 있다. 그 이유는 국내에서 개발한 힐텍스보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고어텍스의 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아웃도어 의류가 아닌 다른 제품에도 적용되는 상황이니 이해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또한 아웃도어 의류에도 브랜드 명성이 존재한다. 유명한 브랜드는 당연히 값이 비싸고 적당히 알려진 브랜드는 가격이 조금 낮은 게 당연한 일이다. 이 정도의 정보만 숙지하면 아웃도어 의류를 고르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남은 일은 직접 매장에 나가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는 일만 남았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브랜드의 제품을 입어 패션 감각을 뽐낼지, 적당한 가격의 브랜드를 구입해 실속을 챙길지는 구매자의 자유다.

    [노규엽 / 월간 'MOUNTAIN' 기자 yupgino@naver.com│사진= mont-bell]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0호(2011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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