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yle] 넥타이를 벗어 던져라

    입력 : 2011.05.20 1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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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생각해봐도 양복과 넥타이는 불편한 아이템이다. 그렇다고 아무 옷이나 마음 내키는 대로 입고 출근할 수도 없는 노릇. 오피스 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자유와 일탈을 즐기는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정장 차림에 스니커즈를 매치하거나 백팩을 매는 오피스맨들의 ‘믹스 매치’ 스타일링은 어느덧 보편적인 것이 되었다. 더 나아가 청바지 차림이나 과감한 액세서리로 ‘일탈’ 패션을 추구하는 직장인들도 점점 늘고 있다. 솔직히 슈트에 넥타이는 일할 때 여간 불편한 차림이 아니다. 비즈니스맨들은 어느덧 슈트를 대신할 아이템에 눈독을 들이며 자유롭게 트렌드를 즐기게 되었다. 양복 차림의 전형적인 울타리에서 점점 더 과감한 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캐주얼 아이템과의 믹스 매치 스타일링
    Hermes
    Hermes
    얼마 전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에선 넥타이를 맨 직장인이 전체의 6%에 불과해 넥타이족이 멸종 위기로 분류될 정도라는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넥타이족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는 추세다. 넥타이 대신 스카프나 머플러를 활용하는 젊은 직장인도 많다. 슈트를 피할 수 없는 직장인이라면 단조로운 화이트 셔츠를 과감히 벗어 던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체크 셔츠를 기본으로 한 경쾌한 체크 코디네이션을 즐겨보자.

    올 겨울은 유난히 체크 패턴이 강세다. 댄디한 멋을 내고 싶다면 아가일 체크 스웨터를 이용해보자. 플란넬 소재의 블레이저 재킷을 이탈리언 감성의 코듀로이 팬츠와 매치하면 완벽한 오피스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드라마 속 스타들의 의상도 전형적인 양복 스타일에서 벗어나고픈 직장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드라마 <대물>에서 권상우는 깔끔한 정장 스타일의 느낌에 활동성 좋은 캐주얼룩을 믹스 매치한 감각적인 패션을 완성시켰다. 진부한 롱코트 대신 블랙 색상의 하프 코트를 정장에 매치함으로써 세련됨과 동시에 발랄한 느낌을 주었다. 20·30대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권상우 캐주얼 코트’가 인기라고 한다. 이전까지만 해도 캐주얼 아이템은 캐주얼 의상에만, 정장 슈트는 정장 바지에만 입던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요소를 믹스 매치해 캐주얼 패딩이나 캐주얼 코트를 정장 바지에 매치하는 믹스 매치 스타일링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올 겨울엔 밀리터리 아이템도 강세다. 기본 울 소재의 블레이저는 어느새 만인이 함께하는 아이템으로 정착됐으며, 캐주얼 소재를 사용한 재킷들이 출퇴근 복장으로 자리잡았다. 밀리터리를 콘셉트로 잡았다면 메인 아이템 하나를 카키로 선택한 뒤 여기에 톤온톤 아이템으로 조합하면 멋진 오피스룩으로 연출할 수 있다.

    이번 시즌 남성복 컬렉션에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클래식을 거리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아이템들이다. 그레이 컬러의 울 재킷이나 헤링본 소재로 이루어진 재킷은 빈티지한 느낌을 전달하면서도 정갈한 비즈니스맨의 이미지를 만들어 준다. 몸에 붙는 슬림한 패팅 점퍼도 슈트와 매치하면 적어도 다섯 살은 어려 보인다.

    일탈 패션에도 법칙은 있어야 한다
    Paul&Joe / Hermes
    Paul&Joe / Hermes
    한 겨울 슈트와 캐주얼 아이템의 믹스 매치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아우터 선택이다. 슈트 위에 걸치는 코트도 다양해져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견장이 있는 더블 브레스티드 피코트나 레더 블루종의 경우에도 슈트 위에 입으면 오피스룩으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슈트는 적당히 몸에 붙어 라인을 잘 살릴 수 있는 핏이 중요하다. 두툼한 소재감의 글렌 체크 패턴의 멋스러운 방모 코트는 올 겨울 직장인들을 따뜻하게 지켜줄 필수 아이템이다. 여기에 같은 톤 계열의 캐시미어 머플러와 포인트 컬러의 스웨이드 장갑을 매치하는 것도 멋스럽다. 또 정장에 팔찌나 액세서리를 활용하거나 앞모양이 뾰족한 스니커즈, 중절모 등으로 밋밋한 스타일에 포인트를 줘도 좋겠다.

    Louis vuiton / Hermes
    Louis vuiton / Hermes
    아이템 외에도 슈트의 색상이 다양하고 화려해지는 것도 일탈 패션의 일면이다. 레드, 옐로, 핑크, 블루 등 여성의 색상으로 여겨졌던 것들이 와이셔츠와 바지, 재킷 등 남성복에 대거 쓰이고 있다. 하지만 지루하고 전형적인 오피스룩에서 벗어날 때도 법칙은 있다. 촌스러운 일탈은 절대 금물이다. 감색 정장에 흰 양말을 신거나 셔츠바람에 보타이를 매는 건 일탈 패션이 아니다. 남성 클래식 정장의 기본을 완전히 익힌 후에 일탈해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정장이든 클래식이든 포인트는 개별 아이템을 조화롭게 매치하는 코디네이션. 아무리 좋은 옷을 골라도 서로 어울리지 않으면 원하는 효과를 낼 수 없다. 옷이 많거나 그때그때 유행에 맞춰 나름 자주 구매하는데도 멋쟁이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스타일링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1990년대 후반 패션계에 커다란 이슈가 벌어졌다. 세계적인 패션 매거진에 남자 모델이 슈트 아래로 스니커즈를 신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슈트에 구두는 기본 공식이었다. 하지만 스니커즈는 캐주얼은 물론 슈트에 스타일링을 해도 아주 멋스러운 아이템이 됐다.

    최근 밀라노 패션 위크의 마르니(Marni) 남성복 컬렉션에서 레깅스가 등장했을 때도 많은 얘기가 오갔다. 하지만 해외 주요 언론들은 레깅스를 입은 남자 모델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제 얼마 후 사무실에서 자주색 레깅스를 입은 남자 동료의 모습을 보게 되는 건 아닐까.

    [모은희 / 아트기획자 hug7482@naver.com]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호(2011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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