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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Pick your style…그레이·블랙 등 무채색과 카멜색 대세
입력 : 2011.03.31 10: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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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남자의 계절’이 왔다. 가을·겨울 패션 트렌드를 통해 살펴본 잇(it) 아이템 8가지.
슈트, 이너셔츠와 타이까지 올 그레이 컬러로 입거나 그레이 슈트에 그레이톤 터틀넥을 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 루이비통은 럭셔리한 패션 하우스다운 위엄 있는 컬렉션을 선보였다.
디자이너의 대담한 표현은 자제했고, 모든 컬렉션이 블랙, 그레이, 브라운 컬러 위주다. 심지어 루이비통의 트레이드마크인 백(bag)마저 점잖다. 대부분 캔버스, 가죽과 매치해 불필요한 장식을 피하고 실용성을 살렸다.
세련된 스타일과 웨어러블한 컬렉션이 특징인 이브생로랑은 이번 시즌에도 그레이 컬러를 통해 실용적이면서 고급스러운 스타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부드러운 그레이 컬러를 메인 컬러로, 강렬한 블랙, 네이비 등을 선보인 것. 이탈리아 최고급 남성복 브랜드인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젊은 감각으로 디자인한 브랜드 제냐 역시 그레이와 블랙의 무채색 패션을 제안한다. 슈트가 아닌 터틀넥이나 니트도 그레이 컬러를 많이 볼 수 있다. 디올 옴므는 레이스 장식의 오버코트, 팬츠 등을 모두 블랙으로 선보였고, 날카롭고 정교한 테일러링으로 패션계를 선도해온 프라다는 그레이 슈트를 제시했다.
위의 컬러들은 모두 미니멀리즘을 구현할 수 있는 컬러들이다. 디자인 면에서 재킷의 단추가 감춰지고 칼라와 라펠(깃)이 매우 슬림해진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1970년대 복고 컬러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컬러의 매칭이 어렵다면 올 블랙 컬러의 이너에 원 포인트 컬러 아웃웨어를 착용하거나 내추럴한 컬러와 매칭하면 된다. 재킷의 디테일이나 타이 등의 액세서리 또한 아우터와 같은 컬러로 매치돼 마치 한 피스처럼 보이는 룩을 연출할 수도 있다.
버버리 프로섬 컬렉션에 등장하는 빅 칼라의 코트와 재킷을 보면 이해가 빠를 듯. 한 겨울의 러시아 군인을 생각나게 하는 버버리 프로섬 컬렉션에선 카키와 브라운, 네이비 컬러가 주를 이루며 두꺼운 오버코트들이 돋보였다. 3.1 필립림 컬렉션은 미니멀한 재킷과 셔츠 차림에 사파리 재킷을 매치해 어번 밀리터리 룩을 완성했다.
군복 같은 카키색 코트를 입었을 때 정말 군복 같은 느낌을 피하려면 아우터는 칙칙한 색이더라도 이너로 밝은 색상의 아이템을 매치해야 한다. 또 하나, 밀리터리 룩에는 버클을 빼놓을 수 없다.
재킷에 버클 장식. 배우 원빈이 영화 <아저씨> 관련 행사에 입고 나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버버리 프로섬 의상에도 양 어깨에 골드 버클 장식이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꼭 맞는 슈트와 셔츠, 그리고 다양한 사각형으로 재단된 질 샌더의 이번 컬렉션은 미니멀하기 그지없다. 모델들은 스포티하게 무장했으나 지나치지 않았고, 부풀려진 듯한 재킷의 사이즈도 적당했다. 그러나 아주 날카로운 슈트에 덧붙여진 빈티지스러운 컷의 울 소재로 믹스의 힘을 보여줬다.
랑방과 빅터&롤프의 쇼에선 앞쪽에 주름이 잡힌 통 넓은 스타일의 팬츠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 같은 디자인은 웨어러블하진 않지만 디자이너들의 사랑을 받으며 트렌드로 돌아왔으니 팬츠를 구입할 때 어느 정도 참고하면 좋겠다.
루이비통 쇼에선 지퍼나 스트랩, 버클 디테일이 돋보이는 부츠가 빠지지 않았다. 또한 1980년대 중반 독일의 인디밴드를 떠올리게 하는 3.1 필립림 컬렉션의 무릎까지 오는 부츠와 팔꿈치까지 오는 블랙 컬러의 가죽장갑은 후기 묵시록의 승마 클럽 멤버를 연상시킨다. 부츠를 신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이들에겐 추위도 이길 겸 장갑을 추천한다. ‘남자가 무슨 장갑이야’라고 생각한다면 추위와 바람에 벌겋게 부르튼 돌쇠의 손으로 여자의 손을 잡는 것이 더 추한 광경임을
명심하자. 캘리포니아 출신의 디자이너 릭 오웬스는 여자들이 사용할 것만 같은 매끈한 디자인의 장갑과 부츠를 선보였다. 꼼꼼한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톰 브라운은 입은 옷의 스타일에 따른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의 장갑을 제시했다. 그의 쇼는 마치 하나의 장갑 컬렉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옷과 장갑은 하나의 패션으로 완성하는 방법을 확실히 보여줬다.
[김선아 스타일칼럼리스트 modori_@naver.com]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호(2010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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