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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남자의 머플러… ‘당신, 오늘따라 멋져 보여’
입력 : 2011.01.17 20: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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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시대(710~784년) 전기의 관리이자 가인이었던 야마노우에노오쿠라는 연인과의 이별을 안타까워하며 산에서 히레를 흔들었던때의 심정을 시로 읊었다고 한다. 고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여러역사서에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히레를 목에 둘렀다고 나와 있다.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목에 두르거나 목을감싸는 천은 추위를 막기 위한 것뿐 아니라 장식품의 일종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혹한의 땅에서 뿐만 아니라 현대의 도회 생활에서도 머플러는 방한 목적만이 아닌 장식품으로 받아들여지고있다. 사실 겨울 남자 하면 고급스런 캐시미어 코트에 머플러를 하고 있는 것이 떠오르는 게 인지상정이다.
남성의 머플러에 대한 ‘간지’나는 트렌디한 코드를 몇 가지 짚어보고 넘어가자. 한때 유행이 되었던 체크 머플러. 빅뱅의 <거짓말>하나로 남녀, 너나 할 것 없이 체크 머플러가 인기였다. 다양한 색깔의 체크 머플러들이 나왔는데, 세련된 직장인이라면 블랙 앤 화이트가 가장 무난할 것 같다.드라마 <파스타>의 이선균은 머플러 하나로 댄디하고 세련되게 변신했다. 극중 이선균은 이탈리안 주방장으로 ‘버럭 선균’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냉철하고 까칠하지만 자신의 따뜻한 내면을 ‘머플러’를 통해 멋스럽게 표현했다. 지금도 유행하고 있는 이선균 머플러의 특징이라면 컬러 배합이독특한 레이어드다. 심플한 단색부터 화려한 색상의 체크까지 다양한 레이어드 머플러를 매치해 감각적인 스타일로 변신한다는 데있다. 풍성하게 레이어드한 머플러를 둘러주거나 똬리를 틀듯이감아올리는 등 다양한 머플러 스타일링이 그만의 개성을 드러내주었다.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의 공항 패션은 머플러의 인기를 가속화하고있다. 공항 패션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가운데 머플러는 공항패션을 완성하는 소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병헌, 소지섭, 장동건,배용준 등 한류 스타이자 패셔니스타로 알려진 연예인들은 선글라스와 함께 반드시 머플러를 착용한다.
하지만 머플러를 어려운 패션 아이템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남성들이 꽤 많다. 문제는 머플러의 구매 동기에 있다. 남성들은 ‘보온’이라는 생리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머플러를 구매하는데, 여성들처럼 머플러를 패션 아이템으로 선택해야 한다. 코트가 캐시미어라면 같은 소재의 머플러를, 가죽점퍼라면 투박하게 손뜨게한 듯한 느낌의 니트 머플러를 맨다는 식의 구체적인 발상을 가지고 스타일링에 접근해야 한다.
무엇보다 머플러의 장점은 어떠한 아우터와 어떠한 컬러의 머플러를 매치하느냐에 따라 분위기를 극과 극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머플러가 남성들에게 어려운 이유 상하의가 같은 슈트의 경우는 같은 컬러의 머플러가 아니면 어색할 수 있다. 콤비 스타일의 슈트나 코트 위에 배색이 좋은 머플러를 연출한다면 매우 세련된 겨울 슈트 차림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즐겨 입는 블랙 컬러의 슈트의 경우 한 톤 다운된 핑크나 레드 컬러의 머플러를 선택한다면 좀 더 화사해 보일 수 있다. 그레이 컬러의 슈트일 경우 네이비 컬러의 머플러를 선택한다면 단정하게 연출할 수 있다. 차분하면서 따스함이 느껴지는 올리브 컬러의 코트와 카멜 컬러의 머플러는 이지적이면서 포근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최근 머플러의 트렌드 중 하나는 둥근 스타일의 넥 워머다. 링 타입이기 때문에 스타일링이 비교적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디자인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소재도 캐시미어, 앙고라, 퍼와 같이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하지만 워머가 누구에게나 실용성 최고인 것은 아니다. 사각턱인 경우 아무리 예쁜 워머를 걸쳐도 그만큼의 효과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워머로 얼굴을 가릴 수 있어 좋지 않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오히려 얼굴로 시선을 집중시키면서 사각턱이 부각돼 보일 수 있다.
머플러를 할 때는 자신의 얼굴형을 고려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갸름하고 동그란 얼굴형에는 머플러가 잘 어울리지만 각진 턱이나 주걱턱 같은 경우에는 잘못 코디하면 얼굴형의 단점이 더 두드러지기도 한다. 쌀쌀한 바람 때문에 한껏 멋을 내 머플러를 둘렀다가도 막상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면 목이 짧아 보이거나 얼굴이 커 보이는 등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사놓고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머플러는 의상뿐 아니라 얼굴형에 따라 어울리는 코디법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턱이 크고 각진 사각턱의 경우에는 긴 니트 머플러를 여러 번 목에 두른 후 묶어 주면 결점을 커버할 수 있다. 이때는 너무 과하지 않게 두르고 턱을 살며시 가리는 것이 포인트다.
반대로 턱이 긴 경우에는 폭이 좁은 머플러를 한 번만 감아 목 윗부분을 드러내거나, 부드러운 소재의 스카프를 어깨에 가볍게 묶어주는 것이 좋다. 목을 시원하게 드러내 긴 턱을 커버하는 방법이다.
아래턱이 튀어나온 주걱턱의 경우는 숄 타입의 머플러를 선택해 어깨에 두르는 식으로 연출하면 시선을 자연스럽게 어깨 부분에 쏠리게 할 수 있다. 또한 얼굴형이 콤플렉스인 경우에 무늬나 색상이 화려한 머플러를 착용하면 머플러에 시선을 잡아두게 되므로 도움이 된다.
특별한 약속이나 저녁 스케줄이 없더라도 오늘만은 머플러를 둘러보자. 처음에는 너무 과한 것이 아닐까, 튀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당신이라도 타인들 눈에는 ‘멋져 보이는 당신’으로 그들의 눈을 사로잡을 것이 분명하다.
[모은희/ 아트 기획자]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 까날리 투톤 머플러 이탈리아 최고급 남성 브랜드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호(2010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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