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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마켓, 스키, 오페라… 유럽서 느끼는 연말 낭만
입력 : 2019.11.26 14: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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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눈을 밖으로 돌리는 것도 좋다. 색다른 분위기에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하면 다가올 새해도 새롭게 맞이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연말 유럽은 제격이다. 겨울의 낭만이 어느 정도 남아있고,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도 적합하다.
매경럭스멘이 이런 곳들을 소개한다.
사발렌에서 산타가 썰매를 타고 있다. ⓒ Savalen
노르웨이는 세계적 화제를 모으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2>에 영감을 줄 정도로 겨울과 어울리는 나라다. 수도 오슬로는 크리스마스의 수도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겨울 내내 낭만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오슬로 곳곳이 12월 내내 크리스마스 장식들로 반짝이고, 크리스마스 박람회 등 이색 축제도 문을 연다.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산속 마을 사발렌에서는 연말에 세계 산타들을 초대하여 매년 겨울 게임 산타 월드 챔피언십을 진행한다. 이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진저브레드 하우스도 있어 이색 숙박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사발렌의 산타클로스와 아이 ⓒ savalen-norway
세계에서 가장 큰 진저브레드 하우스 ⓒ savalennorway
무뚝뚝하다고 정평이 나있는 독일 사람들에게도 크리스마스는 특별하다.
독일 전역에는 600년 전부터 150개 이상의 다양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며 연말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 가장 유명한 크리스마스 마켓은 드레스덴의 슈트리첼 시장과 뉘른베르크의 크리스트킨들 시장이다.
1434년 시작된 드레스덴 슈트리첼 마켓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현재까지 예전 모습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50여 개의 상점 주인과 장인들은 중세시대의 옷을 입고 후기 중세시대 도구로 공예품을 만들기도 한다. 따뜻한 양모 슬리퍼, 수제 가죽 벨트와 드레스덴 펜케이크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드레스덴 크리스마스 시장에서는 ‘슈톨렌(Stollen)‘ 케이크가 명물이다.
드레스덴에 펼쳐진 오랜 전통의 크리스마스 마켓 ⓒ GNTB(Sylvio Dittrich)
ⓒ GNTB(Prof.Jorg Schoner)
빛의 도시 파리의 면모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계절은 단연코 겨울이다. 연말 파리는 주요 거리와 대형 백화점들이 크리스마스 장식의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고, 여기에 여러 축제가 더해져 연말 분위기로 가득 찬다.
축제 중에는 일루미네이션 쇼를 주목할 만하다. 샹젤리제 거리, 콩코르드 광장 등 파리 곳곳이 빛으로 물들며 여행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일루미네이션을 보다 현명하게 즐기고 싶다면 심야 오픈 버스 투어를 이용하면 좋다. 추위에 떨지 않고 빛으로 물든 파리를 즐길 수 있다. 버스는 오페라 가르니에, 샹젤리제, 방돔 광장, 콩코르드 광장,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등을 지난다.파리 라파예트 백화점의 크리스마스트리 ⓒ Galeries Lafayette
그랑 팔레 아이스링크 ⓒ Paris Tourist Office _Amelie Dupont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터키에서 겨울 스키를 즐긴다? 터키문화관광부가 연말 이색 여행으로 추천하고 있는 테마다. 여름 이미지가 강한 터키에서도 겨울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다. 터키 스키의 매력은 스키를 타기에 적합한 지형과 날씨가 기본적으로 갖춰진 데다, 가성비가 무엇보다 좋다는 점이다. 평균 시즌권 가격이 스위스나 오스트리아보다 약 세 배에서 네 배 이상 저렴하다. 인기 있는 스키 여행지는 마르마라해 남쪽의 해발 1980미터가 넘는 울루다으에 위치한 팔란도켄 스키 리조트로 2011년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열렸다.
스키를 즐긴 다음에는 터키식 목욕 하맘이 기다리고 있다. 하맘은 로마 제국의 목욕 문화와 이슬람 종교 의식이 절묘하게 조화되어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터키의 목욕 문화로, 증기로 달궈진 커다란 대리석 바닥에서 몸을 덥히면 피로가 절로 풀린다. 대리석 위에 누워 개인 세신사 서비스를 받고 있으면 술탄이 부럽지 않은 힐링을 선사한다.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한 가지 사실. 산타클로스의 실존 인물이라고 전해지는 수도사 성 니콜라스가 활동했던 곳이 바로 터키 남서부 지방의 미라(Myra), 지금의 뎀레(Demre) 지방이라고 전해진다.
터키의 스키 여행지 ‘울루다으’ ⓒ 터키문화관광부
오스트리아의 특별한 연말은 악성 루트비히 판 베토벤이 제공한다. 탄생 250주년을 앞두고 다양한 음악의 향연이 빈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베토벤은 독일 출신이지만 빈이 주 활동무대였다. 베토벤은 스물두 살이 되던 해 빈으로 이주해 그의 대부분의 음악적 걸작을 빈에서 탄생시켰다.
빈 시립 오페라하우스 전경(Vienna State Opera)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Vienna Philharmonic)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1호 (2019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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