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uality Korea]삶의 질 외국은 어떻게 다른가…국민 세금 많이 내도 정부를 믿는다

    입력 : 2012.12.27 1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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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마크, 호주, 노르웨이, 스웨덴, 캐나다, 네덜란드, 뉴질랜드…. 삶의 질을 따지는 각종 조사에서 늘 상위에 오르는 국가들이다.

    이들 나라는 우리나라와 뭐가 다를까.

    가장 큰 차이점은 물질적인 풍요가 아니라 삶에 대한 만족감, 정서적인 안정감 등 긍정적인 사고의 차이다.

    OECD 조사에서 삶의 질 만족도 전체 1위에 오른 덴마크는 소득 분배가 가장 균형 있게 이뤄진 나라로 꼽힌다.

    소득 상위 20%가 벌어들이는 소득이 하위 20% 평균 소득보다 3배 정도 더 많은 수준에 불과하다. 상류층과 하류층 간의 소득 격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것은 중산층 비율이 그만큼 두텁다는 의미다.

    덴마크 국민들은 대학교까지 학비를 전혀 내지 않지만 대학 진학 비율은 40% 정도에 불과하다. 대학교는 인문계 학문에 뜻이 있는 사람들만 진학한다. 나머지 청년들은 기술학교나 상업학교에 진학해 일정기간 교육을 받은 뒤 전문 기능공, 간호사 등 자신이 원하는 분야로 진출해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덴마크는 또 사회에 진출한 취업자를 대상으로도 다양한 직무훈련, 실직자 취업준비교육 등 성인교육을 통해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직업교육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국가로 평가됐다. “소득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도 아깝지 않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부가 제공하는 성인 직업훈련, 각종 교육과 의료 복지 혜택이 잘 갖춰져 있다. 이 같은 사회 시스템이 국민들의 삶의 질 만족도로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고용 안전성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또 다른 나라가 호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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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대상 OECD 국가들의 15~64세 취업률이 평균 66%였던데 비해 호주는 72%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반면 일하는 시간은 조사대상 국가의 연평균 근무시간(1749시간)보다 훨씬 적은 1686시간에 불과했다. 호주는 사회적 유대감, 시민활동 참여도 조사대상 국가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영국 정보평가기관인 EIU의 ‘2012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조사에서 호주는 멜버른, 시드니, 퍼스, 애들레이드 등 무려 4개 도시가 상위 10개 안에 이름을 올렸다. 낮은 인구밀도와 범죄율, 높은 문화 생활수준과 친자연 환경 개발 등이 맞물린 결과다. 삶의 질 상위 랭킹 국가들을 보면 소득 분배가 균형 있게 이뤄지고 고용 안정성이 높은 나라라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주변 사람과 쓸데없이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직업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가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바로 소득 불균형 구조,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불안정한 고용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적 시스템만 갖고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어느 나라 국민들이든 복지제도를 통해 받은 정부 혜택에 대해서는 금방 둔감해진다. 덴마크나 호주, 노르웨이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정부와 이웃을 깊이 신뢰하는 정신적인 유대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할지도 모른다.

    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북유럽 국가의 경우 직장인들이 소득의 절반가량을 정부에 세금으로 내지만 정부를 철저히 신뢰하기 때문에 큰 불만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정부도 국민들의 세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거듭하고 있고 복지시스템을 계속 발전시키며 사각지대를 없애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또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에 대해 선행적 투자를 단행해 천혜의 자연, 깨끗한 환경을 잘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덴마크의 주요 도시를 가보면 저녁 6시 이후 근무하는 직장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인구 숫자(550만명)보다 자전거 숫자가 더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전거를 통한 출퇴근, 생활환경이 일반화 돼 있는 것도 특징 가운데 하나다.

    [채수환 매일경제 경제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8호(2013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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