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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라이프 & 싱글 비즈]Part 1 싱글, 싱글을 만나다…지금보다 더 행복해진다면 커플 “OK”
입력 : 2012.12.03 17: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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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이제 12월이니 또 다시 연례행사가 시작될 것 같은데…. 새해에 명절까지, 일가친척 잔소리 시즌이다. 35세까진 여기저기 소개해준다는 곳도 많았는데 37세를 앞두고 있으니 소개팅 주선도 많이 줄었다. 여 남자의 30대 중반과 여자의 30대 중반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30대 중반을 앞둔 나로선 소개팅은 가뭄에 콩 나는 일이다. 선보란 얘긴 수도 없이 들었는데,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은 왠지 거북스럽다. 남 30대 중반인 남자들이 소개팅 대상 아닌가. 여 글쎄… 다 그렇진 않겠지만 요즘 남자들이 어디 그런가. 소개팅 주선을 받으면 어떤 사람이냐가 아니라 몇 살이냐를 먼저 물어본다. 게다가 요즘은 SNS나 카카오톡에 노출된 사진을 보고 외모까지 파악하고서야 약속을 잡으니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30대 중반 이상 남자들은 연애보다 결혼에 대한 강박이 은근히 심한 것 같다. 남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 여자는 안 그렇다? 여 여자도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주변에는 결혼보다 마음이 맞는 이와 만남이 우선이다. 사회적인 통념 때문에 노처녀라 불리지만 평생 같이 살 사람을 쫓기듯 만나서야, 그건 아니지 싶다. 그렇다고 연애가 우선이냐? 꼭 그렇지도 않다. 지금까지 별 불편 없이 살았는데 뭘.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 있다면 몰라도 억지로 만날 생각은 없다. 남 주변의 성화가 만만치 않을 텐데. 여 잔소리 시즌이 시작된다고 했는데, 내 주변 친구들은 그 시기가 해외여행 시즌이다. 설 연휴나 추석 연휴는 싱글들만 대상으로 하는 여행사 상품을 이용한다. 친구 두어 명이 가고 싶은 곳에 가서 적당히 즐기고 쇼핑하고선 돌아온다. 몇몇은 한 달에 20만원씩 1년 만기 적금을 들기도 하고 내 경우는 연말 성과급 중 일부를 여행경비로 쓰고 있다. 그건 오롯이 나를 위한 투자비용이다. 아, 또 몇몇은 그 기간이면 호텔로 직행한다. 요즘은 연휴만 되면 싱글패키지가 나오더라고. 나를 위한 투자가 우선 남 역시 골드미스의 라이프스타일이다. 여 직장생활 10년차가 넘어 생기는 여유겠지. 결혼한 친구들은 남편에 아이에 지출비용이 많지만 싱글인 나로선 내가 우선이니까. 남자도 마찬가지 아닌가. 남 남자들끼리 해외여행에 나서는 건 흔한 일은 아니지만 주말에 취미생활을 공유하긴 한다. 싱글인 친구들과 골프나 등산에 나서는 게 또 하나의 재미지. 월급 받아 부모님 용돈 챙겨드리고 몇 군데 보험이나 적금으로 빠져나가고 나면 결혼한 친구들보다 여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주중에도 한 잔 할 일이 있으면 거나해지는 것보다 골프존 같은 곳에서 가볍게 한잔하며 게임하는 게 코스가 된 것 같다. 여 벌써 노후를 대비하는 건가. 남 벌써라니. 내 미래에 대한 대비인데 소홀히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그건 골드미스들이 더 확실하다던데. 여 사실 보험이나 적금은 기본이지. 남자들 중에는 30대 중반이 되도 ‘결혼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면서 오늘 벌어 오늘 쓰는 이들도 있던데, 여자들이 볼 때 그런 남자들은 아무리 멋져도 돌아서면 뒷담화 대상이다. 남 그러고 보니 몇 년 전부터는 생활하기도 편해진 것 같다. 여 어떻게 알았는지 요즘은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싱글을 위한 이벤트가 진행된다는 브로슈어가 자주 집으로 날라온다. 빅데이터의 위력이 이럴 때 빛을 발하는 건가. 남 예전엔 혼자 옷을 사러간다거나 장을 보는 게 뻘쭘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매장에서 적극적으로 챙겨주더라고. 그런 불편함이 전혀 없는 걸 보면 싱글을 대하는 전략이 달라진 것 같긴 하다. 여 그러게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가물거리지만 1인용 가전이나 생활용품이 쏟아져 나온 것 같은데 얼마나 유용한지. 마트에서 파는 과일이나 식재료도 1인용으로 나눠놔서 먹고 입고 쓰는데 별 불편함이 없다. 요즘 재래시장으로 가자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가격 면에선 그러고 싶은데 한번 사는 양이 내겐 너무 많아 어쩔 수 없이 마트를 이용할 때도 있다. 남 난 반값 TV나 스마트폰 도킹 오디오를 유용하게 쓰는데, 여자들은 어떤가. 여 우선 캡슐커피머신이나 무선청소기는 다들 있는 것 같고, TV는 ‘고장 나면 어쩌나’란 생각에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 같다. 요즘은 1인용 세탁기가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다. 일과 결혼, 그건 경중 없이 중요한 일 남 간혹 커리어우먼의 결혼 부담에 대한 얘기가 들리기도 하던데. 여 아직 우리 사회는 여자의 사회생활에 대한 시선이 평등하지 않다. 누군가 내 경우만 그렇다고 말한다면 반박하고 싶은 생각조차 없다. 여성임원이 많지 않은 건 차치하더라도 정년퇴직하는 분들 중에 여자 선배를 찾아 볼 수 없으니. 결혼과 육아가 어쩔 수 없는 족쇄란 말도 많은데, 남자와 여자가 서로 분담하지 않고선 살 수 없는 사회가 21세기 아닌가. 일과 결혼은 경중 없이 중요한 일이다. 여자라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남자보다 작을까. 남 남자들의 시각이나 생각도 많이 바뀐 게 사실이다. 집안일이나 육아는 분담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니. 오히려 남자들은 결혼 이후 출산에 신경 쓰는 이들이 많다. 솔직히 말하면 그래서 여자의 나이에 민감한 건지도 모르겠다. 여 최근에 한 친구가 이름만 대면 알만한 종합병원에서 출산했는데 산모들 나이를 보곤 깜짝 놀랐다던데. 30대 중반이 가장 많았고 40대 초반 많게는 50대 초반까지 있었다고. 초혼연령이 높아지면서 초산연령도 높아진 게 사실이다. 뭐, 상대방이 그게 부담이라고 해서 세월을 거스를 수도 없는 것이고. 그건 패스(웃음). [안재형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7호(2012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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