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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라이프 & 싱글 비즈]Part 2 싱글의 4대 트렌드 소형·멀티·안전·투자
입력 : 2012.12.03 17: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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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우 결혼적령기의 남녀가 갖고 있는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란 마인드, 결혼보다 자기계발과 자아실현을 중시하는 분위기, 경제적 부담 등으로 결혼을 미루는 상황 등이 1인 가구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초혼연령만 봐도 뚜렷하다. 1990년 남성이 27.8세, 여성이 24.8세였던 초혼연령은 지난해 남성이 31.9세, 여성이 29.1세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다인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은 싱글족이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르는 건 당연한 일. 삼성경제연구소는 “1인 가구 부상이라는 변화의 흐름 속에 기업은 이들의 특성과 니즈를 파악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며 “다인가구와 다른 1인 가구의 소비 트렌드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성능은 그대로인데 크기가 작아진 가전이나 용량을 1인분에 맞춘 포장식품, 대형마트의 1인용 신선식품 등이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은 것도 눈에 띄는 소비패턴이다. 소품종 대량판매에서 다품종 소량 판매로 판매방식이 다변화됐다. 이마트의 경우 식재료를 3분의 1 분량으로 줄여 990원에 판매하는 ‘990야채’가 출시 2년 만에 전체 야채코너 매출 20%를 차지하며 순항 중이다. 아워홈은 기존 제품보다 40% 작은 크기의 ‘수산물탕 미니 3종’을 출시했다. 수입주스 브랜드 오션스프레이는 젊은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에 맞춰 295㎖짜리 소용량 제품을 선보였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일반 와인 용량의 4분의 1 수준인 187㎖의 ‘옐로우테일’ 시리즈를 출시했다.
둘째, 멀티기능의 효율성 높은 상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제한된, 좁은 주거 공간에서 쉽게 접었다 펼 수 있는 가구나 빌트인 가전, 1인 가구에 특화시킨 시스템 가구, 하나의 제품이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가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나홀로 극장에 가길 꺼리는 싱글족을 겨냥한 LG의 초소형 빔 프로젝터 ‘미니빔TV’가 주목받는가 하면 대우일렉은 지난 2009년부터 미니 냉장고, 15L 초소형 전자레인지, 인테리어 콤비 냉장고 등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벽걸이 드럼세탁기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판매 1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주거 환경의 변화로 싱글족이 중요 소비 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들의 니즈에 맞춘 다양한 제품과 각종 이벤트를 진행해 싱글족 가전시장을 주도해 나갈 계획”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샘, 까사미아, 리바트 등 국내 가구업체들이 싱글라이프에 특화된 시스템 가구를, 교원L&C의 경우 정수기에 스마트폰 충전, 전기포트 기능 등을 탑재한 미니정수기 웰스시리즈1으로 싱글족을 공략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직장생활에 쫓기는 이들을 위해 편의점이 주된 쇼핑공간으로 부상했다. 시장규모만 놓고 보면 지난해 8.7조원으로 2006년 대비 2배나 확대됐다.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레토르트와 냉동식품 시장의 성장도 효율성 면에서 눈에 띄는 트렌드의 변화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08~2011년까지 국내 레토르트 식품 시장은 연간 37,5%, 냉동식품 시장은 연간 7.3%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즉석밥 시장의 규모는 2008년 900억원에서 2011년 15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셋째, 여성과 고령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고립된 생활에 대한 우려와 안전에 대한 욕구가 늘었다. 가정용 방범서비스와 심부름 업체가 등장했는가 하면 고령자의 안부나 보살핌 서비스가 증가했다. 일례로 국내 최초의 여성 전용 도시형 생활주택 ‘이대 마에스트로’는 여성의 신변보호를 위한 원터치 텔레캅스와 원격검침, 무인택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안전에 대한 욕구에는 경제적 안정도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1인 가구를 꾸린 이들이 금융과 서비스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노후생활에 대비한 연금 상품 판매액이 급증하고 있다. 단기간에 목돈을 만들기보다 먼 훗날까지 경제적 어려움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넷째,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가 늘었다. 싱글족은 가족부양의 의무가 있는 2인 이상 가구에 비해 패션이나 미용, 취미, 자기계발, 여가에 대한 지출에 관대했다. 통계청의 ‘2011 가계동향조사’를 살펴보면 지난해 20~30대 여성 1인 가구의 학습비는 2인 이상 가구에 비해 1.8배나 높았다. 레저분야도 마찬가지. 하나투어의 통계에 따르면 전년 동기대비 해외여행 수요가 7월 5.8%, 8월 11% 늘었다.
반면 자유여행 수요는 전년 동기대비 7월 31%, 8월 24%나 증가했다. 정해진 동선보다 자신이 직접 체험하는 자유여행에 대한 선호가 뚜렷했고, 전체 여행객 중 나홀로 여행객도 3%로 점차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안재형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7호(2012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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