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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부산의 재발견
입력 : 2012.09.07 17: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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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3박4일 일정으로 부산을 찾은 중국인 소천천(28) 씨는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긴 후 차로 10분 거리인 센텀시티로 이동해 쇼핑에 나섰다. 소씨는 “마치 발리나 괌에 온 것처럼 관광시설이 모여 있는데 훨씬 선진화된 느낌”이라며 ‘Excellentent’를 연발했다. 비단 소씨 뿐만 아니라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중국인 관광객을 이끌고 쇼핑센터를 찾은 가이드 김승환 씨는 “해운대를 중심으로 마린시티와 센텀시티 등이 들어서고 서서히 상권이 자리 잡으면서 해외에 입소문이 나고 있다”며 “어떻게 알았는지 센텀시티 내 스파(찜질방)에 가려고 한국에 왔다는 일본인들도 여럿”이라고 귀띔했다.
해외관광객의 방문에 부산을 향한 하늘길과 바다길이 어느 해보다 분주하다. 법무부 김해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김해국제공항을 이용한 외국인은 올 상반기(1~6월)에만 66만5000여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47만5000여명이 입국했으니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일본인(33만여명)이 가장 많고 중국인(12만6000여명)이 그 뒤를 이었다. 국내외 여행객수를 합하면 사상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했다. 여름 휴가시즌과 겨울 휴가철 이용객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4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하늘길 못지않게 바다길을 이용한 관광객도 몰리고 있다. 부산시의 집계를 보면 올 상반기에만 크루즈선박 46척이 관광객 4만600여명을 싣고 부산항에 입항했다. 지난해 상반기(크루즈 12척, 관광객 1만6500여명)에 비해 선박은 4배, 관광객은 약 2.5배 늘었다. 특히 지난 7월 19일 아시아에서 가장 큰 호화 크루즈이자 부산항에 들어온 크루즈 중 가장 큰 배인 ‘보이저호(Voyager of the Seas·14만7000톤급)’가 승객 3400여명을 태우고 부산을 찾았다. 같은 날 같은 회사 소속 ‘레전드호(Legend of the Seas·7만톤급)’도 승객 2500여명과 함께 입항했다. 크루즈 업계의 최대 성수기인 7∼9월에만 52척이 부산항을 찾는 등 연말까지 총 130척의 크루즈 선박이 입항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올 연말까지 부산을 찾을 크루즈 관광객이 총 17만여명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산시의 한 관계자는 “부산을 찾는 해외관광객 중 특히 중국인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중국인들은 관광보다 쇼핑이 주목적인 경우가 많아 개인별 소비가 일본과 미국을 넘어서고 있다. 이들을 겨냥한 각 업체들의 발 빠른 대응이 중국인 취향에 맞는 매장 오픈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국내외 관광객을 겨냥한 부산의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특급호텔의 부산 진출이다. 특히 해운대를 중심으로 달맞이길 초입과 마린시티 내에 6성급 호텔의 입성이 예정돼 있어 기존 특급호텔들이 서서히 리노베이션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우선 현대산업개발 계열의 파크하얏트호텔이 내년 3월 마린시티에 들어선다.
특히 이곳에는 세계 최초로 3층짜리 초호화 연회장이 자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운대 중동에 들어설 101층짜리 해운대관광리조트에 6성급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부산시와 부산관광컨벤션뷰로의 자료에 따르면 이외에도 약 20개 이상의 호텔이 사업승인을 받고 공사가 진행 중이다.
Part 2 부산관광의 버팀목, MICE 산업 (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 등을 아우르는 MICE 산업의 성장이다. 지난 6월 발표된 UIA(국제협회연합)의 ‘2011년 컨벤션도시 세계 순위’를 살펴보면 부산은 지난해 총 108건의 컨벤션을 개최해 세계 15위, 아시아 4위에 올랐다. 세계직항노선 등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비수도권에 일궈낸 놀랄 만한 성과다.
부산시 이선열 전시컨벤션 과장은 “제2 벡스코, 오디토리엄, 영화의 전당 및 신규호텔 건립 등 컨벤션 인프라의 확충과 지원에 국제사회도 부산을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01년 개관한 벡스코(BEXCO)는 부산 MICE 산업의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시장 규모 국내 2위(1위 킨텍스, 3위 코엑스), 회의장 규모 국내 2위(1위 코엑스, 3위 제주ICC), 오디토리움 규모 국내 1위(벡스코 4000석, 코엑스 1100석, 제주ICC 1500석, 대구EXCO 1600석)를 유지하며 시설 인프라측면에서도 국내 2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개관 당시 벡스코에서 개최된 컨벤션은 총 80여건, 10년이 지난 지난해에는 약 642건(국제회의 2001년 7건, 2011년 55건), 참가자도 2만여명에서 22만여명을 기록하며 11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7월 벡스코가 외부 기관에 의뢰해 분석한 ‘MICE와 관련된 소비지출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보면 MICE 행사가 부산지역에 가져다 준 생산유발효과, 부가가치유발효과, 소득유발효과, 취업유발효과, 고용유발효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벡스코에서 개최된 MICE행사의 부산지역 생산유발효과는 9083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4291억원, 소득유발효과 2084억원, 취업유발효과 1만4565명, 고용유발효과 8319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 24호에서 계속... [부산 = 안재형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4호(2012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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