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장기화에 다시 관심 받는 비대면 여행지… 감추사, 장사도해상공원, 수안보 족욕길, 황간역, 박수기정…

    입력 : 2022.02.08 15:26:17

  • 오미크론 변이란 복병의 등장으로 지난해 연말 코로나19가 종식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온데간데없어져 버렸다. 게다가 코로나19 발발 초기보다 더 강력한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신년 사회적 분위기 또한 갑갑하기 짝이 없다. 해외여행은 언감생심, 그렇다고 국내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다. 답답해도 모두의 안전을 위해 스스로의 자중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떠나고 싶다면 비대면 여행지로 눈을 돌려보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안전한 여행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다시 강해지면서 새로운 비대면 여행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비대면 안심 여행지를 업데이트해 소개하고 있다. 매경럭스멘이 이 중 반드시 가볼 만한 곳들을 추려봤다.

    인천 강화군 동검도
    인천 강화군 동검도
    ▶인천 강화도의 숨은 명소, 동검도와 황산도 강화 초지대교를 건너면 자리 잡고 있는 강화도의 숨은 명소다. 먼저 만나는 곳이 황산도, 조금 더 들어가면 동검도가 나타난다. 두 섬은 갯벌로 둘러싸여 있다. 겨울 찬바람 속에 만나는 고즈넉한 갯벌은 묘한 감정이 들게 한다. 갯벌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사는데, 이곳의 명물은 농게다. 황산도 쪽이 유명하다.

    하지만 겨울 갯벌의 단점은 꽤 춥다는 점이다. 이럴 때 시간을 벗 삼아 기다려보자. 이곳에서 보는 일몰이 장관이다. 최근에는 차박으로 이곳을 찾는 이들이 꽤 많다. 이곳에서 하루를 묵는 이들이라면 일출을 보는 것도 좋다. 일몰 못지않게 일출 또한 장관이다. 동검도에는 이색적으로 예술영화만 상영하는 예술극장이 있다. 황산도에는 1.2㎞의 데크가 설치돼 있어 갯벌 위를 거닐며 산책을 할 수 있다.

    사진설명
    ▶경기 광주시 경안천습지생태공원 경안천을 통하여 팔당호 상수원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수변식물을 통해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한적한 여행지로 더 이름이 나 있다.

    공원 일대를 두르는 2㎞의 산책길이 백미다. 소나무, 왕벚나무, 단풍나무, 감나무, 왕버들, 선버들 등이 우거져 있다. 연밭 위를 지나는 목재 데크, 철새조망대 등 주위를 걷고 감상할 수 있는 인프라도 잘 구비돼 있어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갖기에도 좋다.

    경기 광주시 경안천습지생태공원
    경기 광주시 경안천습지생태공원
    산책로 중간에는 갈대습지의 수질정화 원리를 비롯하여 경안천에 사는 새와 곤충, 자생식물 등에 관한 자료를 배치하여 탐방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주변에 얼굴박물관, 분원백자자료관, 경기도자박물관 등의 명소가 있다. 날씨 좋은 날 거니는 것도 좋지만, 한겨울 이곳을 돌아보는 것도 또 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다.

    강원도 동해시 감추사
    강원도 동해시 감추사
    ▶강원도 동해시 감추사 동해 바다를 지척에 끼고 있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찰이다. 절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일품이다. 작은 절이지만 훌륭한 입지와 효험 있는 기도처 덕분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유명 관광지처럼 북적대지는 않는다. 오히려 한적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아는 사람들만 찾는 곳이기 때문이다.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 선화공주의 전설이 전해진다. 병에 걸린 공주가 이곳 동굴에서 불상을 모시고 3년 동안 정성껏 기도해서 나았다고 하는데, 절의 창건 배경이기도 하다. 공주가 부처님의 은덕에 감사해 이곳에 절을 지었다는 것이다.

    창건 당시의 절터는 현재 찾을 수 없는 상태지만, 선화공주가 기도를 올렸다고 하는 동굴은 남아 있다. 절은 관음전과 삼성각, 용왕각, 요사채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불교 태고종에 속한다.

    충북 충주시 수안보 족욕길
    충북 충주시 수안보 족욕길
    ▶충북 충주시 수안보 족욕길 겨울 하면 온천이다. 날씨가 추울 때 온천이 주는 쾌감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온천도 제대로 즐길 수 없을 때가 많다. 이럴 때 수안보 족욕길로 가보자. 야외에 만들어진 족욕길은 비대면 온천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수안보 족욕길은 2018년 수안보면 온천리 석문천변 일원에 360m 규모로 만들어졌다. 판석을 깔아 걷기 좋은 마운틴탕, 연인을 위한 커플탕, 지압과 마사지 기능이 있는 족욕탕 등 6개의 테마로 구성돼 있다. 오색 조명으로 꾸민 족욕길은 밤 온천의 풍미를 더한다. 수안보 온천수는 지하 250m서 끌어오는데, 약알칼리성이다.

    충북 영동군 황간역
    충북 영동군 황간역
    ▶충북 영동군 황간역 경부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연 황간역은 11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한때 석탄 수소용 화물열차가 정차할 정도로 규모가 컸지만 교통 노선의 발달로 지금은 시골 간이역에 불과하다. 이런 황간역이 유명해진 것은 이곳이 추억을 담은 공간으로 변모하면서부터다.

    역사 내부터 광장까지, 이곳을 들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것 같다. 역사는 낡은 소파, 구멍 뚫린 매표소 등 옛 대합실 풍경이 고스란히 재현돼 있다. 역사 2층에 마련된 무인카페의 이름은 ‘황간 마실’이다. 역 광장에는 고향을 주제로 한 시와 그림이 새겨진 전통옹기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땅따먹기, 사방치기 등 어렸을 적 한 번쯤은 해봤을 전통놀이판들도 그려져 있다.

    굳이 기차를 타지 않더라도 추억에 빠지고 싶은 이들이 황간역을 찾고 있다.

    대구 중구 북성로
    대구 중구 북성로
    ▶대구 중구 북성로 요즘 말로 대구에서 ‘힙’한 곳 중 하나다. 힙성로로 불릴 정도다. 그 근간에는 공구골목이 자리잡고 있다.

    북성로는 대구 최초의 신작로로, 지역에서 가장 먼저 번화했던 곳이다. 하지만 6·25 전쟁 등을 거치면서 이곳은 공구골목으로 변모했고, 이후 세월과 함께 쇠락한 모습으로 변해갔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것이 반전의 계기를 제공했다. 낡은 골목, 좁은 가게 등 빈티지 감성에 빠진 젊은이들이 하나둘씩 이곳으로 모여들며 개성 넘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빈 가게들은 젊은 예술가들로 채워졌고, 특색 있는 카페들도 하나둘씩 생겨났다. 사진으로 개성을 표현하기 좋아하는 요즘 세대의 감성에 딱 맞아, 이곳은 인스타그램의 성지로도 불린다.

    북성로에서 빼먹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북성로 기술예술융합소 모루다. 모루란 대장간에서 쇠를 두드릴 때 쓰는 받침대를 말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북성로의 역사가 담겨 있는 곳이다.

    경북 칠곡군 송림사
    경북 칠곡군 송림사
    ▶경북 칠곡군 송림사 대구 경북 지역의 명산 팔공산에 자리 잡은 1500년 된 사찰이다.

    신라 진흥왕 때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세워졌다. 고려시대 몽고군의 침입, 조선시대 일본의 침략 등으로 2번이나 소실됐고, 현재 절의 모습은 숙종 때 중창됐다. 이곳에는 현존하는 전탑 중 가장 세련된 것으로 꼽히는 송림사 오층전탑이 자리 잡고 있다. 탑은 보물로 지정돼 있다. 문외한이 봐도 탑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느낄 수 있다. 1959년 탑을 해체해 복원할 때 사리구가 담긴 거북형 석합이 발견되었다. 대웅전도 보물로 지정돼 있는데, 현판은 숙종의 친필이라고 한다.

    경북 칠곡군 송림사
    경북 칠곡군 송림사
    도심에서 멀지 않지만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송림사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가산산성을 함께 둘러봐도 좋다. 조선 인조 때 축조된 산성은 내성, 외성, 중성으로 이뤄진 국내에서 유일한 3중성이다. 외성은 형태가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어 있다. 트레킹 코스로 많이 찾는다.

    경남 통영시 장사도해상공원
    경남 통영시 장사도해상공원
    ▶경남 통영시 장사도해상공원 장사도란 이름이 낯설 수도 있다. 하지만 2013년 대한민국을 달궜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촬영지였다는 사실을 알면 ‘아 그곳’이라고 아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주인공 도민준이 천송이에게 프로포즈를 했던 곳이다. 이 장사도가 해상공원으로 변모한 것은 2005년부터다. 섬은 거주민들이 하나둘씩 떠나면서 무인도가 됐지만, 섬 전체를 해상공원으로 바꾸면서 다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장사도 공원의 특징은 인공미를 최대한 배제해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에 섬 곳곳에 오랜 세월 동안 형성된 자연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섬에는 1000여 종의 식물과 천연기념물 팔색조가 산다.

    겨울철 장사도의 백미는 섬 전체를 붉게 물들이는 동백꽃이다. 10만여 그루의 동백꽃이 겨울의 섬 정치를 생동감 있게 만든다. 섬에 들어서면 동백꽃을 상징화한 카멜리아 간판이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1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름다운 야외공연장이 있다.

    전남 강진군 다산초당에서 백련사 가는 길
    전남 강진군 다산초당에서 백련사 가는 길
    ▶전남 강진군 다산초당에서 백련사 가는 길 겨울철 동백꽃이 아름다운 곳은 전남에도 있다. 강진 만덕산 기슭에 자리 잡은 다산초당에서 백련사까지 가는 길에 펼쳐진 동백꽃은 섬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는 또 다른 정취를 자아낸다. 강진의 동백꽃은 정확히 말하면 백련사 차밭 옆에 있다. 1500그루가 넘는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는데 겨울철이면 장관을 이룬다. 다산초당에서 백련사까지의 거리는 1.5㎞로, 걸으면 30~40분 코스다. 조선시대 대학자의 발자취를 느낀 후, 천천히 백련사까지 걷는다면 이보다 좋은 힐링은 없다는 기분이 든다. 걷다보면 동백꽃도 만난다.

    백련사 동백꽃이 유명해진 것은 다산 정약용 선생과 연관이 있다. 유배지인 다산초당에서 지내던 정약용은 인근에 있는 백련사에 갔다가 우연히 혜장 스님을 만났다. 나이는 어리지만 학식이 높았던 혜장 스님과 정약용은 금세 말이 통했고, 두 사람은 그때부터 친구가 됐다. 정약용은 차와 불교에 대해 혜장 스님은 유학에 대해 배웠다고 한다. 다산초당은 원래 작은 초가집이었지만 1957년 기와집으로 다시 지어졌다. 다산은 이곳에서 <목민심서> 등 50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 다산초당에서 백련사 가는 길은 ‘제10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제주 서귀포시 박수기정 & 대평포구
    제주 서귀포시 박수기정 & 대평포구
    ▶제주 서귀포시 박수기정과 대평포구 제주도 박수기정은 높이 100m, 길이 1500m의 거대한 기암절벽이다. 용암이 분출한 후 냉각되면서 만들어진 절경이다. 제주도의 다른 여행지에 덜 알려졌지만 최근 입소문이 나고 있는 곳이다.

    박수기정을 잘 보려면 대평포구가 제격이다. 박수기정의 웅장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박수기정 일대는 제주도에서도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다. 박수기정 위에서 직접 일몰을 봐도 되고, 대평포구에서 박수기정과 일몰을 한눈에 담아도 좋다. 방파제 위에 세워진 빨간소녀 등대가 이국적 풍경을 자아낸다.

    박수기정이란 이름은 샘물을 뜻하는 박수와 절벽을 뜻하는 기정이 합쳐진 말이다. ‘바가지로 마실 수 있는 깨끗한 샘물이 솟아나는 절벽’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실제 절벽 아래 해식동굴에서는 물이 흐른다고 한다. 박수기정 윗길은 제주 올레길 9코스와 같아, 트레킹 코스로도 제격이다. 화창한 날 박수기정에 서면 마라도, 가파도까지 보인다.

    [문수인 기자 사진 한국관광공사]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7호 (2022년 2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