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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갤럭시S10·갤럭시 폴드 中 추격 따돌리고 스마트폰 주도할까
입력 : 2019.02.26 11: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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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삼성 갤럭시 언팩 2019’ 무대에 올라 양복 주머니에서 ‘갤럭시 폴드(Galaxy Fold)’를 꺼낸 순간, 번쩍이는 카메라 플래시와 함께 탄성이 터져나왔다. 전 세계 파트너사와 언론인 등 언팩 행사장에 모인 3500여 명은 연신 “어메이징!” “언빌리버블!”하고 탄사를 쏟아냈다.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는 그렇게 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 속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갤럭시 폴드는 세계 최초, 세계 최대 기록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얇은 디스플레이 등 스마트폰의 역사를 새로 썼다. 펼치면 7.3인치까지 커지고, 접으면 4.6인치 컴팩트한 스마트폰으로 한손에 착 감긴다. 펼쳤을 때 화면은 2분할, 3분할 중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7.4인치 크기의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은 갤럭시 폴드가 세계 최초다. 생산량은 당초 알려진 대로 약 100만 대, 가격은 200만원선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올 2분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다.
삼성 갤럭시 폴드 스페이스 실버
고 사장은 ‘세상에 없던 경험’을 선물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키워드는 ‘접는 경험’ ‘화면이동’ ‘멀티태스킹’이다. 화면을 분할해서 즐길 수 있고,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새롭게 개발한 정교한 힌지(Hinge)기술은 책장을 넘기듯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화면을 접고 펴게 해준다. 새로운 복합 폴리머(Polymer) 소재를 개발하고 기존 스마트폰보다 약 50% 정도 얇은 디스플레이를 완성한 덕분에 화면을 접을 때에도 평평하고 얇은 형태가 유지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여러 번 접었다 펴도 제품이 변형되지 않는 내구성도 갖췄음은 물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측에서 접었다 펴도 변형되지 않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테스트를 한 것으로 안다”며 “어찌나 많이 테스트를 했는지 부품사가 혀를 내두를 정도라는 소문이 돌았다”고 귀띔했다.
기존에 없던 제품인 만큼 고객이 보고 만지는 스마트폰의 모든 요소를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해야 했다. 엄지손가락이 자연스럽게 닿는 측면에 지문인식센서를 탑재해 손쉽게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할 수 있도록 했고, 펼쳤을 때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터리와 스마트폰의 부품들을 균형적으로 배치했다. 스마트폰에 처음 적용되는 힌지는 열었을 때는 외관에 보이지 않다가 닫았을 때 힌지의 삼성 로고 부분이 고급스럽게 노출되도록 유려하고 세련되게 디자인했다. 독특하게 마감처리 된 스페이스 실버(Space Silver)와 코스모스 블랙(Cosmos Black), 마션 그린(Martian Green), 아스트로 블루(Astro Blue)색상으로 차별화한 점도 돋보인다.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해도 애플리케이션이 멈추지 않고 동시에 작동하는 ‘멀티 액티브 윈도우’ 기능도 지원한다.
다이내믹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AKG의 음향 기술은 물론 후면에 16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듀얼 조리개를 지원하는 12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1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등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했다. 스마트폰을 펼쳤을 때는 1000만 화소 카메라와 800만 화소 카메라의 듀얼 카메라로, 스마트폰을 접었을 때는 1000만 화소 카메라로 편리하게 셀피를 촬영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스마트폰을 PC와 같이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삼성 덱스(Samsung DeX)’, 인텔리전스 플랫폼 ‘빅스비(Bixby)’, 모바일 보안 플랫폼 ‘삼성 녹스(Samsung Knox)’, 모바일 결제 플랫폼 ‘삼성 페이(Samsung Pay)’, 종합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 ‘삼성 헬스(Samsung Health)’ 등 삼성의 주요 인프라 기술을 모두 지원한다.
삼성 갤럭시S10e, S10,S10+
이번 언팩에서는 갤럭시 시리즈 10주년 야심작인 ‘갤럭시S10’ 모델 4종도 함께 선보였다. 혁신적인 최신 기술을 모두 탑재한 ‘갤럭시 S10+’, 강력한 성능과 뛰어난 경험을 제공하는 ‘갤럭시 S10’, 스마트폰 핵심 기능을 강화한 ‘갤럭시 S10e’, 차세대 무선통신 표준인 5G를 지원하는 ‘갤럭시 S10 5G’이다. 세 가지 모델은 3월 8일부터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되고, 5G 모델은 3월 말 선보일 예정이다.
갤럭시S10의 가장 큰 무기는 ‘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카메라, 디스플레이, 메모리 등 성능을 대거 향상시키면서도 가격은 애플 아이폰 대비 평균 28% 낮게 책정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기본 모델인 갤럭시S10(128GB)은 지난해 선보인 S9플러스(64GB)에 비해 메모리 용량을 두 배로 키웠지만 가격 인상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갤럭시S10의 글로벌 기준 평균 출고가는 아이폰XS에 비해 평균 28% 정도 낮으며 S10플러스(512GB)도 경쟁 모델인 아이폰XS맥스(512GB)에 비해 60만원 정도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S10은 카메라 홀(렌즈 구멍)을 제외한 스마트폰 전면을 디스플레이로 채운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Infinity-O Display)’ 디자인에 모바일 컬러 볼륨을 100% 재현해 더욱 생생한 화질을 즐길 수 있는 ‘다이내믹 아몰레드’를 탑재했다.
진정한 풀스크린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세계 최초로 초음파 지문 스캐너를 디스플레이에 내장해 편의성과 보안성을 모두 높였다.
F1.5·F2.4 듀얼 조리개를 제공하는 1200만 화소 듀얼 픽셀 카메라와 광각 123도를 지원하는 1600만 화소 카메라를 기본으로 탑재해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가 보는 그대로 선명하게 기록할 수 있다. 갤럭시S10만 있으면 별도 충전기나 케이블 없이도 스마트폰과 다양한 갤럭시 웨어러블 기기를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무선 배터리 공유’, 배터리·CPU·메모리 등을 항상 최적의 상태로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기술 등도 탑재됐다.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은 인텔리전트 기능이다.
갤럭시 언팩 행사장에서 직접 사용해본 관람객들은 흔들림 없는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슈퍼 스테디(Super Steady)’ 기능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진 찍을 각도를 추천해주는 기능, 충전기가 없어도 갤럭시S10을 무선 충전패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 등을 호평했다.
얼라이언스 생체 부품 인증을 획득해 강한 햇빛 아래서나 영하의 온도에서도 작동한다.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보안 시스템도 관심이다. 세계 최초로 초음파 지문 스캐너를 디스플레이에 내장해 편의성과 보안성을 모두 높였다. 모바일 보안 플랫폼 ‘삼성 녹스’를 지원하고,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서비스들의 개인 키(private keys)를 삼성 녹스와 함께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를 탑재했다. 5G 모델이 출시되면 VR나 AR 콘텐츠를 자유롭게 즐기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선명한 4K 화질의 영상 통화로 안부를 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프리즘 블랙, 프리즘 화이트, 프리즘 그린, 프리즘 블루, 카나리아 옐로, 플라밍고 핑크 6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갤럭시S10플러스는 세라믹 블랙과 세라믹 화이트로도 출시된다.
시장은 벌써부터 ‘갤럭시S10 대박’을 점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19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갤럭시S10 시리즈가 출시 12개월 이내에 4000만 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갤럭시S10 시리즈는 트리플 카메라, 지문인식 센서,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 등 혁신 기술을 채택했고, 보급형인 갤럭시S10e와 5G 모델 등 라인업이 확대돼 흥행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전작인 갤럭시S9 시리즈는 12개월간 누계 판매량이 3천500만 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출시된 갤럭시S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갤럭시S7이다. S7 시리즈는 2016년 3월 출시 이후 첫 12개월간 5천만 대 이상 판매됐고, 작년 12월까지 총 7000만 대가 팔렸다. S8과 갤럭시S9은 4천만 대를 넘기지 못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갤럭시S8, S9은 전작들에 비해 큰 차이가 없어 4000만 대를 넘기지 못했다”며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체감하지 못한 소비자들에게는 높은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 갤럭시 S10+ 갤럭시 버즈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 언팩 2019에서 갤럭시S10 시리즈와 함께 활용하는 다양한 웨어러블 액세서리 3종을 내놓으며 동반 인기몰이에 나섰다. 특히 애플 아이팟 대항마인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는 행사 전부터 유출 사진까지 돌면서 화제를 모았다. 20일(현지시간) 공개된 갤럭시 웨어러블은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스마트 워치 ‘갤럭시 워치 액티브’와 스포츠 밴드 ‘갤럭시 핏’·‘갤럭시 핏e’ 등이다.
삼성 갤럭시 버즈 화이트
삼성 갤럭시 워치 액티브
스포츠밴드 갤럭시 핏과 갤럭시 핏e는 걷기, 달리기, 자전거 등 주요 운동을 자동으로 인식해 측정해준다. 삼성헬스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90종의 운동을 측정할 수 있다. 수면 상태, 체중 관리 기능, 실시간 스트레스 측정 등이 가능하다. 비가 오거나 샤워할 때는 물론, 수영시 거리 측정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높은 방수 등급을 인증 받았다. 갤럭시 핏은 블랙 실버 2가지 색상으로, 갤럭시 핏e는 블랙·화이트·옐로우 등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삼성 갤럭시 워치 액티브, 갤럭시 핏, 갤럭시 버즈
20일 공개된 폴더블폰과 갤럭시S10은 지난 10년의 집약체이자 향후 10년의 비전이 담긴 미리보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갤럭시 10년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이정표이면서 또 다른 10년을 염원하는 기념작"이라고 자평했다.
지금까지 줄곧 애플 아이폰과 비교당하고 경쟁하는 한편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에 밀려왔다면, 이번 언팩은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진정한 ‘퍼스트무버(시장 선도자)’로 거듭나는 역사적 사건이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10을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의 ‘갤럭시 드림’ 1막의 완성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고 사장은 이번 갤럭시 언팩 행사장에서 갤럭시S10을 소개하면서 “10년 전 처음 소개한 갤럭시 S는 지속적으로 혁신 기술을 탑재해 삼성 프리미엄 라인업의 대표 모델로 자리 잡았다. 오늘 선보이는 갤럭시S10은 10번째 갤럭시S 시리즈를 기념하는 야심작으로, 의미있는 혁신을 집대성해 미래 스마트폰의 표준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오늘 날의 기술적 한계를 뛰어 넘고 스마트폰 업계에 모멘텀을 만들어 앞으로는 경험 혁신가(Experience Innovator)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고 사장이 장담한 대로 갤럭시S10은 일단 글로벌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데 성공했다.
세계가 주목한 폴더블폰에 가려 상대적으로 덜 조명받기는 했지만, 이번 언팩의 진짜 주인공은 S10이라 할 만 했다. 현장에서 S10을 직접 체험해본 파트너사 관계자와 국내외 언론들은 연신 “놀랍다, 당장 바꾸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5G 모델과 1TB 한정판 등 다양한 모델 출시로 소비자 선택권을 넓힌 데다, 최고의 스펙을 갖추고도 경쟁사인 애플 대비 평균 30%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해 경쟁력이 충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고가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는 최근 트렌드를 감안할 때, 갤럭시 버즈와 갤럭시워치 액티브, 갤럭시 핏 등 다양한 악세사리 제품군을 함께 선보인 것도 영리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현재 사용하는 LTE보다 최고 20배 빠른 5세대(5G)네트워크 상용화가 1년 이상 빨라진 것도 삼성전자에는 호재다. 중국 화웨이가 통신장비 등에서 5G 기술을 선점하고 있긴 하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대량생산 시스템과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갖춘 삼성전자가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적극 협업중인 게임과 VR AR 업계 등에서 전용 콘텐츠로 뒷받침해준다면 5G 스마트폰 선점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폴더블폰 이후’의 혁신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최대 경쟁력이다. 폴더블로 ‘스마트폰 폼팩터(form factor)’ 혁신의 불을 당겼다면, 소비자가 꿈꾸는 미래 스마트폰인 롤러블과 스트레처블까지 만들 수 있는 기술혁신도 현실화 가능한 단계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김학상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비주얼개발팀장(전무)은 지난 1월 16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내일을 향한 삼성 스마트폰의 혁신’이라는 글을 올려 사람들은 “스마트폰의 스크린 크기가 커질수록 휴대하기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삼성은 이런 고정관념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폼팩터 개발에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신찬옥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2호 (2019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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