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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보는 상권] (15) 황금 돼지해 새로 뜰 신도시 상권 Top10
입력 : 2018.12.04 15: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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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분석했습니다 나이스 데이터 포털 서비스를 통해 2016년 대비 2018년 전국 소지역 단위 상업시설 점포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을 전국단위로 추출했다. 20개 이상 점포가 증가한 소지역들을 합산하여 행정동 단위로 추출한 점포들의 업종을 구분하여 각 도시별로 어떤 특색의 기능을 위주로 발달하고 있는지 분석했다.
서울 가양1동·문정2동, 성남시 위례동 전국 상가·오피스 신설 Top3 지역상업시설 증가폭이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게 나타난 위례신도시
▶베드타운에 머물렀던 1기 신도시
직장·교통인프라 부족으로
1기 신도시의 조성시기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인 1989년 ‘수도권 5개 신도시 건설계획’의 결과로 고양시 일산, 성남시 분당, 부천시 중동, 안양시 평촌, 군포시 산본의 5개 지역이 신도시로 선정되었다. 1992년을 전후로 준공이 시작된 1기 신도시는 건설경기의 붐과 정부 차원의 인구 분산정책이 맞물려 주택 보급률을 높이고, 수도권 주택가격의 급등을 진정시킨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받는다. 반면 충분한 검토 없이 급속하게 시작된 신도시 조성으로 생긴 문제들도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주요 직장시설을 옮기지 못하여 도시의 자족성이나 자체적인 고용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발생한 베드타운(*도심으로 일하러 갔던 사람들이 밤에 잠자기 위하여 돌아온다는 뜻) 현상과 지나치게 높은 인구 밀집현상을 보여 주거환경이 계획한 수준에 미치는 못했다는 두 가지 큰 한계점을 드러냈다.
천안 아산·인천 송도·서울 잠실6동 백화점·아웃렛·대형마트가 성장견인2018년 상업시설 증가가 눈에 띄는 인천 송도
서울 가양동·원주 반곡관설동·세종 도담동 ‘외식업’ 송도·동탄·청라·세종 ‘교육업’ 성장세 돋보여 우리나라의 1기 신도시가 계획되었던 1989년, 미국에서 ‘심시티’라는 PC게임이 출시되었다. 국내에는 1993년 ‘심시티2000’으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진 이 게임은 쉽게 말하면 도시를 건설하는 게임이다. 주택단지는 물론 기업과 교통시설, 교육, 공공, 금융, 문화, 상업시설 등을 건설해 나가면 인구가 하나 둘 늘어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게임에서 핵심은 바로 도시건설의 ‘순서’다. 기본적으로 내가 만드는 도시의 인구를 늘리는 것이 게임의 목적인데, 이를 위해 어떤 시설을 어떤 순서로 어느 위치에 배치하는 것이 인구를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것은 지금 우리나라의 신도시들이 고민해야 하는 문제와 똑같다. 앞서 조금씩 언급된 바와 같이 거주 지역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직장이다. 주요 업무지구로부터 어느 정도 멀어지는지에 따라 집값이 결정된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만큼 직장과의 거리가 중요하다.
이렇게 간단한 답이 있지만, 신도시가 직접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자족기능을 강화하기란 쉽지 않다. 기업들은 관련 인프라가 없고 다른 기업들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으로 이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의도적으로 정부 관사 또는 공기업을 새로 형성되는 도시로 이동시키거나, 대기업 본사가 이동하도록 압박하고, 세제 혜택을 주는 이유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신도시로 이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도적이든지 그렇지 않든지 간에 기업들이 신도시에 들어서기 시작하면, 신도시는 자연스럽게 살아날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기업이 있으니 직장인구가 생기고, 주거인구도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상권이 살아나면 좋겠지만 어느 순간 더 이상 상업시설이 활성화되지 않는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점포들은 기업이나 정부 관사처럼 의도적으로 옮길 수 있는 대상이 아니며, 자발적으로 상권의 매력도와 성장 가능성을 복잡하게 셈하여 입점 유무를 결정하게 되는데 이런 시설들이 얼마나 새로 생기면서 자리 잡느냐가 신도시 성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영화관이나 백화점, 대형마트 같은 대형 상업시설이 신도시에 입점할지 안 할지 결정하는 것은 각 기업 본사들의 사업성 판단에 따른 결과인데, 이런 시설들이 신도시에 들어서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신도시가 제대로 갖춰지는 데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도시의 발달과 인프라에 대해 이야기할 때, ‘교통으로 시작해서 교육으로 끝난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교육업종의 증가가 눈에 띄는 인천 송도의 ‘채드윅국제학교’
음식업 위주로 상권의 성장세가 나타나는 지역들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기본 한식류가 전체 음식업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강서구 가양1동, 강원 원주시 반곡관설동, 세종특별자치시 도담동, 울산 북구 강동동,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등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주로 한식 위주로 업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역특성에 따라 고기요리나 커피, 일식/수산물 요리도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커피전문점의 경우 점포비중이 2위로 나타나는 가양1동, 온천2동, 관양2동, 비전1동 등은 점심과 오후시간의 활성도가 높은 ‘주거지 상권’이 주를 이루고, 고기요리나 일식/수산물, 간이주점의 점포 비중이 높은 도담동, 도사동, 향남읍, 현풍면 등은 저녁시간대의 주점 위주로 활성도가 높은 ‘상업지역 상권’이라는 특징이 나타났다.
외식업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세종시
학문/교육 서비스업(학원)인데, 이 업종은 신도시의 형성과정과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교육’시설은 인구를 유발하기 위한 시설이라기보다는 주거인구가 충분한 상태에서 가장 나중에 갖춰지므로 ‘완성’단계를 뜻하기 때문이다. 설령 완성상태에 있지 않다 해도 교육 시설이 입점하면 상업시설과 편의시설의 입점 가능성이 많아져 그 나름대로 역시 중요하다.
예체능계 학원과 외국어 학원이 기본적으로 전체 학원의 40~45% 내외를 차지하는 가운데, 입시학원이 강세인 지역은 중고등학생 위주의 가구유형을 가지는 지역으로 판단할 수 있고, 유아교육이 강세인 지역은 영유아 자녀를 둔 가구유형들이 입주한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박지훈 기자 주시태 나이스비즈맵 연구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9호 (2018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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