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G가 바꾸는 세상…영화 속 상상이 현실로

    입력 : 2015.08.21 09: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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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에서나 보던 로봇경찰,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상상이 현실이 됐다. 이동통신사들이 4세대 통신망 LTE보다 1000배 빨라진 5G 네트워크 기술 개발에 주력하면서 이에 기반한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의 모습이기도 하다. 5G는 기존 통신망에 비해 빠르고 안정적인 네트워크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1인당 쓰는 모바일 기기가 비약적으로 늘고 그로 인한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5G의 상용화도 앞당겨질 수밖에 없었다. 5G는 초고속 네트워크에 유·무선 네트워크를 이어 각종 영상서비스와 정보기기를 제어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 2011년 최대 75Mbps 속도의 LTE가 도입된 지 5년 만에 1Gbps 이상의 ‘손 안의 기가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1.17Gbps 속도는 초고화질(UHD) 영화 1편(약 18GB)을 2분여(126초) 만에, 초고음질 무손실(FLAC) 음원 100곡(약 3GB)도 약 21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은 “기가 LTE는 5G로 가는 단계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기술”이라며 “한정된 주파수 자원 속에서 LTE만으로 기가 시대를 열기는 벅찬 것이 사실인 만큼 기가 와이파이나 기가 인터넷 등 이종망을 어떻게 무선에 융합시킬 수 있느냐가 5G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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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빨리 상용화될 서비스는 로봇 이미 와이파이를 LTE와 묶어 5G와 유사한 속도를 내는 기술도 공개된 지금, 5G로 인해 달라질 미래상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가장 빨리 상용화할 5G 서비스로는 ‘로봇’이 꼽힌다. 5G로봇은 빠른 속도의 통신 기술이 일상생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제시해준다. 인간의 모습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을 따라 실시간으로 움직이면서 나만을 위한 비서가 된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글로벌 모바일 전시회(MWC)에서 이러한 개념을 담은 로봇을 전시해 호평 받았다.

    원자력발전 누수 사고 현장 등 재난로봇이 투입돼 실시간 현장에 대응할 수 있다. 이는 지연이 거의 없는 5G 통신망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사람이 직접 들어가기 힘든 곳에 로봇이 들어가 사람만큼 정교한 작업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군부대나 오지 등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곳에서 의료진이 원격 조종을 통해 로봇 진료도 할 수 있다.

    3차원 입체영상 서비스인 ‘홀로그램’도 5G 시대 콘텐츠 시장을 재편할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MWC 기조 강연 중 손녀와 홀로그램을 통한 영상통화를 즐겼다.

    손녀의 모습이 실사처럼 떠올라 참석자들이 박수를 보냈다. 홀로그램 공연장도 이미 서울 한복판에 구축돼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위치한 K라이브에서는 한류 스타의 공연을 홀로그램으로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싸이와 빅뱅 등 인기 연예인의 모습이 홀로그램으로 구현돼 방문객의 감탄을 자아낸다. 홀로그램 속 인물들이 움직일 때 느껴지는 음영이나 원근감이 꼭 실제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KT는 홀로그램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초 다(多)시점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삼성전자 연구원들이 차량 안에서 5G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연구원들이 차량 안에서 5G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서 5G 시연 증강현실도 5G를 대표하는 기술이다.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디지털 기기를 통해 융합하고 보완해주는 기술이다. 예를 들면 사진을 찍을 때 실제 찍히는 사물에 대한 부가 정보가 표시되는 것 등이다.

    지난 5월 구글 개발자포럼을 통해 공개된 T-AR for 프로젝트 탱고는 SK텔레콤과 구글이 협력한 증강현실 서비스다. 양사는 공간인식이 가능한 ‘탱고’ 단말에 증강현실 플랫폼 ‘T-AR’을 결합해 3차원 공간을 분석하고 인식해 가상의 콘텐츠를 표시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냈다. 이 솔루션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유용하게 쓰일 듯하다. 관람객이 증강현실 단말을 통해 원시인들 생활 속에 들어가 문화를 체험할 수 있고 명화를 그린 화가와 이야기를 직접 전해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2020년이면 5G 서비스가 활짝 열릴 것으로 내다본다. 통신 인프라 선진국인 한국의 경우 상용화가 1~2년 더 빠를 수도 있다고도 여겨진다.

    특히 2018년 평창에서 열릴 동계올림픽은 한국 통신업자들이 어떻게 5G시대를 준비하고 있는지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행사 주관 통신사인 KT는 이 대회에서 세계 최초로 5G를 시연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밀리지 않기 위해 이때 맞붙을 5G 개발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미 KT는 평창에서 보여줄 5G 기술 몇 가지를 소개한 바 있다. 여러 버전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주는 기술인데, 선수들의 몸과 운동기구에 부착한 초소형 카메라로 선수 시점에서 시청자가 경기를 즐기도록 도와준다. 이 같은 미래 모습 구현을 앞당기기 위해 이동통신사들은 통신장비를 생산하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노키아, 에릭슨 등 글로벌 기업과도 협력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5G는 사물인터넷을 위한 네트워크로 상상 이상의 데이터 서비스가 시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LTE망이 잘 갖춰진 국가로 평가받는다. 그렇다보니 글로벌 통신업자들도 한국을 눈여겨본다.

    증강현실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의 모습. <사진제공:SK텔레콤>
    증강현실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의 모습. <사진제공:SK텔레콤>
    국내외 통신업체 5G시대 준비 경쟁 SK텔레콤은 통신장비업체로 환골탈태한 노키아와 함께 5G 연구개발센터를 강남에 열었다. 기가급 데이터 송수신 기술, 클라우드 가상화 기지국 등 5G 시대 핵심 기술 연구에 의욕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양사는 연구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연내 분당 SK텔레콤 종합기술원에 5G기술 검증과 시연을 위한 실험실도 구축한다. 글로벌 장비업체가 우리나라 통신사와 함께 국내에 연구개발 공간을 구축한 것은 최초다.

    KT도 노키아와 에릭슨 등 글로벌 장비 업자를 향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황창규 KT회장은 지난 5월 직접 핀란드와 스웨덴에 방문해 노키아와 에릭슨 본사를 각각 방문해 5G 협력을 약속 받고 왔다. KT도 두 회사와 함께 연내 KT연구개발센터 5G 실험실을 만들었다.

    이동통신업체뿐 아니라 삼성전자 등 통신·단말제조사도 5G 시대를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이통3사와 모두 양해각서를 맺고 5G 선도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특히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올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초고주파 대역을 활용해 네트워크 속도를 높이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당시 양사는 7.5Gbps의 속도를 시연했다. 지난 4월엔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5G와 사물인터넷(IoT) 등 ICT 5대 핵심영역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특히 양사는 자사가 보유한 이동통신 역량을 바탕으로 5G 기술과 관련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시설 투자도 함께하기로 했다.

    KT가 이통3사 가운데 가장 먼저 ‘기가 LTE(와이파이와 LTE를 묶는 기술)’ 상용화를 발표할 수 있었던 것도 삼성전자 덕분이다. KT는 삼성전자와 함께 지난해 9월부터 이종망 융합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또 KT는 삼성전자와 함께 ‘eMBMS’라고 불리는 LTE 기반 동영상 동시전송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이 기술을 통해 KT 고객들은 대규모 공연장이나 스포츠 경기장 등 관객 밀집지역에서도 데이터 이용료 없이 끊김 없이 고품질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삼성전자와 ▲5G 글로벌 주파수 대역 확보 ▲5G기술 공동 개발 추진 ▲5G 글로벌 표준화 추진 등 3대 협력 과제를 선정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네트워크 기반 기술들의 연구개발을 통해 유선 네트워크를 무선과 결합하고 기지국 장비의 커버리지간 수용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등 다양한 5G 기반 기술들의 개발이 속속 진행 중이다.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은 “5G 시대 실감형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포함한 고품질·대용량 트래픽을 지연 없이 전송하기 위해 5G 기술 개발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2018년 5G 시범 서비스 시연을 위해 5G 기술 글로벌 사업자들과의 공동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통3사는 빠른 시간 안에 5G 네트워크를 구현할 것이며 이 통신망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5G 한류 심는 이통3사 MWC상하이서 기술력 뽐내 이동통신3사는 지난 7월 15~17일 중국에서 열린 ‘MWC상하이 2015’에 참여해 IT한류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고품질 통신망을 활용한 웨어러블 기기를 전시해 참관객의 발걸음을 붙잡기도 하고 글로벌 사업자와 만나 5G 선도 기술을 함께 개발하기로 약속도 했다. 세계 최초로 고품질 음성·영상 통화 서비스인 VoLTE를 상용화한 공로로, 대한민국 정부와 함께 나란히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중국에서 상표 출원한 생활밀착 IT·플랫폼 브랜드 ‘United Object(UO)’ 제품 중국 판매에 나섰다. MWC상하이 참가 겸 이뤄진 쾌거다.

    지난 4월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비롯한 차세대 플랫폼 혁신을 선언한 뒤, 잇따라 선보인 UO스마트빔 레이저, UO링키지, UO스마트빔2 등을 중국 내 애플 프리미엄 유통사인 ‘드래곤스타’의 매장에서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이 기간 SK텔레콤은 또 글로벌 반도체 칩 제조사인 인텔과 5G 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연내 분당 소재 종합기술원에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KT는 국내 사물인터넷, 핀테크 분야의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의 전시회 참여를 지원해 호평을 얻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파트너사인 KT는 해당 센터에 입주한 5개 기업을 선정해 함께 MWC에 참가했다. 참가 중 벤처 업체들과 중국계 벤처투자 전문회사의 투지유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또 중국 차이나모바일 시궈화 회장을 만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구현될 5G 신규 서비스 및 기술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사는 5G의 조기 표준화 추진에 뜻을 모았으며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깨끗한 품질의 VoLTE 로밍 연동을 위해 연내 양사 간 VoLTE 로밍을 상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MWC상하이의 개막 날 기조연설자로 연단에 섰다. 그는 이용자 중심의 인터넷 세상을 주제로 5G 시대 달라질 미래에 대해 소개했다. 눈길을 끈 것은 미래창조과학부와 이통3사가 세계 최초 VoLTE 상용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한 점이다. VoLTE는 데이터뿐 아니라 음성도 패킷 교환망을 이용하는 것으로 속도가 빠르고 음성 품질도 뛰어나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세계 10개국 17개 사업자가 한 사업자 내 가입자끼리의 통화에 한해서만 서비스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한국은 세계 최초로 2014년 말 이통3사 간 VoLTE 연동 표준을 확정했다. 올해 11월 중 완전 상용화를 목표로 지난 6월 말부터 시범 서비스 중이다. 미래부와 이통3사는 상을 받은 뒤 VoLTE 상용화 관련 토론회에 참여해 VoLTE 표준 규격 마련과정과 망 연동방식을 포함한 접속정책 등에 대해 세계 사업자들 앞에서 소개했다.

    [이경진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9호 (2015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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