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럭시노트4 vs 아이폰6 어느 쪽이 우월한가

    입력 : 2014.09.26 16: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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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시장에 큰 싸움이 벌어졌다. 글로벌 스마트폰 양강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대대적으로 신제품 라인업을 보강해 한판 대결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 싸움은 애플이 주력제품인 아이폰6·아이폰6플러스 디스플레이 크기를 대폭 키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애플은 고(故) 스티브 잡스 창업자가 “스마트폰 최적 크기는 한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3.5인치”라고 발언한 이후 꾸준히 이 정도 크기를 유지해왔다. 1년 전 나온 아이폰5S·5C에 가서야 0.5인치를 키워 4인치 제품을 내놨을 정도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 개막을 알린 갤럭시노트 시리즈 출시 이후 꾸준히 5인치 이상 패블릿(스마트폰+태블릿PC) 시장 공략에 주력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애플은 아이폰6 디스플레이 크기를 4.7인치, 이보다 더 큰 아이폰6플러스 디스플레이 크기로 5.5인치를 채택했다. 갤럭시노트4 크기(5.7인치)와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삼성이 장악하고 있던 패블릿 시장에 애플이 거센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에서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도 크기가 서로 달라 선호도가 갈렸던 두 제품이 이제는 비슷한 크기 시장에서 처음으로 정면 대결하는 모양새다. 두 제품은 닮았지만 뜯어보면 다른 부분도 많다. 시장에서 어떤 제품이 더 많은 지지를 얻을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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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질 갤럭시노트4 우세 아이폰6는 해상도 1334×750 HD 디스플레이, 아이폰6 플러스는 1920×1080 풀H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후면에는 OIS(손떨림 방지) 기능이 들어간 800만 화소 카메라가 들어간다. 경쟁작인 갤럭시노트4가 2560×1440 QHD(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 1600만 화소 후면카메라로 무장한 것에 비해 성능은 다소 떨어진다. 화질 측면과 카메라 성능 측면에서 보면 갤럭시노트4가 아이폰6 시리즈에 판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갤럭시노트 시리즈 중에서 노트4 모델에 처음으로 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며 스마트폰 화질 경쟁을 리드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스마트폰이 손안의 영화관, 게임기 등으로 진화하고 있어 스마트폰 사양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화질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HD급 이상 화질에서 이용자가 화질을 감별해내기가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애플의 실리적인 선택을 옹호할 수 있는 여지도 생긴다. 디스플레이 화질을 높일수록 배터리 소모 속도는 비약적으로 늘어나 내장형 배터리를 탑재한 아이폰 입장에서 무턱대고 삼성·LG가 주도하는 화질 경쟁에 뛰어들기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애플 일단 상당한 성과 올려 애플은 확 커진 새 아이폰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아이폰 유저들이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기에 3.5~4인치 화면이 답답하다는 느낌을 토로했기 때문에 대량의 교체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폰 충성고객은 아이패드, 맥PC 등 다른 애플 제품과 아이폰을 연동해 쓰는 사례가 많아 안드로이드 기반 삼성·LG 스마트폰으로 넘어가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이 올 연말까지 주요 부품공급 거래선에게 요청한 아이폰6 초도물량은 총 7000만~8000만대에 달한다. 지난해 애플이 주문한 아이폰5S와 5C의 초기 물량(5000만~6000만대)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큰 아이폰을 갈망해 온 이용자들이 아이폰6를 맞아 대대적인 갈아타기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갤럭시노트4의 가장 큰 변화는 화질, 아이폰6의 최대 변화는 디스플레이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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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어러블 새로운 각축 예상 일각에서는 양사 간 진짜 전쟁터는 스마트폰 분야가 아닌 웨어러블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삼성이 갤럭시노트4와 함께 내놓은 ‘기어VR’, ‘삼성 기어S’와 애플의 ‘애플워치’를 보고 나오는 말이다.

    실제 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갤럭시노트4 언팩(제품공개) 현장에서 가장 인기를 끈 것은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VR’이라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이 제품은 올 초 페이스북에 23억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인수되면서 세상을 발칵 뒤집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오큘러스VR과 협업해 만든 삼성판 3D 콘텐츠 기기다. 갤럭시노트4와 연동한 기어VR을 머리에 쓰고 전용 콘텐츠를 재생하면 눈이 부신 QHD(초고해상도) 슈퍼 아몰레드의 선명한 광경이 눈앞에서 3D로 화려하게 펼쳐진다. 예를 들어 그랜드 캐니언을 배경으로 만든 전용 콘텐츠를 볼 때 마치 공중에 떠서 계곡 이곳저곳을 감상하는 느낌을 주는 식이다. 사용자가 직접 영상 속 공간을 걷는 듯한 ‘360도 뷰’ 기능 덕분이다. 앞으로 스마트폰과 연계된 영상화면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삼성이 재빨리 움직여 스마트 생태계를 손목에서 머리 위로 올리기 위한 선수를 뒀다는 평가다. 이날 함께 공개한 ‘삼성 기어S’는 삼성 스마트워치 중 처음으로 독자 이동통신망을 탑재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나온 스마트워치는 연계된 스마트폰 없이는 무용지물이라는 불만이 많았는데 삼성 기어S는 연동된 스마트폰이 멀리 떨어져 있을 때 3G(세대) 이통망과 연동해 독자적인 통화기능을 제공한다. 나이키와 손잡고 피트니스 앱을 장착해 단독으로 여러 운동 애플리케이션을 쓸 수도 있다.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 종속에서 벗어나 독자 웨어러블로 진화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애플이 아이폰6 시리즈와 함께 공개한 ‘애플워치’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애플워치 관전 포인트는 패션기기로서의 콘셉트다. 애플은 시계 본체와 시곗줄의 조합으로 총 34종에 달하는 세부 모델을 파생시켜 패션 아이템으로 애플워치 매력을 본격 발산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정사각형 모양 애플워치는 한 변의 길이가 38mm, 42mm 두 가지 크기로 나눠 여성용·남성용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준비도 끝마쳤다. 특히 고가 모델인 ‘에디션’은 시계 케이스를 통째로 18K 금으로 만들어 명품 시계 시장까지 넘보겠다는 야심까지 드러냈다.

    사용자환경(UX) 측면에서도 여러 기능이 돋보인다. 애플리케이션을 직사각형이 아닌 방사형 모양으로 배치해 여러 앱을 동시에 바탕화면에 올려 손쉽게 터치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 헬스케어, 결제기능 웨어러블이 필요한 주요 기능이 두루 들어 있다. 특히 내비게이션 기능은 초행길 좁은 골목길을 다닐 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무거운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 없이 손목 위 지도만 쳐다보며 샌프란시스코의 복잡한 언덕길을 지나며 목적지로 편하게 가는 식이다. 애플워치로 문자·통화를 주고받거나 페이스북 등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할 수도 있다. 10월 서비스를 시작하는 결제시스템 ‘애플페이’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이날 행사장에서 시연 동영상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애플은 추후 여러 기업과 제휴를 통해 애플워치를 호텔방 열쇠로 활용하겠다는 흥미로운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기능을 애플워치 단독으로 이용할 수는 없고 아이폰5S 이상 스마트폰과 연동을 해야 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유저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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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 노트엣지, 편리함 강조 갤럭시노트4와 아이폰6 시리즈가 주목받으며 시선이 분산된 측면은 있지만 삼성이 갤럭시노트4와 함께 내놓은 ‘노트엣지’도 스마트폰 역사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한 제품이다.

    우측 옆면에 커브드 엣지 디스플레이를 달아 자주 쓰는 기능(문자, 통화)을 스마트폰 덮개를 열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다. 메인화면에서 유튜브로 인기가요 동영상을 보면서 여자친구 문자를 확인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 화면이 꼭 하나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뛰어넘은 혁신 제품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많이 팔기 위해 만든 모델은 아니다”라며 “삼성만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기술력을 과시하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스마트폰 기능 경쟁이 주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삼성이 주도권을 쥐기 위해 노트엣지를 내놨다고 평가하고 있다. 포화 상태로 접어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향후 유일한 차별화 포인트는 혁신 디스플레이밖에 없다는 뜻이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윰’을 비롯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개발에 매진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홍장원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9호(2014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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