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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은퇴 준비 어떠십니까
입력 : 2013.07.15 09: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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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사람들은 노후를 위해 어느 정도 금액을 투자하고 있을까. 조사결과 월수입의 27.5%를 은퇴 이후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답한 한국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24.2%) 인도(22.9%) 브라질(19.8%) 이탈리아(18.3%) 순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평균 투자금액은 월수입의 17.2%였다. 특히 한국 사람들이 노후 대비에 크게 신경 쓴다는 사실이 조사결과에 그대로 나타난다.
생명보험 든든하지 않다 응답자들은 노후대비 투자 방법으로 저축(64%·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개인 노후연금 상품 투자(45%), 부동산 투자(30%), 내 집 마련(29%)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노후 대비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여력이 없어서’(57%·복수응답)였다. 하지만 ‘투자 우선순위를 정하기 어려워서’(49%)라거나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몰라서’(27%)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응답자의 62%가 생명보험회사의 노후보험상품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고, 24%는 아예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했다.
생명보험업계의 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후에 대비해 투자할 ‘마음’과 ‘자금’을 가지고 있지만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거대한 잠재적인 고객들이 보험업계의 손짓만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어떻게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새로운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상황을 분석하고 실제로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명확한 성장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 첫 단추는 고객의 상황과 취향에 맞는 시장 세분화(Segmentation) 전략이다. 지금까지 보험업계는 단순하게 비싼 노후연금 상품과 싼 상품을 나눠 파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부유한 고객일수록 오직 자신에게만 딱 들어맞는 맞춤형 상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다. 소득이 똑같은 고객들조차 보험업자에게 전혀 다른 요구사항을 내놓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만큼 고객을 세분화해서 관리하고 각자에 맞는 상품을 내놓아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말이다.
고객 요구 갈수록 다양하고 복잡 전문가들은 온라인 소매업자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홈페이지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상품 정보나 홍보 문구, 디자인을 시시각각 바꾸고 그 효과를 수시로 체크하는 노력을 보험업계에서 따라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만 고객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을 세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대한 고객 정보를 활용해 개인별 맞춤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타깃 고객층에게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전략도 세워야 한다.
먼저 경제적으로 부유한 고객들은 보험회사에 요구하는 사항도 복잡하고 다양할 수 있다. 자금력이 있는 만큼 돈을 더 내더라도 전문적인 투자 자문을 받으려 할 가능성도 크다.
다음은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는 일반 고객층이다. 아주 풍족하지는 않지만 노후 대비의 필요성을 느끼고 소득의 일정 부분을 노후연금보험에 투자할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충분한 투자 정보는 없는 사람들이다. 투자 자문과 적절한 수준의 보험 선택이 한꺼번에 가능한 상품을 보험업계가 내놓아야 이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노후 대비를 할 경제적 여건이 부족한 계층이다. 요구사항도 단순하다. 이들에겐 기본적인 보험 상품과 조언이 필요한데 최소한 보험 원금을 보장해준다든지 필요하면 수수료 부담 없이 가입 상품을 바꿀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이들을 노후 연금보험 시장으로 끌어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노후를 걱정하면서 추가로 개인적인 연금에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갈수록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고객들의 요구사항이나 취향을 최대한 세밀하게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시장을 분석해 전략을 마련하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다양하고 복잡하게 나눠진 고객 시장 가운데 어느 시장에 초점을 맞출지 결정하고, 그 시장을 공략하려면 어떤 역량을 키워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화 할지 끝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야만 살아남고 성공할 수 있다.
[데이비드 링크 액센츄어 코리아 금융산업 대표]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4호(2013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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