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 Display]OLED TV, 꿈의 영상을 만난다

    입력 : 2012.09.07 17: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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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화면 위에 핀 한 떨기 국화. 샛노란 색깔과 꽃의 자태가 마치 살아 숨 쉬는 생화처럼 생생하다. 다가가 손을 뻗으면 국화의 부드러운 꽃잎이 그대로 느껴질 것 같다. 기자는 해외 가전 전시회와 국내 발표회 현장에서 한국 전자업체들이 선보인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몇 번 접할 기회가 있었다. OLED TV는 ‘화질의 혁신’이라고 할 만큼 한층 또렷한 색감과 입체감을 전달했다. ‘수년 내로 OLED TV의 시대가 열리겠구나’ 하는 예감이 단번에 들 정도다. OLED TV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선사할까. 또 언제쯤 대중화의 길에 접어들까.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OLED TV의 양산형 모델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중심으로 올 하반기 중 시판되면 TV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대당 1000만원 안팎의 엄청난 가격 부담에 초반 판매 돌풍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잠재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대형 OLED TV가 기존 LED TV와 성능 면에서 가장 다른 점은 ‘화질’이다. 미세한 차이가 아닌 ‘레벨’의 격차다. 색상을 표현하는 픽셀이 스스로 빛을 내며 각각의 색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기존 LED TV에 비해 20% 이상 풍부한 컬러를 재현해낸다. 실제로 행사장에 진열된 OLED TV와 LED TV를 비교해보니 같은 노란색 꽃이라도 OLED TV상의 꽃이 훨씬 선명하고 샛노랗다는 걸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검정색을 대조해보면 차이는 극명해진다. LED TV는 소위 ‘리얼 블랙’이라는 게 없다. TV 광원(백라이트)의 빛을 아무리 소멸시키려 해도 완전히 없앨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반면 자체 발광 소자를 지닌 OLED TV는 R(적색) G(녹색) B(청색)의 유기물을 전부 꺼버리면 진짜 검정색을 구현할 수 있다.

    이경식 삼성전자 상무는 “극한의 블랙감이 다른 색깔을 살려주고 더욱 풍성해진 색 표현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D·스포츠 경기 관람에 유리 OLED TV는 별도의 광원을 쓰지 않고 각각의 유기물이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응답속도가 훨씬 빠른 게 장점이다. 이는 3D동영상이나 화면 전환이 빠른 스포츠 경기를 시청할 때 끌림이나 겹침이 없어 화면 잔상을 없애는 데 기여한다. 실제로 입체영상을 시청해보니 선명도와 입체감이 기존 LED TV 보다 탁월했다.

    삼성전자는 몇 달 전 OLED TV 양산 모델을 공개하면서 ‘스마트 듀얼뷰’라는 획기적인 기능도 선보였다. 채널 선택권을 놓고 부부나 자녀끼리 다투는 일을 없앤 첨단 기능이다. 리모컨으로 듀얼뷰 기능을 선택하면 2가지 채널이 겹쳐서 화면 위에 나타난다. 하지만 시청자가 3D 안경을 쓰면 놀랍게도 한 개의 화면만 인식하게 된다. 두 명 이상의 시청자가 한 개의 화면으로 드라마와 스포츠 경기를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셈이다. 각자 다른 채널을 돌려볼 수도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은 55인치 OLED TV 가격에 대해 “같은 크기의 가장 상위 기능을 지닌 LED TV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을 책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55인치 LED TV의 최상급 모델이 540만원(출고가)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10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언제쯤 700만~800만원대로 떨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OLED TV가 TV시장의 주력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최소 2~3년은 걸릴 것”이라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삼성은 올해 양산 제품에 RGB 방식의 OLED 패널을 탑재했다. 자체 발광하는 적색(Red) 녹색(Green) 청색(Blue)의 유기물을 유리기판에 증착해 색깔을 구현하는 기술로 삼성 갤럭시폰 등에 들어가는 OLED 패널과 같은 방식이다. 반면 LG전자가 추진 중인 화이트(W)-OLED 방식은 TFT 기판 위에 적·녹·청색의 유기물을 수직으로 증착한 후 개별 화소에서 발광된 빛이 컬러필터를 통과해 색깔을 나타낸다.

    ※ 24호에서 계속... [황인혁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4호(2012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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