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디지털 기기 뉴 트렌드] 더 똑똑하고 더 파워풀한 놈들이 온다

    입력 : 2011.12.29 15:14:38

  • 미국 전자제품 매장 베스트바이 직원이 삼성 스마트TV를 설명하고 있다.
    미국 전자제품 매장 베스트바이 직원이 삼성 스마트TV를 설명하고 있다.
    2011년 IT시장의 화두는 스마트였다. 2010년 말 한게임을 창업해 인터넷 시대를 풍미했던 김범수 씨는 카카오톡 의장으로 업계에 컴백했다. 그는 당시 인터넷 시대와 동일한 시장의 급변을 본능적으로 감지했다고 털어 놨다. 그의 예측대로 지난 2010년 시장의 변화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2011년 역시 많은 전문가들은 2012년 ‘스마트’와 ‘모바일’이 또 한번 화두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012년까지 전자 업계는 더 똑똑하고 더 가벼우면서도 파워풀한 기기와 서비스를 내놓기 위한 서바이벌 게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 TV 이젠 구글과 애플의 한판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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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까지 손바닥 위가 스마트 경쟁의 격전지였다면 2012년에는 거실이 그 전쟁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TV시장을 6년간이나 주도하며 매년 업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져온 삼성전자 윤부근 영상사업부 사장은 2012년에 대해서는 새로운 화두나 또 다른 키워드를 아직 제시하지 않았다. 구글과 애플이 각각 구글TV와 애플TV로 시장에 이미 진입했지만 새해에는 그 공세를 본격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스마트 경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과 LG는 구글과는 협력을 통한 시장 확대를 노린다. 삼성과 LG가 구글TV 생산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고 이르면 2012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쇼에서 구글TV 시제품을 선보여 기선제압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콘텐츠를 무기로 한 구글TV를 삼성과 LG전자가 본격 생산할 경우 그동안 이들 회사가 쌓아온 스마트TV의 소프트웨어 역량은 상대적으로 빛을 잃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수익배분도 문제다. 삼성과 LG가 앱과 함께 광고를 스마트TV의 수익모델로 구축하려는 시점에서 미국 모바일 웹 검색 광고시장의 97%를 점유하고 있는 구글과의 원만한 타협안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반면 애플에 맞서서는 기존 TV 시장 수성을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TV만의 경쟁력을 놓고 따진다면 삼성과 LG의 우세를 점쳐 볼 수 있다. 하지만 TV라는 독립적인 전자 제품이 아닌 모바일 기기와의 연결성, 앱 생태계, 클라우드 컴퓨팅, N스크린 등을 모두 아우르는 이른바 삼중융합을 통한 전면전 양상을 띠게 됐을 때 경우의 수는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시장을 주도해 온 국내 업체들도 하드웨어 경쟁력 뿐 아니라 서비스 중심의 경쟁력을 키워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유무선 연결을 통한 태블릿PC, 휴대폰, 카메라, PC는 물론 백색가전을 포함한 디바이스 간 연결을 강화한다. 다양한 운영체계(OS)로 앱의 호환이 불가능한 데 대한 보완 장치로 웹을 기반으로 한 개발 및 응용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 밖에 음성인식 등으로 입력 장치를 개발 적용해 사용자들이 편하게 스마트TV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 LG전자는 샤프와 필립스 등과 함께 연합 전선을 구축해 공동개발 도구를 내놓아 생태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모바일 기기 BIGGER·FASTER·SMA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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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휴대폰시장은 삼성이 세계 스마트폰 1위 자리를 애플로부터 빼앗는 등 지난 2011년은 국내 모바일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해였다. 특히 국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하는 총인구가 2000만 명을 돌파한 해였다. 대한민국 총인구의 40%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경제활동인구로 따지면 80% 이상이 스마트폰 이용자가 됐다. 2012년 모빌리언의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커지고 더 빠르며 더 똑똑해진 모바일 기기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기 때문이다. 2012년 스마트 기기는 디스플레이 화면이 커지고 4G(세대) 보급으로 빨라지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융합되면서 한층 더 스마트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10년까지 스마트폰의 화면 크기는 3~4인치대에 머물렀다. 대표적인 스마트폰인 아이폰이 3.5인치였고 삼성전자의 최초 히트 스마트폰 갤럭시S도 4인치였다. 그러나 모바일 웹서핑, 일상 업무나 금융정보 습득 등의 중심이 모바일로 바뀌면서 화면 크기의 대형화가 2011년의 유행이 된 가운데 이는 2012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다. 갤럭시 노트는 5.3인치에 1280×800 해상도인 고화질(HD)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180도 광시야각과 명암비 10만대 1을 지원하며 초고화질 동영상 녹화·재생, 5.1채널 입체 음향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LG전자의 옵티머스 LTE나 팬택 베가 LTEM도 4.5인치 디스플레이를 채용해 이전 제품들보다 큰 화면으로 웹서핑 등에 강점을 가지도록 만들었다. 2012년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신형 아이폰도 지금까지의 3.5인치를 버리고 4인치대의 디스플레이를 채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3G통신보다 약 8배 선명한 영상통화, 5배 빠른 데이터 속도를 지원하는 ‘LTE(롱텀에볼루션·4세대 이동통신)’는 2012년 모바일 트렌드의 대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먼저 SK텔레콤과 LG U+가 지난 7월부터 LTE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이를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는 스마트 기기들이 2011년 하반기부터 속속 출시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 3사는 이미 일제히 LTE폰을 내놓은 바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 LTE, 갤럭시S2 HD LTE, 갤럭시노트, 갤럭시탭8.9 등 4개 제품을 이미 선보였다. LG전자는 옵티머스 LTE로 차츰 과거의 명성을 회복해가고 있다. LTE 단일기종으로는 최다판매(30만대 이상)를 달성하며 그간 LG전자의 숙제였던 ‘휴대폰 부진’을 털어내고 있다.

    스마트폰의 새로운 강자 팬택은 모션인식 기능을 넣은 베가 LTE를 내놨다. 모션인식이란 기기를 직접 만지지 않아도 손동작만으로 음성통화는 물론 영상통화까지 가능하게 하는 기능이다. 이와 함께 3G통신 기반이었던 아이폰4S와 달리 차세대 아이폰 또한 LTE를 채용할 것으로 전해져 2012년 LTE 시장은 빠른 속도만큼이나 숨 가쁜 레이스가 펼쳐질 전망이다.

    2012년 스마트폰시장엔 ‘인공지능’과 ‘감성’이 결합해 더 똑똑해진 ‘스마터폰(Smarter Phone)’이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새로운 개념의 2세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스마트폰이 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애플, HTC 등 주요 제조사는 2012년 1월 개최되는 전미가전전시회(CES)와 2월에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스마터폰’을 잇달아 공개할 예정이다. 스마터폰의 핵심은 먼저 상황을 스스로 인지해 조치하는 인공지능(정황인식) 기능이다. 정황인식 기술이란 전화가 왔을 때 사용자가 운동 중이라면 벨소리를 알아서 키우고 휴대폰을 뒤집어 놓는다면 회의 중이라는 사실을 감지해 무음모드로 자동 전환하는 것 등을 말한다.

    퀄컴은 ‘룩-리슨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정황인식 기술개발 계획을 진행하고 2012년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식당 메뉴판 등을 모바일 기기로 찍으면 문자로 파악하고 주위 소리도 인식한다. 외국어 메뉴판을 찍는다면 바로 번역하고 해당 메뉴의 조리 예를 보여주는 것까지 가능하다. 또 음성 명령을 해석해 답을 찾아주는 인공지능 기능도 대중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애플은 아이폰4S에 초기 수준의 인공지능 기능 ‘시리’를 내장했는데 2012년에는 다른 제조사들도 이 같은 기술을 대거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3세대 스마트폰 등장도 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미국 IT전문매체 'IT월드'는 휴대폰을 구부리거나 접는 등 원하는 형태로 바꿀 수 있게 될 것으로 봤다. 노키아 연구센터와 케임브리지 나노과학센터는 나노기술을 활용해 스크린 등 전체 기기를 움직이거나 구부릴 수 있는 ‘모프’를 개발했다.

    PC업체 울트라북으로 자존심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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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에는 태블릿 PC의 대중화로 자리를 내줬던 PC가 빠른 부팅속도, 초슬림 디자인,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울트라북’으로 반격을 시작할 기세다. 울트라북은 인텔이 규격을 제시하고 PC 제조사들이 이에 맞춰 생산하는 차세대 프리미엄 노트북 제품군으로, 스마트폰의 빠른 부팅속도와 태블릿PC의 휴대성, 노트북PC의 성능을 겸비한 제품을 말한다. 연말연시와 졸업·입학 시기를 맞아 삼성과 LG전자, 도시바, 아수스, 에이서 등 국내외 PC 제조사들이 울트라북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동인·김명환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6호(2012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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