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ina] 2020년 중국 관광객 1억명을 잡아라

    입력 : 2011.11.28 16: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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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1일 중국 국경절 연휴기간 동안 서울 지방 면세점에는 좀처럼 볼 수 없던 풍경이 연출됐다. 최소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브랜드 오메가 워치의 판매가 서너 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국내에서 오메가 브랜드를 판매하는 스와치그룹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오메가 로고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복주머니를 거꾸로 엎어놓은 형상이라 선호하는 중국 고객들이 많다”며 “한국을 찾는 중국 큰손이 늘고 있다는 걸 새삼 실감했다”고 이야기했다. 중국 관광객이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올 한 해 동안 약 200만 명 이상의 중국인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표면적인 수치만 놓고 보면 방한한 중국 관광객의 첫 200만 명 돌파다.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9년 후(2020년) 전 세계적으로 중국인 아웃바운드 관광객이 1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비교적 나쁘지 않은 증가율”이라며 “문제는 좀 더 많은 중국 관광객 유치와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관광 인프라에 달렸다”고 말했다. 장병권 호원대 호텔관광학부 교수는 “지금은 수치상으로 뒤져 있지만 2015년이면 방한하는 중국 관광객이 일본 관광객을 앞질러 외국인 관광객 1위 대상국이 될 것”이라며 “한국 방문에 호기심을 제공할 수 있는 한류 연계, 즉 한국신기(韓國神奇)형 관광 명품을 개발해야 콘텐츠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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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대지진, 한류 열풍에 한국으로 최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보도를 살펴보면 중국 내 한국 관광에 대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인민일보는 “한국 정부가 중국 관광객을 상대로 서비스를 개선하면서 연평도 포격, 일본 지진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광객의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2008년만 해도 서울 지하철역 안내방송에 중국어를 찾아볼 수 없었는데 3년 사이에 중국어 방송이 시행되고 있고 서울의 상점에서 인롄 카드 사용이 가능해졌다”고 소개하고 있다.

    관광분야 전문가들은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찾는 요인으로 위안화 절상, 일본 대지진, 비자발급 완화, 한류 열풍 등 크게 4가지를 꼽고 있다. 최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문화예술관광 동향분석’의 분석이 이를 뒷받침 한다.

    우선 2006년 1월부터 2011년 현재까지 중국의 경제성장과 위안화 절상이 자국민의 해외여행 열풍을 이끌고 있다. 적은 돈으로 알찬 관광이 가능하니 되도록 해외로 나서는 것이다. 올 3월에 발생한 일본 대지진의 여파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대지진 이후 방일 중국 관광객은 올 8월 전년 동기 대비 37.2% 감소한 반면, 방한 중국 관광객은 올 9월까지 평균 16.2% 증가했다. 우리 정부의 비자발급 완화 노력도 한몫했다. 중국인 단체관광 뿐 아니라 개별여행 비자가 완화되자 20~30대 중국 여성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한류 문화와 쇼핑 등을 체험하기 위해 개별여행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TV드라마 '겨울연가', '대장금'으로 시작된 한류가 케이팝(K-POP)으로 이어지며 연예, 영화 등 전방위적인 분야로 확산, 드라마 촬영지를 비롯해 스타가 입는 옷·화장품·음식 등에 대한 구매로 이어지며 다양한 콘텐츠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소 500만 vs 최대 1000만
    중국 관광객들이 서울 명동 거리를 둘러보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이 서울 명동 거리를 둘러보고 있다.
    중국 관광객의 방한이 급격히 늘자 정부와 업계에선 ‘십년지대계’를 논하며 수요예측에 나섰다. 말 그대로 실제 일어날 일에 대한 변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집계된 결과 또한 제각각이다. 이러한 수치에 대해 관광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 측의 예측은 최대한 보수적이고 전문가들의 예측은 최대한 가능성 있는 시각”이라고 이야기한다. 요약하면 2020년 중국 관광객 수요예측의 최소 인원은 약 500만 명, 최대 인원은 약 1000만 명이다. 예측치에 약 500만 명의 차이가 있지만 양측 모두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이며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데 같은 의견을 보이고 있다. 2020년 중국 관광객 962만 명 방한을 예측조사한 장병권 호원대 호텔관광학부 교수는 “현재와 같은 방한 추세를 유지한다면 2020년 중국 관광객 1000만 명 달성은 가능한 일”이라며 “우선 올해와 내년에 중국인 단체관광 공정거래제도 도입, 중국인 선호 관광숙박시설 확충, 개별여행의 활성화, 중국인 전용식당 지정 및 서비스 혁신, 단체여행상품의 쇼핑 강요 제도 개선, 중국어 관광정보 및 안내 혁신, 중국 관광객 수용태세 평가 및 재정지원 등 7가지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의 싹쓸이 쇼핑을 두고 큰 손 운운하는데 중국인들이 쇼윈도 앞에서 고민하기보다 제품명을 대고 바로 계산해 달라는 건 이미 자국에서 꼼꼼히 따져보고 철저히 비교한 끝에 한국이 싸고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그만큼 철저히 계산하고 관광에 나서기 때문에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상품 개발이 절실하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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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 = 한국관광공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산업연구원, 서울시 [안재형 기자 ssalo@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5호(2011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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