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blet] 치열한 태블릿 대전, 유저는 더 가볍고 더 즐겁게

    입력 : 2011.09.30 14: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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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과 사무실은 공략했다. 이젠 이동 중인 모빌리언이 목표다.” 1~2년 새 사람들의 실생활에 소리 없이 파고드는 신 기기. ‘태블릿PC’ 납작하고 네모난 외관. 화면 위에 가지런히 정렬해 있는 아이콘. 그러나 손가락이 스치다보면 사용자들은 진정 ‘신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신문이 됐다가 잡지로 탈바꿈하기도 하고 PMP 용도로 동영상이 재생되는가 하면 어느새 멋진 게임기 역할도 하는 다재다능함 때문이다.

    2010년 1월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본격적으로 열린 태블릿PC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10년 전 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은 1800만대. 2011년에는 3배가 넘는 5350만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초 태블릿PC(아이패드)는 상대적으로 들고 다니기 부담스런 무게 때문에 주로 거실이나 사무실에 두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용도였다.

    그러나 아이패드2와 삼성전자의 갤럭시탭10.1 등 2세대 태블릿PC는 가벼움과 날씬함에 초점을 맞춰 등장해 활동성에 날개를 더했다.

    집에서도 사무실에서도 밖에서도 언제든 넓은 화면과 부담 없는 무게로 스마트 라이프를 책임지게 될 ‘태블릿PC’. 현재 출시된 제품들이 각각 품고 있는 매력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앱 바다를 헤엄쳐라 ‘아이패드2’ vs 멀티미디어 만능 ‘갤럭시탭10.1’
    2011 CES에서 열린 갤럭시탭 설명회
    2011 CES에서 열린 갤럭시탭 설명회
    3월 등장해 현재 국내서도 시판되고 있는 아이패드2는 전작 아이패드에서 두께를 줄이고 가벼움을 강조한 버전업판이다. 아이패드1의 무게가 와이파이 버전 기준으로 680g이었지만 아이패드2 와이파이 버전의 무게는 601g으로 줄었다. 13.4㎜에서 8.8㎜로 33%가량 얇아지고 뒷면이 둥그스름해 들고 다니기에 어색했던 디자인이 평평하게 바뀐 것도 무게감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성능도 확실히 향상됐다. 기존 1㎓ 칩 대신에 1.2㎓ 듀얼코어 칩인 A5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인터넷을 띄우는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로딩 속도가 30~40% 정도 빨라졌다는 것이 사용자들의 평가다.

    아이패드2와 함께 공개돼 화제를 몰고 온 스마트커버도 아이패드2에게 한 몸 같은 존재다. 자석을 이용해 아이패드2를 덮으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고 커버를 벗기면 다시 전원이 들어온다.

    스마트커버를 접으면 거치대로 사용할 수 있어 아이패드2로 동영상을 보거나 노트북PC처럼 활용할 때에 특히 유용하다.

    제품 자체의 혁신은 이전보다 약하다. 아이패드1과 운영체제(OS)가 동일하기 때문에 두 기기에서 할 수 있는 일과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이 동일하다.

    애플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도 “기존에 애플이 출시한 제품만큼 혁신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할 정도다.

    그러나 30만개가 넘는 앱은 아이패드2의 최대 강점이다. 동영상, 음악, 게임뿐만 아니라 요리, 교통, 교육 등 실생활에 유용한 프로그램들의 라인업이 두텁다.

    KT에서 2년 약정으로 월 2만7500원에 2GB(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쇼데이터 평생 2G’ 요금제에 가입하면 3G·와이파이 겸용의 16GB 모델을 39만원, 32GB 모델을 49만2000원, 64GB 모델을 60만원에 살 수 있다.

    SK텔레콤에서 월 2만9000원에 2GB의 기본데이터를 제공하는 ‘태블릿29’를 통해 2년 약정으로 아이패드2를 구입하면 16GB가 38만9400원, 32GB가 49만1400원, 64GB가 59만9400원이다.

    와이파이 버전은 16GB가 64만원, 32GB가 77만원이다. ‘넓다. 가볍다. 양손에 자연스럽게 감긴다’ 아이패드2의 강력한 도전자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탭10.1은 멀티미디어 기능에 특화돼 있다. 10.1인치 디스플레이(1280×800)의 화면은 밝고 또렷하다. 웹서핑을 하거나 영화, e북, 잡지 등을 볼 때 화면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 1GHz듀얼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HSPA+ 21Mbps망(3G 모델)을 지원해 빠른 웹서핑이 가능하고 어도비 플래시를 지원하는 등 PC와 유사한 모바일 인터넷 환경을 만들어 준다. 국내 판매용에 탑재된 DMB는 10.1인치 화면에 꽉 차게 동작해 TV 용도로 사용해도 문제없다.

    외부에서 이동할 때 사용 편의성을 결정하는 요인인 무게에서 갤럭시탭10.1은 큰 강점을 가진다. 갤럭시탭 10.1은 연필에 버금가는 8.6mm 두께와 커피 레귤러 사이즈인 570g(WiFi 모델 기준, 3G 모델은 575g)의 무게다. 광택 처리된 플라스틱 재질의 후면은 기기의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MPEG4·H263·H264·WMV등 다양한 동영상 코덱 지원, 듀얼 스테레오 스피커 탑재, 태블릿에 저장된 영상과 사진을 TV로 연결해서 볼 수 있는 HDMI 기능(젠더 별매) 등을 지원한다. 갤럭시탭 10.1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전 제품보다 소프트웨어에서 더욱 신경 쓴 모습이 보인다.

    신문, 만화, 잡지 등을 한데 모아 서비스하는 리더스 허브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합한 소셜 허브를 보면 편의성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갤럭시탭 10.1의 가격은 와이파이 버전 기준으로 16GB는 67만1000원, 32GB는 74만8000원이다.

    넓은 화면의 모토롤라 ‘줌’, 펜으로 필기 할 수 있는 ‘플라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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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블릿 전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허니콤)를 세계 최초로 적용한 태블릿PC ‘모토롤라 줌도 태블릿에서 빼놓기 어렵다. 엔비디아 1㎓ 듀얼코어 프로세서 테그라2와 1GB DDR2 RAM을 탑재한 줌의 특징은 인터넷 서핑. 구글 PC용 웹브라우저인 ‘크롬’과 거의 유사한 디자인과 기능을 지닌 줌의 웹브라우저 성능은 훌륭한 수준이다. 줌의 웹브라우저를 이용하면 PC용 크롬에서 저장된 즐겨찾기와 검색기록을 태블릿에서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어도비플래시플레이어 10.2가 적용돼 웹 콘텐츠와 영상을 끊김 없이 재생한다. 10.1인치 HD 와이드스크린으로 넓은 화면이면서도 기기 테두리(베젤)가 적당해 두 손으로 쥐고 사용하는 데 불편함을 덜 수 있게 만들어졌다. 구글 PC용 앱스토어인 크롬 웹스토어도 이용할 수 있어 클라우드에 기반한 구글 문서편집 등 구글이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자이로스코프(9축)와 지자기 센서, 가속 센서 등 생동감 있는 게임을 구현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최대 10시간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와 짧은 충전시간(3시간)도 줌의 강점이다. 물론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두께 8.8㎜에 무게 601g인 아이패드2에 비해 12.9㎜, 730g인 줌은 다소 두껍고 무거운 편이다.

    HTC의 7인치 태블릿 플라이어는 펜 필기기능 ‘스마트펜’을 강점으로 내세운 제품. 플라이어는 알루미늄을 통째로 깎아 이음새 없는 몸체를 만들고, 그립감을 위해 뒷면 좌우 가장자리에 흰색 플라스틱과 고무 재질 마감재를 덧댄 외관이 인상적이다. 스마트펜은 반응 속도가 느린감이 있으나 연필로 메모를 하듯 필기를 할 수 있어 활용도는 충분히 있는 기능이다.

    인터넷 화면에서 스마트펜으로 댓글을 달고서 곧바로 페이스북이나 이메일, 휴대폰 등에 전송하는 게 가능하다. 플라이어의 또 다른 경쟁력은 바로 4G. 와이브로를 지원해 기존 3G보다 3배 가량 빠르다. 덕분에 테더링(외부 기기가 통신 기기와 연결해 인터넷 사용하는 방식) 기능이 현존하는 기기들 중 최상위급에 속한다. 그러나 416g이라는 무거움이 단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나온 삼성전자의 갤럭시탭(7인치)의 386g과 비교된다. 태블릿 전용 안드로이드 운영체계인 허니콤(3.0)이 아니라 진저브레드(2.3)인 것도 흠이다.

    태블릿시장 주도권은? ‘2015년까진 아이패드가 우세’ 그렇다면 향후 태블릿PC 판도는 어떻게 될까? 우선 당분간은 아이패드의 독주가 예상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실제로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15년까지 애플의 iOS가 태블릿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트너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성장세도 물론 유지돼 치열한 접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롤리나 밀라네시와 로버타 코자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아이패드의 iOS가 2014년까지는 태블릿 시장을 거의 독점할 것”이라며 “이후에는 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와 함께 태블릿PC에 대한 재발명(reinvention)이 애플 성공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는 아이패드가 총 4800만대 판매될 것으로 예측된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1390만대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가 태블릿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68.7%에 이르는 것이다.

    가트너는 2012년 애플의 점유율은 63.5%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판매량은 늘어나 6800만대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의 판매량도 2600만대로 늘어나고 점유율도 25%가량으로 내다봤다.

    가트너는 아이패드의 2015년 판매량은 1억3800만대까지 증가하지만 점유율은 처음으로 5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분석의 결과는 결국 태블릿PC 시장이 증가하는데 증가분을 애플과 구글의 기기들이 대부분 가져갈 것이라는 뜻이다. 스마트폰 분야뿐만이 아니라 태블릿PC 분야서도 애플과 구글은 양강체제를 구축하며 소비자들을 꾸준히 유혹할 것으로 보인다. 이 추세로 가다 2015년이 되면 진정 ‘1인 1태블릿’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모빌리언 천국인 한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김명환 /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teroo@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2호(2011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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